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에서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시리즈를 내놓았다.
나는 이런 길고 심도 있는 기사가 좋다.^^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① ◆
하이얼의 최첨단 55인치 OLED TV에 세계가 `깜짝`
품질·혁신기업으로 업그레이드, 한국제품보다 10 ~ 40% 저렴
ROE 20% 넘는 `괴물기업`
기사입력 2012.05.02 17:15:06 | 최종수정 2012.05.02 21:17:15
중국 칭다오의 하이얼로드 1번지에 위치한 하이얼파크(전자단지) 전경. 160만㎡ 용지에 1만7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전자단지다. <고재만 기자>
중국 산둥성의 칭다오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30분을 달리면 왕복 4차로로 시원하게 뻗은 `하이얼 로드(海爾路)`를 만난다. 하이얼 로드 1번지에는 중국인들이 자국기업 중 `넘버 1`으로 꼽는 중국 최대 가전회사 하이얼의 본사와 160만㎡에 달하는 하이얼파크(전자단지)가 있다.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 이름을 따 길 이름을 지은 것은 하이얼 로드가 처음이다. 안내를 맡은 하이얼 관계자를 따라 본사 로비에 들어서자 붉은색으로 씌여진 `직업에 충실해 국가에 헌신하자` `최고를 추구하자` `신속하게 적응하고 신속하게 행동하자`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이얼 관계자는 "세계 1위 가전기업인 하이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중국 업체가 세계 1위라니…. 믿기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어 보니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에서 하이얼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매출에서 세계 시장의 7.8%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이얼의 전신은 1984년 중국 정부가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세운 `칭다오냉장고공장`. 조그만 시골 공장이었던 하이얼은 현재 전 세계 21곳에 24개 공장이 있으며 7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하이얼이 짧은 시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중국업체와 달리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싸구려 복제품을 만들기보다는 품질과 사후관리에 주력했다. 하이얼 전시관에는 장루이민 회장이 직원들 앞에서 불량 냉장고 76대(당시 냉장고 1대 값은 중국 평균 근로자의 석 달치 임금)를 때려부쉈다는 망치가 전시돼 있다.
하이얼의 성장은 놀랍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233억달러(약 27조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21년 연속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냉장고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는다.
하이얼은 단순히 백색가전의 강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2`에서 하이얼은 투명한 TV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이얼이 공개한 55인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는 TV가 꺼져 있을 때는 투명한 유리지만 전원이 들어오면 TV 화면이 나온다. 그동안 △짝퉁 △모방 △저가로 악명을 떨치던 하이얼이 최첨단 신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하이얼의 TV 부문은 중국 업체 가운데서도 후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아온 연구ㆍ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제품을 출시한다면 하이얼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확실하다.
하이얼은 현재 10곳의 R&D 센터를 운영하며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R&D 능력 순위에서 하이얼은 조사대상 723개 중국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에게 하이얼 브랜드는 `신뢰` 그 자체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에서 만난 대학생 장루웬 씨(22)는 "하이얼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외국 제품보다 10~40% 싼값에 판매하고 있다"며 "하이얼은 중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장루이민 회장의 자서전을 쓴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하이얼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선난후이(先難後易ㆍ어려운 일을 먼저, 쉬운 일은 나중에)`의 창업정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얼 냉장고는 중국이라는 커다란 내수시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하이얼은 여전히 값싼 중국 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이에 대해 후융 대표는 "하이얼의 수출 전략은 글로벌화-지역화-고급화의 3단계인데 한국은 아직 첫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로 저가TV 등 틈새상품으로 대형 마트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단계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 지역 소비자들 요구에 맞는 특화제품을 선보이고,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이다.
후융 대표는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글로벌 가전회사가 있기 때문에 하이얼의 공략이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하이얼이 한국에서 인지도를 서서히 높여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다오 = 고재만 기자]
휴대폰 빼면 韓-中 `IT 기술격차`는 한달
기사입력 2012.05.02 17:51:31 | 최종수정 2012.05.03 09:04:43
"삼성전자가 가전 신제품을 만들면 중국 전자업체도 한두 달 뒤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요. 기술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보면 됩니다."
칭다오 중심가 난징루(南京路)에 있는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 이곳에서 만난 루시우안 궈메이 난징루점 부경리의 설명이다. 매장 곳곳에는 TV, 휴대전화, 냉장고 등을 쇼핑하는 칭다오 시민들로 북적였다.
