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임원이 즐겨 읽는 책]경제위기 해법 책에서 얻는다
기사입력 2012.07.02 11:18:32 | 최종수정 2012.07.09 09:17:20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한국 경제를 짊어지고 있는 4대 그룹 임직원들은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까. 힌트를 얻기 위해 4대 그룹이 임직원에게 추천하는 도서를 살펴본다.
[문희철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4호(12.07.04~7.10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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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추천도서] LG그룹 `경제·경영서 대신 여행서 읽어라`
기사입력 2012.07.02 11:07:46 | 최종수정 2012.07.09 09:17:05
LG그룹은 사내 그룹 커뮤니케이션팀이 매월 분야별로 다양한 서적을 권장도서로 선정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게시하고, 이 중 반응이 좋은 도서를 직원들에게 추천한다.
올해 추천한 15권의 책 중 자기계발서를 제외한 경제·경영서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책은 ‘2012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가 유일하다. 신뢰 경쟁, 다이렉트 서비스, 친고령화 도시 등 10대 메가트렌드를 살펴본 이 책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제·경영서적이라고 할 만한 책이 없다.
대신 LG그룹은 상대적으로 소프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로 추천서 목록을 채웠다. 자기계발서적 6권, 여행 관련 서적 3권,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서적이 3권이며, 나머지 두 권은 다른 책들을 소개하는 책이 추천서적으로 선정됐다.
어머니·가족 다룬 책 대거 추천
LG그룹이 추천한 여행서적은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 ‘소울로드’ ‘대한민국 도시여행’ 등 세 권이다.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는 박범신, 김용택, 강은교, 조정래, 이문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작가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에세이. 박범신, 하일지, 조정래, 김용택, 김주영, 하성란, 김탁환, 구효서, 고은 등 이 시대를 주름잡은 작가들의 여행지를 저자들이 되짚어본 문학 여행기이기도 하다.
‘소울로드’는 북한산 둘레길, 외씨버선길, 소백산자락길, 청산도길, 내포문화숲길 등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을 소개했고, ‘대한민국 도시여행’은 국내 32개 도시를 반나절 동안 여행한다는 가정 아래 총 거리와 소요시간, 교통편, 지도, 도시의 내력, 볼거리, 맛집 정보를 수록했다.
가족을 다룬 책도 세 권이나 된다. 천명관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고령화 가족’을 포함해, 유명인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어머니에게 쓴 짧은 편지들을 한자리에 엮은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삶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있던 저자가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일기장을 통해 아버지와 재회한 이야기를 담은 ‘우리들은 문득 아버지가 된다’ 등이다.
LG그룹이 추천한 자기계발서는 모두 여섯 권이다. 정리를 강조한 자기계발서적 3권, 의지를 강조한 자기계발서적 3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게으름을 경계한 서적으로 ‘실행이 답이다’ ‘의지력의 재발견’ ‘굿바이 게으름’을 추천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하루 15분 정리의 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 등은 정리의 중요함을 강조한 책이다.
이 밖에 다른 책을 소개하는 책도 두 권 추천도서에 포함됐다. ‘책은 도끼다’는 광고대행사 TBWA KOREA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가 본인에게 영감을 준 서적을 소개한 책. 고은의 ‘순간의 꽃’,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등 시집에서부터 인문과학서적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망라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독회를 책으로 옮긴 만큼 강독회의 현장감을 담아 지루함을 넘어서려고 시도했다.
일본 평론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도 들어 있다. 책 소개와 더불어 저자는 실용적인 14가지 독서법, 4만권 이상의 책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하는 저자만의 도서 관리법 등을 알려준다.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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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추천도서] SK그룹 `리더십·교양서적이 주종`
기사입력 2012.07.02 11:10:43 | 최종수정 2012.07.09 09:17:09
SK그룹은 단순히 책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임직원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익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SK그룹은 ‘Restroom Reader`s Digest’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발간해 화장실에 비치한다. 월요일에는 인문·교양서적이, 목요일에는 경제·경영서적이 선택된다.
