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_ 이 책은 나무로 만든 것이 아니다>
* 이 책은 '합성 종이'에 인쇄한 것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도서 출판업자인 Melcher Media의 Charles Melcher가 고안한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와는 달리, 이 책은 목재 펄프나 면화섬유 대신 플라스틱 수지와 무기 화합물로 만들었다. 이 물질은 방수가 될 뿐만 아니라 보존성이 매우 우수하며 많은 국가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술적 영양 물질'이기도 하다. 분해되어 산업계에서 끊임없이 순환할 수 있는 물질로, '종이'나 기타 제품으로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연의 창조물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나무는 상호 의존적인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구실을 한다....사실 나무는 종이처럼 잠시 쓰고 버리는 물질을 만드는 원료로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종이를 만들기 위해 목재 섬유보다 더 효율적인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 우리가 쓰고 향유하는 물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있어, 기존 방식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혁신적인 접근을 찾으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새로운 운동을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보고 있다. 이 혁명은 놀랍도록 효율적인 자연의 디자인 원칙, 인간의 창의성과 번영,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존중, 공명 정대함, 선의에 기반하고 있다.
* 흔히 사람들은 산업과 환경을 상충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자원을 채취해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자연 파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경보호주의자들은 비즈니스를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며, 산업 발전 자체는 (혹은 산업에서 요구되는 성장은) 불가피하게 파괴를 몰고 온다고 여긴다.
반면에, 기업가들은 환경보호주의가 생산과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볼 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규제하고 제재를 가해야 한다. 즉, 산업이 성장하려면 환경을 우선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 두 시스템이 동일한 세계에서 함께 번창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 나는 덜 나쁜 건물과 덜 유해한 제품을 만들려는 시도에 그만 지쳐 버렸다. 이제 나는 가장 바람직한 의도가 담긴 건물을 짓고 제품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길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 우리는 모든 안전 기준을 어린이에게 맞춘 세상을 상상해보았다. 빌이 말하는 것처럼 "모든 종의 모든 아이들을 배려하는" 디자인은 과연 어떤 것일까?
* McDonough Braungart Design Chemistry
* 한번 생각해보자. 이 지구상의 모든 개미를 더하면 그 수는 인간보다 훨씬 많다. 개미들은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상상하기 힘들 만큼 많은 생산 활동을 해 왔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만들어낸 것은 동식물과 토양에 영양분이 되었다. 반면 인간의 산업은 본궤도에 오른 지 겨우 100여 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태계의 쇠퇴를 가져왔다. 자연은 디자인으로 인한 문제를 겪는 법이 없다. 하지만 인간은 늘 디자인으로 인해 문제를 겪는다.
<디자인에 대한 의문>
* 타이타닉과 이 배를 만들어낸 산업 구조는 하천과 바다에 쓰레기를 쏟아붓고 하늘에는 매연을 가득 채운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대신 스스로의 규칙에 따라 움직이려 한다. 세상 어떤 대상에도 절대 굴복할 것 같지 않더니 결국 디자인의 근본적 결함으로 인해 비극과 재앙의 전조가 되었다.
*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당신에게 산업혁명을 설계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어쩌면 그 임무를 실행하는 데 이런 지침을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른다.
다음과 같은 생산 시스템을 설계하라.
. 매년 수십 억 파운드의 독성 물질을 공기, 강과 바다, 토양에 쏟아 부을 것.
. 미래 후손들이 항상 경계해야 할 만큼 위험한 물질을 생산할 것.
.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할 것
. 지구 전역에 구멍을 내고 값진 물질을 채취한 다음 다시는 재활용하지 못하게 할 것
. 인간과 자연계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계가 너무 빨리 독극물에 중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잡한 규정을 제정할 것
. 얼마나 적은 노동력이 투입되는가를 기준으로 생산성을 측정할 것
. 천연자원을 파내거나 배어내어 부를 창출한 후 그것을 다시 매립하거나 소각할 것
. 생물학적 종의 다양성과 문화 양식의 다양성을 없애나갈 것
* 시인 John Clare는 이렇게 말했다. "도시는 세상과 아름다움으로부터 단절된 거대한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
* 기본적으로 산업혁명은 자본 획득에 대한 욕구가 이끌어낸 경제 혁명이었다. 기업가들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상품을 생산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 많은 재화를 보유하길 원했다. 이는 수작업 시스템에서 기계화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했다.
