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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news_Entrepreneurship

[뉴스스크랩][매일경제]학교폭력에 고교자퇴 10대男, 구로공단 가더니

학교폭력에 고교자퇴 10대男, 구로공단 가더니

에버다임 전병찬 대표, 자체 브랜드 런칭해 업계 1위 우뚝

회의 자료 만들기 싫어 대기업도 때려치고 창업


기사입력 2012.06.29 07:53:32 | 최종수정 2012.06.29 09:00:32




"회의가 참 많았습니다. 윗 사람들은 회의 자료 만들어 놓으라 지시하고 퇴근했죠. 혼자 남아 회의 자료를 만들다가 문뜩 너무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2년 동안 근무하던 대우중공업을 때려쳤습니다." 


건설기계 생산업체 에버다임의 전병찬 대표(58)는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았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고 고등학교 자퇴 뒤 가출, 또 남들이 부러워 하는 대기업도 박차고 나와 창업한 과정은 누가 봐도 순탄치 않다. 


그는 3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중학교 때 아버지 마저 돌아가시면서 고된 어린 시절을 겪어야 했다. 가장 역할까지 떠맡은 것은 아니였지만 농사로 근근히 먹고 살아야 했던 집안 형편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는건 꿈도 꾸지 못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실업계 고등학교. 형제들이 모두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만 졸업한 터라 중.고등학교만 나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 


하지만 학교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판금 기술을 배웠던 전 대표는 손 재주가 좋아 학교를 대표해 전국기능인대회에 도전했지만 충청도내 예선에서 탈락하자 선배들에게 잦은 구타를 당해야 했다. "학교에서 가르쳐 준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 대표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고등학교 2학년때 자퇴를 하고 집을 가출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싶어 들어간 곳이 구로공단의 플라스틱 사출업체. 


전 대표는 "공장 일은 재미있었지만 비전이 없어 오래하지 못했다"며 "친구들은 모두 대학에 다니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때 혼자 뒤 쳐지는 느낌이 들어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구로공단 생활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다니던 학교를 찾아가 복학을 요청했다. 학교에선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고 이제와서 졸업장을 요구하냐"며 몰아세웠지만 전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학교 측은 전 대표가 구로공단에서 했던 사회경력을 실습경력으로 인정해줘 졸업장을 수여했다. 


전 대표는 그 뒤 대학진학을 준비해 청주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고 대학 졸업 뒤 대우그룹에 입사했다. 


전 대표는 "`공`자가 들어간 일은 하기 싫었다. 그래서 (주)대우에서 근무하고 싶었지만 회사에선 공고를 나왔으니 대우중공업으로 가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히 현장근무가 아닌 재무와 기획 파트에서 일하게 됐지만 직장 생활도 오래 하지 못했다. 잦은 회의와 불필요한 자료 만드는 작업으로 하루를 보내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다. 


다행히 기회가 찾아왔다. 본인이 기획.제안 했던 건설 중고기계 처리방안을 읽어본 임원이 창업을 제안했고 대우중공업에서 근무하던 7명이 함께 나와 1994년 에버다임의 전신인 한우건설기계를 설립했다. 


법인 설립 후에는 중고기계를 싸게 구입해 마진을 남겨 판매하는 일을 했지만 1999년 대우사태가 벌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대우그룹의 위장 계열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던 것. 


전 대표는 "대우사태 이후 새로운 거래처 확보가 중요했다"며 "볼보와 현대그룹쪽을 찾아가 중고기계를 요청했지만 위장 계열사 아니냐는 의심 때문에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정관과 주주명부까지 모두 들고다니며 회사들을 설득했고 신규 거래선을 뚫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우사태가 잠잠해지자 대우 측에서 딴지를 걸었다. "누구 때문에 큰 회사인데 다른 회사와 사업을 하느냐"고 압력을 넣은 것. 




전 대표는 "이리저리 인심 잃고 나서 대기업과 계속 사업하다가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더 이상 문제가 생기기 전에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고 판단, 에버다임 브랜드를 런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버다임은 대기업과의 관계를 끊고 중고물품 판매에서 제조회사로 탈바꿈 했고 고층건물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덤프트럭, 브레이커 등 건설작업 장치를 비롯해 지하자원개발 등에 사용되는 록드릴, 아파트 건설의 필수품인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건설기계 생산 기술을 접목해 소방차를 만들고 있으며 올해 정부에서 발주한 소방차 42대중 41대를 수주했다. 


지난해 매출액 1868억원, 영업이익 154억원, 당기순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액 240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 상반기까지 매출액 1200억원을 달성해 24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버다임은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2008년 `수출 1억불` 탑을 수상한데 이어 대통령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중소기업대상과 히든챔피언에도 선정된 바 있다. 


2010년말 신한제2호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신한PEF)가 지분 18.56%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전 대표 6.52%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30.69%다. 


◆He is = 1955년생, 청주대학교 행정학,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대우중공업(주), 한우건설기계 설립, 현 에버다임 대표이사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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