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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크랩][매일경제]순환출자 제동 조짐…현대車·한진 초비상

순환출자 제동 조짐…현대車·한진 초비상

 기사입력 2012.03.29 20:39:16


 

4ㆍ11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이 `순환출자 금지`를 포함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책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일부 대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한진 등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대기업들은 정치권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29일 "순환출자 문제가 크거나 경영권 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그룹은 사실상 비상시국"이라며 "대기업마다 정치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순환출자 금지가 현실화하면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가 이중으로 돼 있는 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까지 감안하면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현대차그룹 재무라인 교체가 지배구조 개선과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선다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계와 승계 구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데다 공정거래법 등 법적 걸림돌까지 있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지주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이 현 상태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려면 최소 2조원 이상 세금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순환출자 금지 등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한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은 "정치권 문제 제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검토한 것이지만 세금과 자금 마련 과정에서 소액주주와 관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대기업 순환출자를 단기간에 해소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경제에도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유예기간을 10년 이상 길게 두거나 순환출자 금지보다는 출자총액제한 같은 제도를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대車, 순환출자 풀려면 세금만 최소 2조원 
◆ 정치권 순환출자 제동 ◆ 

 
주요 그룹 가운데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가진 그룹은 삼성 현대차 한진 등 13곳에 이른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순환출자 금지가 현실화하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중 순환출자 구조인 데다 이를 풀려면 경영권 확보는 물론 승계 문제와도 직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핵심은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면서 순환출자 구도를 풀어가는 묘수를 찾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기본적으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여기에 현대제철까지 연결돼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도 지분이 얽혀 있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16.88%) 지분과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5.66%)을 처분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은 약 28조원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는 6조3000억원 정도다. 초기 취득가액을 감안하더라도 계열사의 세금 부담이 최소 1조원은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는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승계 문제가 직결돼 있다. 순환출자 해소 문제가 타 그룹에 비해 복잡해지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상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질 경우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기업은 `현대모비스`라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문제는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의선 부회장은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의선 부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 문제를 풀려면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31.88%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맞교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주가가 워낙 올라 현대글로비스에 비해 시장 가치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정 부회장 보유 지분에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11.51%까지 합치더라도 현대글로비스 43.39%의 시장 가치(28일 종가 기준)는 3조2700억원 수준이다. 

반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의 시장 가치는 4조7500억원에 달한다. 1대1 교환비율을 맞춘다고 가정하면 1조4800억원의 갭을 메워야 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 가치가 높아져)이 갭이 마이너스로 바뀌면 순환출자 해소가 가능하다"며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23.8%를 보유하게 되고, 이후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을 통해 60%까지 지주회사 지분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구조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순환출자 고리인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 5.66%도 지배구조상 정 부회장이 사들이는 게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돈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 주목하고 있는 비상장사가 바로 현대엠코다. 

정 부회장이 25.06%를 보유한 현대엠코를 키운 후 상장(IPO)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후 이미 상장된 현대건설과의 합병 수준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엠코를 현시점에서 상장할 경우 지난해 순이익(890억원) 대비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적어도 1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 변호사는 "오너 지분율이 높은 현대엠코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현대건설과 합병이 이뤄질 경우 유리한 합병비율을 얻기 위해서는 현대엠코의 가치가 높아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장 공정거래법이 걸림돌이다. 순환출자를 끊었을 경우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가 자회사ㆍ손자회사ㆍ증손회사로 연결된다. 

지주회사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현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사는 금융 자회사를 갖지 못하고 손자회사(기아차)는 증손회사(현대글로비스)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긴 하지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능성만 보고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무작정 순환출자 금지만 외칠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처한 여건을 감안해 관련 법 정비와 당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하나 관건은 세금 문제다. 주식 맞교환 등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계열사뿐 아니라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내야 하는 세금 역시 조 단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에 대해 감면이나 이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분을 기업이 사들이거나 다른 곳에 팔아야 한다"며 "기업을 살 경우 투자 여력이 줄고 다른 곳에 팔 경우 우량 자산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KAL, 정석기업 지분 26% 처분 고심 
◆ 정치권 순환출자 제동 ◆ 

순환출자는 재계 서열 1ㆍ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문제만은 아니다. 롯데 한진 한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순환출자와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함께 갖고 있는 한진과 한화다. 