*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낸 산업 구조는 선형적이다. 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이 재빨리 그것을 싼값에 얻게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출 뿐 다른 여러 문제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 '요람에서 무덤으로' 식의 디자인이 제조업을 지배하고 있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소비재에 사용되는 재료의 90퍼센트 이상은 제품의 제조가 시작되는 동시에 못쓰게 된다고 한다. 제품 자체가 오래 가지 못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비싼 최신형 제품을 새로 사는 것이 기술자를 찾아내 기존 제품을 수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때도 있다. 사실 소비자로 하여금 쓰던 물건을 버리고 새 것을 구입하라고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동안만 내구성을 갖게, 즉 '정당한 때가 되면 지겨워지도록' 설계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레기통에서 볼 수 있는 폐기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제품 그 자체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 소요되는 전체 원자재의 5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 화학적 폭력(살충제, 비료)
* 최근의 농경 방식은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 환경을 몇몇 품종만을 기반으로 하는 단순한 인위적 환경으로 대체하는 생태계 단순화 작업"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단순 시스템에는 자체 생존 능력이 없다. 그렇게 때문에 단순화가 진행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심한 폭력이 필요해진다. 이제는 화학 약품과 현대적 농경 방식을 포기한다면, 농작물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 모든 국가들은 GDP 같은 측정 도구가 뜻하는 '발전'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좇는 이런 경주에서 사회적 활동, 생태적 영향, 문화 활동, 그리고 장기적 효과는 무시된다.
* 오늘날 산업에서 활용되는 대략 8만여 가지의 화학 물질과 기술적 혼합물(이것들은 각각 대여섯 가지의 부산물을 갖고 있다)중 겨우 3만여 종만이 생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졌을 뿐이다.
<'덜 나쁜' 것이 왜 문제인가?>
* 보다 덜 파괴적인 방향으로 산업을 이끌어가려는 시도는 산업혁명 초창기부터 있어왔다...그 후 산업화의 폐해에 대한 전형적인 대책은 '덜 나쁜' 방식을 찾는 것이었다. 여기에 줄이고, 피하고, 최소화하고, 억제하고, 제한하고, 저지한다 등의 친숙한 용어들이 등장했다. 이 용어들은 그간 오랫동안 환경에 관련된 제안이 나올 때마다 늘 중심에 자리했으며, 현재 산업계에서 채택하고 있는 환경 의제의 핵심을 이루었다.
* 1962년 Rachel Carson이 [Silent Spring 침묵의 봄]
* [Our Stolen Future]...극미량의 호르몬 유사 활성 물질도 생물학적 파괴를 불러올 수 있는데, 특히 생명 형성 단계에서 이 물질에 노출되면 더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산업 화학 물질의 유해성에 관한 연구는 암 발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다른 유형의 피해에 대한 탐구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 대부분의 재생은 사실 '다운사이클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재생되는 물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탄산음료병이나 물병을 제외한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재생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과 혼합되어 질 낮은 합성 물질이 되고 만다....금속도 대부분 다운사이클된다....재생 철강의 품질은 극도로 떨어진다....이렇게 재생한 물질로 새 차를 만들 수는 없다....폐차 전에 차량용 금속에서 폴리머와 페인트를 분리해내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 구리 1톤을 생산하려면 100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합금에 함유된 구리가 채굴된 원석에 포함되어 있는 구리보다 실제로 질이 더 좋다. 또한 구리는 철강의 강도를 떨어뜨린다. 계속해서 구리를 잃을 게 아니라 다시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큰 이득을 얻을지 생각해보라.
