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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크랩][매일경제][Bullish vs Bearish] 다시 빛난 `가치투자의 힘`

[Bullish vs Bearish] 다시 빛난 `가치투자의 힘`

한국에 주는 교훈 되새겨야


기사입력 2012.12.07 17:05:33 | 최종수정 2012.12.07 17:12:48





여의도 증권가에는 펀드매니저 607명(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단독 운용역 이상)이 활동 중이다. 펀드매니저는 대부분 싼 가격에 주식을 산 후 적정 수준으로 오르면 팔아 수익을 낸다. 이들을 롱 온리(Long-only) 펀드매니저라 부른다. 올해 처음 선보인 헤지펀드 매니저는 주식을 살 뿐만 아니라 주식을 빌려 팔기도(공매도) 한다. 롱 쇼트(Long-short)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매니저다. 주식시장은 이들 펀드매니저의 수싸움 속에서 액티브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날마다 전쟁을 치르는 펀드매니저 중에는 약간 별종 그룹이 있다. 이들은 롱 온리 펀드매니저에 속하지만 그다지 액티브하지 않다. 한 번 사놓은 주식을 수년째 쥐고 있는 사례가 허다하다. 

주가가 급등락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기업 펀더멘털만 좋으면 언젠가 제값을 찾아갈 것`이라는 신념 하나로 버틴다. 이른바 `가치투자자`라 불리는 펀드매니저들이다. 

이들은 확실히 일반 액티브 펀드매니저와는 사고 개념이 다르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잘 운용하겠다며 내놓은 가치투자 운용사의 `어린이 펀드`는 이들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준다. 좋은 조건이 제시되면 되돌아보지 않고 이직하는 여의도의 일상적인 문화와는 달리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경향도 강하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는 무려 17년 동안 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여성 펀드매니저 비중이 대단히 낮은 게 현실이지만 신영자산운용 펀드매니저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여성이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가치투자가 여성 펀드매니저에게 더 맞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 2000년대 중반쯤 미국 투자의 귀재 워린 버핏의 유명세와 함께 가치투자가 `액티브`하게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가치투자 펀드매니저가 어느 기업을 방문했다더라 하는 소문에 해당 기업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기업 탐방을 쉬쉬하며 다니는 일까지 벌어졌다. 


가치투자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듯 단기에 액티브한 수익률을 내는 게 아니라는 진실이 알려지자 역설적이게도 서서히 잊히기 시작했다. 급기야 "가치투자자가 사는 주식은 몇 년간 오르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올해는 떠들썩하진 않지만 가치투자의 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재부상한 한 해로 평가될 것 같다. 2008년 금융위기로 폭락했다가 불과 2~3년 만에 급반등했던 주가가 유럽 위기로 또다시 휘청이면서 경이적이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가치투자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투자자들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치투자에 대한 요즘 투자자들 관심이 반짝 효과에 그칠지, 장기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이 불 마켓(Bull marketㆍ활황)으로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힐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다른 이들은 저성장ㆍ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더욱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결과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단기투자의 부작용이 횡행하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장기투자의 마지막 보루를 지켜온 가치투자마저 유행 중 하나로 취급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황형규 기자] 



[기사원문 : http://news.mk.co.kr/v3/view.php?sc=30000001&cm=%C7%EC%B5%E5%B6%F3%C0%CE&year=2012&no=814469&relatedcode=&sID=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