한진그룹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정석기업이 순환출자의 핵심 연결고리다.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정석기업이 한진 지분을 17.98% 갖고 있고, 한진은 대한항공 지분 9.72%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시 정석기업 지분 26.01%를 소유 중이다. 

여기에 한진관광이 추가되면서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도 만들었다.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한진관광 지분 64.9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반면 한진관광도 정석기업 지분 22.26%를 가진 대주주다. 한진관광의 경우 한진 지분도 1.43% 보유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26.01%의 정석기업 지분을 파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상장기업인 정석기업 지분의 장부가액은 752억원 수준이다. 정석기업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2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고 조 회장의 세 자녀인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이 각각 1.2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으로서는 세 자녀가 공동으로 대한항공이 가진 정석기업 지분을 가져갈 경우 순환출자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재원 마련 문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주목받는 회사가 한진그룹 내 정보기술(IT) 업체인 유니컨버스다. 한진가 세 자녀가 가진 유니컨버스 지분은 85%에 달한다. 장남인 조원태 전무가 35%로 가장 많고 장녀와 차녀인 조현아 전무, 조현민 상무가 각각 25%씩 갖고 있다. 당초 이들 세 자녀의 지분은 62.3%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조양호 회장과 한진정보통신이 22.7%의 지분을 넘기면서 지분율이 확대됐다. 

유니컨버스 대표는 조원태 전무가 맡고 있다. 직원이 18명에 불과하지만 2010년 매출액은 144억원에 달한다. 그룹 내 물량을 고정적으로 받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한진그룹이 유니컨버스를 성장시킨 뒤 이를 기업공개해 여기서 생긴 자금으로 3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형식상 순환출자 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순환출자 구조가 아니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주)한화→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주)한화`로 연결돼 있다. (주)한화가 대한생명 지분 21.67%를 보유하고 있고, 대한생명이 한화손해보험 지분 37.79%를 보유한 대주주다. 그런데 한화손해보험이 보유한 (주)한화 지분은 0.19%(14만3000주)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화가 장기적으로 승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다면 현 지배구조는 어떤 식으로든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화 내부적으로도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끊임없이 진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가는 것이지만 금융계열사인 대한생명이 지배구조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문제다. 대한생명의 최대주주는 (주)한화가 아니라 지분 24.88%를 보유한 한화건설이다. 한화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 SK 공정거래법 개정 안돼 `증권` 강제매각 위기 
◆ 정치권 순환출자 제동 ◆ 

SK는 LG와 함께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지배구조를 개선한 대표적인 그룹이지만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손자회사를 두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때문에 법 위반 상태에 놓여 있다. 수십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SK그룹은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SK증권을 강제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SK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항변하고 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총선과 대선이 겹쳐 있는 올해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SK뿐 아니라 두산그룹도 두산캐피탈과 BNG증권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다. 

대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보유 중이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통과가 난망해지면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만 해도 현대차 계열사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HMC투자증권이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단순한 금융계열사가 아니라 자동차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핵심 계열사업이라 이를 떼놓고 지배구조를 염두에 두는 건 쉽지 않다.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현대중공업도 CJ가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매각한 하이투자증권을 계열사로 보유 중이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진 순환출자 구조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90조원에 이를 정도로 높아진 점이 부담이다. 

[황형규 기자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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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전무죄 무전유죄' 가 되려나...
법이란 기득권에게 참으로 관대한 것 같다.
버텨도 되고, 살살 바꿔도 되니..
아주 조금으로도 전체를 자기 것인양 여기는 이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묵인해 주어야 할까?


SRI의 주요 항목인 ESG 중 G(Corporate Governance)에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사라 생각된다.
이런 잠재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기업의 건전한 지배구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건전한 기업에게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