* 알루미늄 역시 귀한 원료임에도 다운사이클되는 물질이다. 기존의 재생방식은 더 무르고 덜 쓸모있는 제품으로 바꿔놓고 만다.
* 다운사이클은 생물권의 오염을 증가시킨다. 재생된 철강 속에 함께 녹아든 페인트와 플라스틱에는 유해 화학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건축재로 사용하는 재생 철강을 만드는 전기 용광로는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주요 원천이며, 이는 환경 친화적인 프로세스가 만들어낸 기묘한 역효과라 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다운사이클 물질은 원래 물질보다 순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용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화학물질을 첨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화학 첨가제나 금속 첨가제가 들어가야 한다. 그 결과 다운사이클링 플라스틱에는 '순수한'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첨가제가 함유되어 있다.
* 애초에 재생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종이를 재활용하려면, 광범위한 표백 과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화학 처리를 거쳐야 한다. 그 결과 화학물질과 펄프의 이상한 혼합물이 탄생하는데, 간혹 여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독성을 지닌 잉크가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는 섬유가 더 짧아 초지(virgin paper)보다 덜 부드럽기 때문에 미세 먼지들이 공기 중으로 스며들게 된다. 이런 공기를 호흡하면 비강과 폐가 자극을 받는다. 재활용 종이로 만든 신문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다운사이클된 종이를 단열재로 만들려면 부가 화합물(곰팡이 방지제 같은)을 더해야 한다. 종이에는 이미 독성을 지닌 잉크와 다른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런 단열재들은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각종 독성 물질을 집 안에 내뿜을 것이다.
* 재활용 재료라고 해서 모두 다 환경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 규제는 문제의 근원인 디자인에 대한 재고보다는 천편일률적이고 결과론적인 해결책만을 요구한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는 별 관심이 없다. 또 각종 규제들은 환경보호주의자들과 기업이 서로 반목하도록 부추기기도 한다. 규제란 응징이나 징계처럼 보이기 때문에 기업가들에게는 귀찮고 부담스러운 대상이다. 정부가 환경보호의 목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때문에 혹은 기업들이 환경보호를 중요한 경제 활동이나 목표와는 상관없는 부가 영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업가들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근본적으로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 생태적 효율성은 오래되고 파괴적인 시스템을 그저 조금 덜 파괴적으로 만들 뿐이다. 그러나 그 미묘하고 장기적인 효과 때문에 오히려 생태계에 더 유해할 수 있다. 천천히, 신중히, 효율적으로 파괴된 환경이 다시 건강해지고 온전해지는 데는 급격한 파괴를 겪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철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효율성이란 그 자체로 독립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속해 있는 더 큰 시스템의 가치에 의존한다. 그 예를 한번 생각해보자. '효율적인'나치즘 이란 얼마나 끔찍한가? 만일 목적이 의심스럽다면, 효율성이란 더욱 간교한 파괴의 순단이 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효율성은 결코 재미있지 않다....아름다움, 창의성, 환상, 즐거움, 영감, 시적 감수성은 중도에서 모두 탈락하고 정말로 매력없는 세상을 만들어 낸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세상과 즐겁고 신나는 세상을 연결시킬 수 없다....자연과는 대조적으로, 이런 세상은 극도로 절제되고 인색한 세상이다.
<생태적 효과성>
* 책...책 표지...이런 물질들은 제대로 썩지 않을 뿐더러 소각하면 인간이 지금껏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한다.
*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책은 종이 대신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며 무한히 계속 재활용할 수 있는 폴리머(중합체)로 만든 것이다....이런 '종이'는 나무를 잘라 쓰러뜨릴 필요도 없고 염소를 수로에 흘려보낼 필요도 없다. 독성이 없는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안전한 화학 과정이나 아주 뜨거운 물을 사용해 쉽게 씻어낼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원래의 폴리머를 회복할 수 있으며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표지는 내지와 똑같은 폴리머를 사용해 만들었지만 내구성을 고려해 조금 더 두껍고 무거운 것을 사용했다. 접착에 사용하는 풀은 문제가 없는 성분이기 때문에 일단 현 상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경우 출판사에서는 간단한 재활용 과정을 거쳐 새롭게 사용할 수 있다....페이지들은 하얗고 관능적일 정도로 매끄러우며, 재활용 종이와 달리 세월이 흘러도 누렇게 바래는 일이 없다.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손에 잉크가 묻어나는 일도 없다....몇 세대를 거쳐도 끄떡 없을 정도로 내구력이 강하다. 또한 방수가 완벽해 해변은 물론 욕조에서도 읽을 수 있다.