칭다오에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중국 TV의 간판업체인 하이센스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부심`으로 꼽히는 하이얼은 궈메이 가전매장의 노른자위 자리를 어김없이 차지하고 있다.
루시우안 부경리는 "휴대전화를 제외하면 삼성과 LG는 중국에서 마이너 업체"라며 "중국인들은 품질,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삼성보다 중국 가전제품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의 연구ㆍ개발(R&D)센터 지하에 위치한 전시관. 중국 선전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반티엔이라는 공업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 1.4㎢(43만평) 규모 화웨이 단지가 있다.
싱하이샤 화웨이 과장은 전시관 목 좋은 곳에 놓여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날렵하다. 6.68㎜의 세계 최저 두께로 올해 초 전자업계를 놀라게 한 화웨이의 첨단 스마트폰 `어센드 P1S`다.
ZTE, 화웨이, 레노보 등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형편이 못됐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선두업체가 의식해야 할 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이 급신장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샤오양 화웨이 최고마케팅임원(CMO)은 "5년 안에 세계 톱3 스마트폰 업체가 될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이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세계 TV시장 1ㆍ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도 유독 중국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LCD TV 시장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창홍, 콩카 등 로컬 브랜드가 1~5위를 휩쓸었다. 삼성과 LG는 각각 8ㆍ9위에 머물렀다.
중국 정보기술(IT) 평론가인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그동안 저가제품 생산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제품군 확대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업체들과의 IT제품 기술 격차가 최소 3개월 정도로 좁혀졌다"며 "신흥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하는 양상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매일경제 취재팀은 삼성경제연구소와 가전, 휴대폰,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중국 산업경쟁력을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글로벌 `G2`로 조명받는 중국의 국력에 걸맞게 각종 산업경쟁력이 눈에 띄게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 = 황인혁 기자 / 칭다오 = 고재만 기자]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② ◆
한국 조선 경쟁력 길어야 5년
친환경 선박·심해영역 선점 못하면 中에 추월당해
기사입력 2012.05.03 17:33:15 | 최종수정 2012.05.03 20:15:31
중국 조선산업은 줄곧 `우물 안 개구리`였다. 그러다가 2000년 정부 차원에서 조선이 `국가 10대 전략산업`으로 선정된 이후 세계 무대에 진출했다. 그후 9년 만인 2008년, 중국은 물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조선 강국이 됐다. 2010년 중국은 전 세계 수주량 49%를 점유해 31%에 그친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2011년은 잘나가던 중국 조선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중국의 강점이던 벌크선과 탱크선 시황이 급격히 나빠진 것. 덕분에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는 한국이 4년 만에 1위를 되찾았다.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 숫자는 한국의 13배에 이른다. 조선 관련 기자재 업체도 8배나 더 많다. 숫자가 많다보니 건조 역량 면에서는 중국이 단연 세계 1위다.
그러나 기술 수준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확 달라진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소 생산성을 나타내는 근로자 1인당 선박 건조량이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30%에 불과하다. 기자재 국산화율도 60%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부유식 원유 생산ㆍ저장ㆍ하역 설비(FPSO), LNG선,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 플랜트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왔다. 한국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이는 분야다.
하지만 이들 분야에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다. 후둥중화조선소가 중국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LNG선 건조에 성공한 것. 다롄선박중공은 현재 자국 업체에서 발주받은 드릴십을 만들고 있다.
기존 저가 선박 중심에서 고부가 선종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조선 기술이 급성장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세계 최대 해양개발그룹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CNOOC가 2015년까지 개발할 유전은 30여 곳에 달한다. 여기에 필요한 플랫폼이 70여 개, 신규 건설ㆍ개조할 FPSO가 10여 척이나 된다. 중국 조선업체가 해양 플랜트 건조 능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대부분 중국 업체에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배 연구원은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과 적극적인 정부 지원, 풍부한 해양자원 개발 잠재력 등이 한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 위협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 위상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5년"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5년 안에 세계 최고 기술 역량과 남해안 조선 클러스터의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활용해 연료 저감형 친환경 선박과 고부가가치 심해 영역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롄 = 고재만 기자]
장칭종 부국장 "`창싱다오 스피드`로 3년내 거제도 잡겠다"
창싱다오 임항공업구 장칭종 투자유치 부국장
기사입력 2012.05.03 17:34:19 | 최종수정 2012.05.03 20:15:00
" `창싱다오 스피드(Speed)`를 들어보셨나요." 중국인 하면 딱 떠오르는 기질이 `만만디(慢慢的)`다. 성질 급한 한국 사람은 행동이 굼뜬 중국인을 답답해 하고 얕잡아 본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급 개발단지인 `창싱다오 임항공업구`에서는 그럴 염려는 붙들어 매도 된다.