책 선정은 SK 기업문화본부 미네르바팀이 담당한다. 미네르바팀은 SK그룹 서린동 사옥 내부에 자리한 사내 도서관 ‘미네르바’를 관장하는 부서다. Restroom Reader`s Digest에는 신간 소개와 함께 영어로 만나는 명언 등도 함께 실린다. 자칫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낭비하기 쉬운데, 유익한 서적을 짧은 시간에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SK그룹 내부 임직원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해외 파견 직원들이 Restroom Reader`s Digest를 계속 읽고 싶다고 요청해 미네르바팀에서 이메일본을 이들에게 전송해줄 정도다.
자기계발서적 추천 비중 높아
SK그룹은 “책 한 권 읽기 힘든 바쁜 임직원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발간하고 있다”며 “Restroom Reader`s Digest라는 이름처럼, 말 그대로 화장실에서 용무를 보는 짧은 시간 동안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머리도 식히고 교양도 쌓을 수 있게 요약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매주 월요일에 추천하는 인문·교양서적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3월 5일자 Restroom Reader`s Digest에는 ‘365 한줄고전’이 소개돼 있다. 논어, 맹자, 사기, 좌전, 노자, 장자, 손자 등 48개 동양 고전의 가르침을 짤막하게 소개한 책이다. 4월 23일 추천한 ‘오래된 지금’은 문화재 전문 기자 출신인 저자가 우리 문화재에 얽힌 42편의 이야기를 모았다. SK그룹은 클래식 강의와 음악 칼럼을 다룬 책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도 추천도서 목록에 넣었다. 생활 주변에 숨어 있는 과학을 쉽게 풀어준 ‘과학 한잔 하실래요’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매주 목요일에 추천하는 경제·경영서적은 자기계발서적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불안한 몸과 마음을 위한 심리상자’ ‘행복중독자’ ‘어떻게 살 것인가’ ‘이유 없는 두려움’ 등 자칫 마음을 다스리는 데 실패하기 쉬운 직장인들을 위한 서적이 눈에 띈다.
리더십 관련 서적도 여럿이다. CEO 100명의 성공 비결을 다룬 ‘사장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내 갈등 해소 방법을 다룬 ‘강한 팀의 조건’,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한 ‘오픈 리더십’, 직장 생활을 코칭한 ‘직장인 생존 매뉴얼’ 등이 눈에 띈다.
4월 26일자 Restroom Reader`s Digest에서 추천한 ‘월드 3.0’은 국가 간 통합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세계 공동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세계화의 미래를 통찰한 책이다. 혁신을 주제로 아마존, 애플, 구글, 스카이프, 버진그룹 등의 최고경영자들의 행동을 분석한 ‘이노베이터 DNA’도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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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추천도서]현대차그룹 ‘스마트 경영’ 읽고 삼성 벤치마킹하라?
기사입력 2012.07.02 11:14:31 | 최종수정 2012.07.09 09:17:13
현대차그룹 역시 사측에서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도서는 없다. 그렇지만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하거나 기업 경영 환경에 대한 강연이 있을 경우, 사내외 강연을 담당하는 인적자원개발(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 관련 부서에서 비공식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스마트 경영’이라는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스마트 경영’은 삼성경제연구소가 추천한 서적에도 포함돼 있다. 4대 그룹 중 2개 그룹이 동시에 추천한 책은 ‘스마트 경영’을 포함해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와 ‘10년 후 미래’ 등 단 세 권이다.
‘스마트 경영’은 송재용 서울대 교수가 시장과 경영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이 어떻게 초일류로 거듭날 수 있을지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이 전략, 비즈니스 모델, 경영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될 수 있는지 다룬다. 삼성의 신경영 선언을 비롯해, LG, 두산, 아모레퍼시픽 등 다양한 기업 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현대카드의 경우 정교한 시장 세분화를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와 블랙카드를 통한 VVIP 시장 개척 등을 높이 평가했다. 칼라, 투명, 반투명, 미니카드 등 신용카드에 업계 최초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프리비아(Privia)라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제공했다고 소개하며, ‘선도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 경영’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위한 경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천서적은
제러미 리프킨 신간 ‘3차 산업혁명’
현대그룹 산하 현대경제연구원은 ‘하계 휴가철에 CEO가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 10選’을 선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를 주도할 경제·경영 분야의 트렌드와 인문·사회 분야의 주요 이슈를 감안해 기업 경영의 현상을 비춰 보고 통찰력을 얻는 지혜안(智慧眼)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추천도서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의 출간도서 중 경제·경영 분야와 인문·사회 분야 도서를 대상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자체 선정한 추천도서는 경제·경영서적 6권, 인문·사회서적 4권 등이다.