* '효율성'은 한쪽으로 밀쳐두고, 배려와 소망의 풍요로운 혼합물에 대해서 효율성이 아닌 효과성을 목표로 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 생태적 효과성이라는 개념은 나쁜 것을 조금 덜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제품과 올바른 서비스, 올바른 시스템을 실행하는 것이다. 일단 옳은 일을 하고, 효율성의 도움을 받아 그 일을 '제대로' 하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 만일 자연이 효율성이라는 인간의 모델을 따른다면 아름다운 체리꽃도 훨씬 줄어들 것이고 그 영양분 또한 감소할 것이다. 나무더 적어지고 산소도 줄어들며 깨끗한 물도 줄어들 것이다. 노래 부르는 새들도 줄어든다. 생물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창의성과 기쁨도 적어진다. 자연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생각, 또 '아무것도 버리지 않으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 생태적으로 효과적인 시스템에 대해 가장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덜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원한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산업과 시스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과 시스템을 더욱 광범위하게 개선해 세상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생명을 부활시키며 모두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제조업자들과 기업가들이 '옳은 일'을 할 때 지구상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앞으로 이 지구상에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한 긍정적인 성장 - 더 많은 기회.건강.다양성.지혜.풍요-이 가능해질 것이다.
* 개별적으로 보면, 인간이 개미보다 덩치가 훨씬 크지만 그들의 총 생물량(biomass)은 인간보다 많다. 지구상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것처럼, 메마른 사막에서 도심 한복판에 이르기까지 개미라는 종이 살지 않는 곳도 없다. 개미야말로 그 엄청난 개체 밀도와 생산성이 나머지 세계에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좋은 예다. 개미들이 만들고 사용하는 모든 것은 '요람에서 다시 요람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을 따른다. 이들이 사용하는 재료들은 모두가 생분해성이기 때문이다. 이런 물질은 토양에 흡수되어 영양분 역할을 한다. 개미는 다른 생명체들이 만들어낸 폐기물도 재활용한다....토양에 각종 광물질을 공급하고, 식물과 곰팡이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이다. 개미는 흙을 갈아엎고 공기를 통하게 해주며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를 내주는 등 토양을 비옥하고 건강하게 유지시켜준다...아주 작은 생명체가 이 세상을 지탱하는 것이다. 이 작은 생명체는 세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지나친 법이 없다.
* 우리는 자연의 복잡성과 그 지혜로움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 단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하는 대신 주변의 모든 것을 이롭게 해주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
* 굶어 죽는 것이 진정한 우리의 목표인가? 우리의 문화와 산업, 지구상의 모든 것을 파괴해 제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가?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목표가 될 수 있는가? 인간이 만들어낸 산업을 탄식할 것이 아니라 칭송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면 어떨까? 새로 등장하는 각종 시설물들이 경제적.문화적.생태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준다면 어떨까? 현대 사회가 이 지구상에 재앙을 불러오는 문젯거리가 아니라 모든 계층에게 재산과 즐거움을 증가시켜주는 존재로 인식된다면 어떨까?
* 지금 적용하고 있는 파괴적인 틀을 조금 조율하는 대신 다음과 같은 창조적인 시도를 해보자.
.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소모하는 물을 스스로 정화시키는, 마치 나무와 같은 건물을 짓자.
. 방출하는 폐수가 너무 맑고 깨끗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자.