장칭종 창싱다오 임항공업구 투자유치국 부국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창싱다오에서는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민원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처리 가능 여부를 통보해 주는 게 목표"라며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로 `창싱다오 스피드`란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장 부국장은 기자가 그동안 만나 본 중국 공무원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중국인 특유의 무뚝뚝함은 온데간데없이 항상 미소를 띤 얼굴이었다. 큰소리로 자기 말만 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끝까지 잘 경청했다. `외국인들과 만나 투자유치를 하면서 밴 습관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 부국장은 글로벌 조선 메카로서 창싱다오의 강점에 대해 "강수량이 적고 태풍이나 장마가 없어 조업가능 일수가 한국과 일본에 비해 월등히 길다"며 "조선뿐만 아니라 기자재, 항만, 물류 등 연관 산업까지 유치해 종합 조선단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STX에 이어 다른 메이저 조선업체들도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행정절차 최소화, 법인세 우대, 인프라스트럭처 및 금융 지원 등 창싱다오에 들어오는 외국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 북방의 작은 어촌이 글로벌 조선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싱다오는 2015년까지 한국 거제도와 맞먹는 국제적인 조선단지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후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2020년에는 세계 최고 조선단지가 될 게 분명합니다."
[다롄 = 고재만 기자]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③◆
중국은 `미래형 자동차`로 달려가는데…
中, 정부 지원업고 전기차에 올인
韓, 정책이 업체플랜도 못따라가
기사입력 2012.05.06 18:08:51 | 최종수정 2012.05.07 10:49:27
올 4월 하순에 열린 베이징모터쇼는 참여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였다. 중국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자동차를 만드는 업체는 모두 명함을 내민 것.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무한경쟁에서 중국 토종업체는 올해 들어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자동차의 기본기인 안전성 승차감 편의성 품질 등에서 글로벌 브랜드에 훨씬 처졌기 때문이다. `싼 가격`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데 한계를 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중국 토종업체의 미래는 어떨까.
중국 후난성의 상탄에 위치한 지리(吉利)자동차 공장 내부엔 `지리자동차가 세계를 달린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이 공장은 연산 20만대 규모로 2010년 스웨덴 고급 승용차 회사 `볼보`를 인수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업체인 지리자동차는 올해 들어 매월 3만대 이상을 팔아 토종브랜드 1위인 `치루이(奇瑞ㆍ체리자동차)` 및 BYD 등과 `토종 빅3`를 형성하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놀라움은 다른 중국업체와 달리 해외시장 개척에 일찍부터 눈을 떴다는 사실이다.
2009년에 호주 변속기업체인 DSI를 인수했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은 최근 "올해 벨라루스와 우루과이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며 "2015년에는 회사 매출 절반이 해외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지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 회사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인 `췐추잉 GX7`을 선보였는데 `세계의 매`라는 뜻이다. 최근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중국 자동차의 자부심으로 평가받는 BYD의 소형세단 `F3`도 여전히 베이징 거리에 즐비하다.
베이징에 사는 리옌(李岩) 씨는 "F3는 다른 외국 소형차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어서 인기가 높다"며 "저렴한 가격이 무기란 점에선 현대차와 경쟁 상대"라고 전했다.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중국 현지업체와의 합작을 조건으로 내수시장 빗장을 연 시기는 1984년. 그 후 꾸준히 기술 이전을 받고 성능을 업그레이드시켜 왔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매일경제 취재팀은 지난해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한 한국의 자동차산업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자동차 경쟁력을 평가해봤다. 기름으로 가는 내연 자동차의 경우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은 93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경에는 중국 내연기관의 경쟁력이 99.6으로 사실상 한국과 차이가 없어진다는 점.