경제·경영 분야 서적으로는 ‘3차 산업혁명’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넥스트 컨버전스’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위닝’ 등이 꼽혔다.
얼마 전 방한한 제러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이 발생하는 이유와 3차 산업혁명의 조짐, 당위성 등을 서술한 책이다. ‘소유의 종말’ ‘공감의 시대’ ‘수소 혁명’ ‘유러피언 드림’ 등 저자의 기존 저서를 집대성해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매경이코노미 제1657호 ‘제러미 리프킨 인터뷰’ 참조).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는 SK그룹도 추천한 책이다. 역사, 문학, 철학 등 인문학 속에 숨겨진 경제 원리를 밝힌다. 저자는 경제학자의 프레임으로 인문학을 해석했다. 예를 들어 단군신화에서 백성들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흔적을 발견하는 식이다.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을 일상에 응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인문·사회서적으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보이지 않는 지능’ ‘십자군 이야기’ ‘지식의 탄생’ 등이 꼽혔다. 역시 최근 방한한 바 있는 마이클 샌델의 신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저자가 시장의 도덕적 한계와 시장지상주의의 맹점을 다룬 책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십자군 전쟁을 생생하게 그려낸 ‘십자군 이야기’도 추천서적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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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추천도서]삼성그룹 `고전과 자기성찰 도서에 방점`
기사입력 2012.07.02 11:16:51 | 최종수정 2012.07.09 09:17:17
공식적으로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에게 추천하는 도서는 없다. 삼성그룹은 “사내 교육부서나 인사부서 등 삼성의 어느 부서에도 임직원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를 선정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매년 7월경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을 선정해 발표한다. SERI가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을 선정해 발표하면 2~3주 동안은 출판 시장 베스트셀러 순위에 변동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
지난해 SERI가 선정한 책 17권은 경제·경영서적 10권과 인문·교양서적 7권으로 구성된다. 경제·경영 부문에서는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아프리카 파워’ ‘창업국가’ 등 신흥국의 상황을 다룬 서적이 포함됐다.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은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하며 세계 경제의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화려한 겉모습 내부에 숨겨진 궁핍한 서민 경제의 실상을 파헤친 책이다.
‘아프리카 파워’는 아프리카가 9억명이 넘는 소비자를 가진 전 세계에서 유일한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창업국가’는 분쟁의 땅 이스라엘에서 펼쳐지는 21세기 국가경영 비법을 담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만큼이나 신흥국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ERI는 향후 세계 경제의 동인을 제시한 ‘10년 후 미래’도 함께 추천했다.
요즘 트렌드인 행동심리학 관련 서적도 3권이나 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언씽킹’ 등이 지난해 선정된 추천도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일상의 착각에 의해 인간의 기억이 침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알려진 고릴라 실험은 인간의 주의력과 인지능력에 대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완전히 뒤엎은 기념비적인 실험이다. 심리학 분야에서 흥미로운 연구 중 하나로도 꼽힌다. 직관이 어떻게 인간을 감쪽같이 속이는지 알려준다.
행동심리학 서적 3권 추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이후 우리의 사고하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글을 쓰는 방식과 읽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밝힌다.
이 책에 따르면 대다수 현대인들은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이메일을 확인한 뒤 페이스북을 거쳐 뉴스 검색을 한다. IT 전문가인 저자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고 가벼운 지식을 양산했다”고 주장한다. ‘언씽킹’ 역시 행동심리학을 기준으로 인간 내면을 분석한 책이다. ‘언씽킹(unthinking)’이란 사회적 교육과 규범에서 벗어나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능력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밖에도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경영서적으로 차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디퍼런트’, 한국 기업의 승리 비결을 담은 ‘스마트 경영’, 위대한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5단계로 분석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등을 CEO들이 읽어야 한다고 추천했다.
인문·교양 부문에서는 자기성찰을 강조하는 도서와 고전을 통해 현실을 재조명하는 도서가 눈길을 끌었다. 박완서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비롯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사회적 원자’ ‘삶의 정도’ ‘3초간’ ‘전을 범하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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