. 다 사용하고 나면 쓸모 없는 폐기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잘 썩어 동식물의 먹이나 토양의 영양소가 되는 제품을 만들자. 또는 다시 산업계의 순환을 따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고품질의 재료로 다시 탄생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
. 매년 인간과 자연을 위해 수억, 수조 달러의 가치를 재생산해내는 원료를 개발하자.
. 재화와 서비스 전달 과정에서 삶의 질을 고양시켜줄 수 있는 교통체계를 수립하자.
. 자원은 한정적이고 쓰레기와 오염 물질은 넘치는 세상이 아니라 즐거움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자.
<쓰레기는 곧 식량이다>
* 생물학적 물질대사를 위해 엄청난 영양분을 토양으로부터 빨아들이면서 반대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이를 되돌려주지 않은 유일한 생명체가 바로 인간이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두 가지 필수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하나는 물질(지구)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태양)이다.
* 인간이 계속 번영을 누리기를 바란다면, 영양 물질 흐름과 물질대사를 중시하는 '요람에서 요람으로(cradle to cradle)'라는 자연의 효과적인 시스템을 보고 따라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폐기물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지금과는 조금 다른 제조 방식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 지구상에는 두 가지 분명한 물질대사 방식이 존재한다. 첫 번째 것은 생물학적 물질대사 혹은 생물권이라 부르는 자연계의 순환이다. 두 번째는 기술적 물질대사 혹은 기술권이라 부르는 산업계의 순환으로, 자연으로부터 각종 기술적 물질을 거둬들이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기업들이 만드는 모든 제품과 사용하는 원자재를 제대로 디자인한다면, 이 두 물질대사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새로운 영양 물질을 순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물질대사가 건전하고 가치 있으며 성공적이려면 서로가 서로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생물학적 영양 물질은 기술적 물질대사에 사용하도록 디자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일 생물학적 영양 물질을 기술적 물질대사에 사용하면 생물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양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기술적 물질의 질을 떨어뜨리고 그 재활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 생물학적 영양 물질이란 생물학적 순환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물질이나 제품을 뜻한다. 말 그대로 토양 속 미생물이나 다른 동물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의 총칭이다.
* 근심걱정을 없애주는 포장이란 안전하게 썩어 사라지거나 썩은 다음 토양에 영양분이 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할 때 가능하다.
* 기술적 영양 물질이란 기술적 순환, 기술적 물질대사 과정으로 되돌아가 사용될 수 있는 원료나 제품을 일컫는다...이런 것들을 생물학적 영양 물질과 분리하는 것은 단순한 재활용, 즉 리사이클을 넘어서는 업사이클이라 할 수있다. '업사이클'이란 산업 물질의 순환에 있어 원래의 특징을 계속 유지하며 재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컴퓨터의 단단한 몸체가 방음벽이나 화분 등으로 '다운사이클'되는 대신 계속 컴퓨터의 몸체로 사용되거나 자동차나 의료기기 등 다른 고급 제품으로 사용될 때, 이를 업사이클이라 말한다.
* 업계는 일정 시간, 즉 자연이 허락하는 그 이상의 시간을 견디는 상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 최근 등장하는 '내구력 있는' 제품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횡포를 부린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영생을 누리길 바라는가? 이 제품을 우리 후손들이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후손들이 그들 스스로 원하는 각종 원료와 자재로 뭔가를 만들어 사용할 권리, 그들이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조업자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제품에 포함된 위험 물질을 제대로 간수할 책임이 있으며, 안전이 보장된 제품이라면 영원히 재활용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디자인만 적절하다면 위험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물건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디자인에 신경쓰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는가?
* 위험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을 미리 염두에 두고 물건을 만드는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보다 3배의 장점을 지닌다. 우선, 별로 소용도 없을 뿐더러 잠재적으로 위험한 폐기물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제조업자들이 값비싼 원료를 구하는 데 사용하는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가 끝없이 순환하므로 귀한 원료(석유 화학 물질 등)를 체취할 필요가 없으며 PVC와 같은 파괴적인 물질의 제조가 중단되어 제조업자와 환경에 큰 혜택을 준다.