아우디의 마즈융 디렉터(이사)는 "노동집약적 자동차 산업에서 임금과 정부 지원은 절대적"이라며 "고성능 엔진 기술은 역사와 전통이 필요하지만 일반 세단을 만드는 데 한ㆍ중간 격차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미래의 자동차로 분류되는 전기차에서는 오히려 중국이 앞선 지 오래다. 한국을 100점으로 봤을 때 중국은 2011년 105점이었고, 2020년에는 117.7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항목별로 보면 임금 땅값 등 생산요소 비용, 관세 보조금 등 중국시장 진입장벽 등에서 중국이 월등히 앞섰다. 중국은 전기차를 신사업으로 설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업체의 전기차 출시 계획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000억위안(약 17조원)의 재정 지출을 통해 전기차를 50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2008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F3DM`을 개발한 BYD는 2010년 6월에 전기차 `e6`를 택시로 시험 판매한 바 있다. 국내에선 비싼 전기차 가격 때문에 아직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BYD는 최근 막을 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전기차 브랜드 `덴자(DENZA)`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차는 독일 다임러와 기술 제휴를 통해 나온 최초의 전기 컨셉트카다. BYD는 자체 전지사업부를 통해 이미 개발한 전기차의 판매 확대에 힘쓰면서 폭스바겐 등과도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차세대 차로 `하이브리드카`를 건너뛰고 곧바로 전기차로 간다는 전략을 세워 놓은 것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저속에선 전기의 힘으로, 고속에선 기름으로 가는 차를 말한다.
류우즈펑 베이징현대 판매본부장은 "한국과 중국 로컬사와의 격차는 분명하다"며 "다만 신에너지차 분야에선 BYD의 기술력 증가가 주목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래 자동차 시장으로 하이브리드카(전기와 가솔린의 힘으로 가는 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전기차로 넘어간 `도박`이 성공할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전기차에 올인하는 또 다른 이유는 희토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기차의 전지와 모터 생산에 필요한 니켈 리튬 몰리브덴 등에서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현지 희토류 생산 A업체의 왕둥린 씨는 "정부가 전기차 경량화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채굴량을 제한하고 수출을 막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 시장 주도권은 어쨌든 중국이 쥐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베이징 = 문일호 기자]
중국 토종브랜드 아직은 고전
기사입력 2012.05.06 18:09:01 | 최종수정 2012.05.07 10:49:27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 가운데 1위인 체리는 올 1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22% 줄었다. BYD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4%나 감소했다.
중국 토종브랜드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29.1%였으나, 올 1분기에는 27%대로 추락했다. 이들의 시장을 잠식하며 기세를 올리는 업체는 현대와 기아 등 한국 업체와 GM 등 미국 업체다.
베이징현대는 2003년 5만2128대 판매에 그쳤으나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73만9800대를 팔았다.
8년 만에 1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9%대 점유율을 기록한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GM과 점유율 10%를 놓고 소수점 한 자릿수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달콤함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는 자동차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 탓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은 시간이 갈수록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주(自主) 브랜드 강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아예 2015년까지 토종 브랜드 승용차 비중 50% 이상, 엔진ㆍ변속기 등 핵심부품 개발능력 획득, 자동차 수출 비중 10% 이상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텃세도 더 심해졌다. 최근 중국 정부는 `관공서에 차량을 공급하고 싶으면 매출의 10%를 현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사실상 현대ㆍ기아차 등 외국업체는 진입이 불가능해졌다.
이 밖에도 현지에 공장을 지으려는 해외 업체에 `R&D센터 건립` 등을 강요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만난 체리자동차 이사는 "중국 토종브랜드들이 여전히 엔진 등 파워트레인 상당수를 외부에서 조달하긴 하지만 내연기관 기술력은 한국 차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중국 기술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베이징 = 문일호 기자]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④ ◆
中 태양광 생산량 매년 2배씩 늘었다
기사입력 2012.05.08 17:25:01 | 최종수정 2012.05.08 19:44:04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는 중국이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어요. 특히 태양전지는 한국 제품의 품질과 비슷한데 가격은 30%가량 저렴하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이성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중국은 태양전지 생산 가치사슬의 전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전지를 이루는 웨이퍼ㆍ셀ㆍ모듈 부문은 원가 우위를 갖고 있으며, 현재 이를 수직통합하는 사업에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잉리, BYD는 태양광 전지의 원료가 되는 폴리실리콘 생산부터 설치까지 전 사업을 포괄한다.