* 당분간은 '끔찍한 혼성 물질'로 남아 있어야 한다면...우리는 이런 물질을 판매불가제품(unmarketables)이라 부른다. 유독 성분을 제거하는 방식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물질은 제품 제조업체가 관리하거나 사용 비용을... 책임있는 안전한 '보관소'에 보관해야 한다. 핵폐기물은 분명히 판매 불가 제품이다. 명확히 말하자면, 위험한 요소를 함유한 모든 제품이 판매 불가 제품일 것이다.
* 최근 만들어진 PET에 안티몬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라>
* 넘쳐흐르는 다양성, 넘쳐흐르는 풍요로움. 이것이 바로 자연의 디자인 방식이다. 에너지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태양에 대한 지구의 응답이었던 것이다.
이런 자연의 틀에 대해 인간은 '단순화 공격'으로 대응했다....이런 현상을 우리는 역진화(de-volution), 즉 엄청난 규모의 단일화라고 부른다. 비단 생태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동일성이 온 대양을 가로질러 퍼져가면서 다양한 문화적 특징을 대번에 쓸어버렸다.
* 동일성의 물결에 대항해 우리는 '다양성 존중'의 기치를 내걸었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장소와 문화의 다양성, 소망과 욕구의 다양성, 특히 인적 요소의 다양성도 모두 포함된다.
* 틈새(niche)라는 용어는 어느 한 생태계 내애서 각 종이 사는 다양한 서식지와 자원 활용법을 가리킨다....
생태계의 역동성은 각 종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어진 환경에서 각종 물질과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교환하는지에 달려 있다. 각각의 생명체들이 촘촘히 엮여 풍요로운 그물을 이루는 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태피스트리'라는 은유를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성은 강점이 되고 단일 문화는 약점이 된다...다양성이 증가할수록 생태계와 지구 전체는 훨씬 더 생산적으로 작용한다.
생태계에 자리잡은 각 생명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모든 생명체들이 전체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각각이 창조적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친화적인 방식으로 전체적인 시스템의 성공에 기여한다....지상의 모든 생명체의 생산과정은 개별적이고 국지적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이고 포괄적이기도 하다.
* 자연계를 본보기로 삼을 경우, 인간이 만들어낸 산업이 이 거대하고 활기 넘치는 태피스트리를 유지하고 더욱 풍요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우리의 개별적인 활동 과정에서 우리가 사는 장소와 긴밀하게 연관을 유지해야 한다. 생물학적 다양성이란 수많은 다양성 중 한 가지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산업체는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에너지 유입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역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 요인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를 주변의 문화나 풍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독립체로 바라보지 말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 지속 가능성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 만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원료를 수입해 온다면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하노버 원칙'에서 밝혔듯이, "상호 의존성을 인식하라. 인간이 만들어낸 디자인 요소들은 넓고 다양한 함축을 통해 자연 세계와 얽혀 있고 자연 세계에 의존하고 있다. 디자인에 관한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고 장기적인 효과를 인식해야 한다."
*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궁극적인 사례는 '인간이 만들어낸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살필 수 있다. 이는 '쓰레기는 곧 식량이다'라는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소규모 사업자가 많이 참여하는 산업은 공급자나 구매자에게 더욱 안정되고 탄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생태적 효과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역 수준의 작은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은 에너지 공급 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 우리는 건축과 입지선정에 있어 나무를 본보기로 삼았다. 공기를 정화하고 그늘과 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해주며,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고 계절에 따라 변하며,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소모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나무의 특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한번 생각해 보자. 나무와 같은 건물을, 숲과 같은 도시를....
*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한 기업이나 개인은 환경, 공정성, 경제라는 세 가지 핵심사항을 즐겨 사용한다.
이런 접근법은 환경보호에 관한 관심을 기업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어 중요한 효과를 낸다....
물론 이 세 가지 요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든 리스트의 상위에 '재미'라는 요소가 있다. 만들어낸 제품이 사용할 때는 물론 버릴 때도 즐거움을 주는가?
* 비용. 미적 아름다움. 품질이라는 기본적인 평가 기준에 환경적 배려. 정의. 재미 같은 요소가 첨가되어야 한다.
* 지속가능성이란 얼마나 특별한 표현인가? 만일 어떤 남자가 자신과 아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지속 가능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사람들을 이 부부를 모두 불쌍하게 여길 것이다.
* 자연계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뭔가를 취하면서 자신들도 그 환경에 뭔가를 되돌려준다. 체리나무는 꽃과 잎을 떨어뜨리고 물을 순환시키고 산소를 만들어낸다. 토양에서 영양분을 얻는 개미들은 그 영양분을 재분배해 주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준다. 좀 더 고무적인 관계 - 자연과의 동반자 관계 - 를 위해 우리도 이런 사례들을 따라할 수 있다.
<생태적 효과성을 실천하자>
* 생물체 내에 축적되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몇몇 물질은 반드시 제고해야 한다. 이런 물질을 X물질이라 하는데, PVC, 카드뮴, 납, 수은 등이 포함된다.
* 미국에서 매년 병원이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체온계에 들어 있는 수은의 양은 4.3톤에 이르는데, 20에이커 넓이의 호수에 사는 물고기를 전멸시키는 데는 1그램이면 충분하다.
* 환경적으로 지혜로운 것을 선택하라.
* 삼림관리협의회 FSC
* '존중'을 담은 제품을 선택하라....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존중, 이런 제품을 만드는 지역 사회에 대한 존중, 제품을 다루고 운송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 궁극적으로는 고객을 존중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선택하라.
* 다음은 위험 물질을 그 긴급함의 정도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X 리스트
X리스트에는 기형 유발 물질이나 돌연변이 유발물질, 발암물질, 혹은 분명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인간과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포함된다. 아직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의심이 가는 위험 물질들이 포함된다. 국제암연구기구(IARC)와 독일의 최적 작업장 집중연구(MAK)에서 발암 물질로 추정한 물질과 기타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밝힌 것 (석면, 벤젠, 염화비닐, 안티몬 3산화물, 크롬 등)도 모두 포함된다. X리스트는 즉각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최우선 물질이며 가장 먼저 대체해야 하는 물질이다.
회색리스트
회색 리스트에는 즉시 제거해야 할 정도로 위급하지 않은 물질들이 포함된다. 제조에 있어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는 대체할 물질이 없는 것들도 여기에 속한다. 예를 들어, 카드뮴은 유독 물질이지만 태양열을 모으는 광전지를 만들기 위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 카드뮴이 서비스 이용물 혹은 기술적 영양 물질로 인정받아 제조업자가 그 소유권을 계속 보유한다면, 우리는 이 물질에 대해 적절하고 안전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적어도 태양열 집열판을 만들 더 나은 방식을 고안해내기 전까지 말이다. 카드뮴은 가정용 전지에도 사용되어 차고 쓰레기 더미나 심각하게는 '에너지를 만드는 폐기물' 소각로에서 그 생애를 마치기도 한다. 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용법이라 할 수 있다.
P리스트
이것은 '긍정적'리스트이며 '사용권장'리스트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안전하고 건전한 것으로 판명된 각종 물질들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안전하고 건전한 것으로 판명된 각종 물질들이 포함된다.
. 경구 혹은 호흡 유동성
. 만성 유독성
. 강력한 감광제인지의 여부
. 그 물질이 발암 물질이나 돌연변이 유발 물질, 기형 유발 물질, 내분비 교란 물질인가의 여부
. 수생생물(물고기, 물벼룰, 해조류, 박테리아)에게 유독한지의 여부
. 생분해성
. 오존층 파괴 여부
. 관련 부산물 역시 이런 기준을 만족시키는지의 여부
* 유럽에서 도로가 차지한 면적은 주택 용지 전체와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도로와 주택지가 농경지를 위협하고 있다.
* 태양열 발전 회사가 유독 중금속을 사용해 태양열 집열 발전기를 만들면서 나중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재질의 문제가 에너지 문제로 확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