원가경쟁력과 사업수직화로 중국 태양광 업체의 생산량은 2005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00%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2010년 기준으로 셀 생산능력에서는 중국(21.0GW)이 한국(1.8GW)의 11.7배,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중국(8.5만t)이 한국(3.6만t)의 2.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내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인 GCL은 지난 2010년 국내 업체인 OCI 수준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10대 태양광 업체들 가운데 무려 4곳이 중국업체였으며 점유율을 합치면 세계 태양광 시장 중 25%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와 태양광 정책 후퇴에 맞물려 산업 전반이 공급과잉 및 시장 둔화를 맞았지만 중국은 자국 및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선테크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30㎿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국에 대대적 영업망을 구축했다.
중국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정부도 태양광 업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태양광발전 및 연계설비에 투자되는 비용 중 50%를 보조해주고 있으며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벽지에 독립 발전 설비를 지을 경우 70%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중국 업계는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기반으로 2020년 셀 생산능력이 5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생산량 증대뿐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잉리는 R&D(연구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 결과 에너지 전환 효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결정계 전지(모노실리콘 전환 효율 19.9%)를 개발했다. 선테크에서는 20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성호 수석연구원은 "현재 중국 공공연구소 및 대학의 원천기술력으로 개발된 CIGS 박막형 전지 전환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17.0%)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경진 기자]
中 석유화학 물량공세에 코리아 입지 흔들
中 "2020년에 화학부문 자급률 100%"
韓, 독보적인 기술과 현지화만이 살길
기사입력 2012.05.08 17:25:22 | 최종수정 2012.05.08 19:43:38
중국 난징 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달리면 난징 화학산업단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 3대 화학단지 중 하나인 이곳 규모는 무려 4500㏊(1361만평). 중국의 시노펙, 페트로차이나가 독일의 바스프(BASF), 한국의 LG화학 등 글로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입주해 있다.
대규모 화학단지가 난징에만 들어서는 게 아니다. 상하이와 톈진 등 연안지역에도 석유화학단지들이 줄줄이 세워지고 있다. 특히 단지 규모부터 한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톈진(2700㏊)ㆍ상하이(2940㏊) 단지의 규모와 수준은 한국의 여수ㆍ대산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런 수많은 석유화학단지에서 제품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위치는 올라갔다. 2010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생산 규모는 6151억달러로 미국(4596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석유화학업체들의 중국 수출 의존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997년 33%였던 것이 2010년에는 48%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의 석유화학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을 대상으로 반덤핑제소를 확대하는 추세다.
고유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업체가 원유ㆍ정제ㆍ화학ㆍ물류를 통합한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전국 단위의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내수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수준에 필적하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대규모 화학산업단지는 94개, 중소 화학클러스터도 600여 개에 달한다.
어마어마한 설비 투자로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중국 최대 기업 시노펙의 경우 2000년대 들어서 생산 용량이 매년 평균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2015년 시노펙이 생산용량 기준 세계 최대 기업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0년간 대중국 사업을 펼쳐온 국내 석유화학업체는 의욕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중국 업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정제 및 화학기술이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어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술 확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인수ㆍ합병(M&A) 및 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상 수석연구원은 "1990년대 중반 기초원료 확보를 위해 해외 기업과 합작을 추진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질 좋은 제품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의지로 비친다"고 분석했다. 주요 석유제품의 자급률도 40~70%로 쑥쑥 늘어나고 있다. 중국 업계는 "2020년이면 자급률 100%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석유화학업계에도 틈새는 있다. 상대적으로 자급률이 낮고(30%대) 기술 차별화가 확실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스페셜티 등 고부가가치 분야 제품은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첨단 분야다.
현지에서 만난 김상록 SK종합화학 중국법인 부실장은 "석유화학제품은 범용이다 보니 로컬(중국) 기업에 비해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가지긴 힘들다. 남들이 흉내내기 힘든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업체도 있다. LG화학은 중국 현지기업과 전략적 합작을 꾸준히 실행했다. 2009년에는 중국 보톈화궁과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SBS(스티렌 부타디엔 스티렌) 생산법인 합작계약을 맺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는 화난 지역에 ABS(아크리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박현식 LG화학 난징법인장은 "뛰어난 한국 기술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수반된다면 중국 산업 성장에 보다 다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징(중국) = 강계만 기자 / 서울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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