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해제 _ 우석훈>
* 동네슈퍼가 밤 12시 무렵까지 문을 여는 프랑스 파리와는 달리, 스위스 제일의 경제도시 취리히는 7시~8시 사이에 동네 슈퍼까지 전부 문을 닫았다. 프랑스에서도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문화 할인스토어인 'Virgin'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겠다는 방침을 전해들은 프랑스 인들은 수개월간 나라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이 문제를 논쟁화시켰다. 심지어 '손석희의 100분 토론' 같은 TV방송 프로그램에까지 버진의 12시 영업 문제가 거론되었다.
* 나는 취리히의 동네 슈퍼들이 일찍 문을 닫는 일쯤은 유럽이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술을 사려고 마음먹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당시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술을 사기 위해 숙소 옆에 있는 규모가 제법 큰 할인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 시간을 뒤져도 술은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시내에 위치한 더 큰 매장에도 가보았지만 술은 없었다. '아니 취리히 슈납스(감자로 담근 독주)가 유명하다더니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리하여 이틀이 지나도 술을 사지 못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할인매장이 취리히 시내로 들어오면서 소상인연합 혹은 시민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알코올음료를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그 흔히 슈퍼라고 생각하는 가게와 비슷한 것으로, 취리히에는 'COOP'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들이 종종 있다....취리히의 쿱은 소상인연합회에서 주관한 것으로, 구멍가게들이 큰 건물에 함께 입점하여 일종의 백화점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취리히에서 술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작은 슈퍼와 쿱에서만 살 수 있다. 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인 것이다.
* 노르웨이...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세계에서 가게 문을 가장 일찍 닫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식당업이 가장 덜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 유럽의 경우, 취리히가 좀 극단적인 경우지만, 'Carrefour'의 나라인 파리에서조차 까르푸가 도심 내로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 유럽에서 대형 할인매장이 도심에 들어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들어간다고 해도 주차장 사용에 제약을 가하거나, 취리히처럼 알코올 음료, 즉 술을 아예 팔지 못하게 한다거나, 영업시간을 줄인다거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타협이 벌어진다. 도대체 유럽의 소비자들은 어떤 바보이기에 그런 이상한 제약을 받아들였을까? 그들은 정말 바보였을까? 우리는 종종 잊어버리곤 하지만, 소비자라는 존재는 어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노동자 혹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알바들, 노동자들인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물론 잘사는 부모 덕분에 주체 못할 돈을 물쓰듯이 쓰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자기가 번 돈 외에는 추가로 쓸 돈이 별로 없다....즉 이러한 소비자들이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아웃렛 매장에 게서 벌이는 대규모의 쇼핑 행위는 착취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소상인들의 붕괴와 함께 지역경제가 무너지는 현상은 미국 현상에 가까우며, 한국도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 스위스나 프랑스의 지역소상인연합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지역경제'에서 나아가 '지역문화' 혹은 '자치'를 보호하는 일을 자신들의 역할로 인식하고 있었다. 보수적인 소상인들의 이러한 역할 변화는 바로 마케팅 사회를 맞이하면서 일어난 할인매장 열풍, 그로 인한 영세상인의 몰락에 맞서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러나 한국은 그러한 변화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 경부선을 따라 내려가는 할인매장 네트워크, 최근에는 여기에 초소형 할인매장까지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변두리 동네 구멍가게마저 살아남기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 이래도 지역경제가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면, 그야말로 한국은 '신이 내린 경제국가'일 것이다. 어쩌면 마케팅 사회는 한국에 너무 빨리 왔고,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지역 소상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유럽과 같은 네트워크를 구상해볼 새도 없이, 전광석화처럼 이미 상황이 종료된 측면도 없지 않다.
* 우리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한동안 카드 할인 포인트와 제휴하면서 동네 빵가게가 "죽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일부에서는 엄살이라고 했지만, 정말 많은 빵가게가 죽었고, 소박하지만 맛있는 빵을 그날그날 구워 팔던 동네 제빵사들이 한국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제 우리는 제빵사 단기 연수를 받은 뒤 빵의 원재료를 납품받아 구워 파는 사람들의 들쭉날쭉한 빵을 먹어야 하고, 그나마 빵 종류도 줄었다. 빵가게 주인이 특히 잘 만드는 빵이 동네마다 있었는데, 2~3년 사이에 그게 사라져 버렸다. 빵장수의 비유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 얘기였다. 우리는 예전보다 빵을 더 많이 먹지만, 사실은 더 맛없는 빵을, 그리고 결국에는 더 비싼 가격에 사 먹게 되었다. 도대체 돈은 누가 가져가고, 이익은 누가 보았는가?
한국에 밀가루를 파는 해외 곡물상만 돈을 벌였고, 그 곡물펀드에 투자한 펀드들만 돈을 가져갔을 뿐, 카드사나 빵집이나 국내 소비자나 장기적으로 이득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내에서 열심히 경쟁헤서 도매상만 이득을 본 셈이다.
* 이 책의 저자도 지적하는 말이지만, 21세기 경제의 특징은 생산자나 소비자, 아무도 이득을 보지 못하고 유통 자본이 대부분의 이득을 가져간다는 점이다. '똑똑한 소비', '효율적 생산'은 허울 좋은 말일 뿐, 결국 대규모 유통업자들만 이익을 본다. 그리고 한국은 그러한 대형 유통업자들 사이의 경쟁도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다.
* 일상의 디테일에 자본주의 지역경제의 큰 힘이 숨어 있다는 교훈을 얻고 부디 하루하루 지갑을 열면서, 내 돈은 어디로 가고 이 물건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딱 한 번씩만이라도 상황을 살펴보길 바란다.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할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국민경제를 위해...
*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 최종적으로 누구 주머니에 들어갈 것인지 그 '어디에서 어디에로'를 한 번씩만이라도 살펴보길 바란다.
* 옛말 틀린 것 없다. "싼 게 비지떡이다." 마케팅 사회에서 누군가 내 코를 베어가지 않도록 하고 내가 지불한 돈 때문에 내 일자리가 날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기해야 할 경구일 것이다.
<독자들에게>
* 비슷한(심지어는 동일한) 상품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가격은 구매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요컨대 저렴하면 저렴할수록 좋은 것이다. 나 역시 저렴한 상품들을 즐기며 살고 있다 '6주 뒤에 세계가 멈추지 않을까?' 하면서도 노점에서 10달러짜리 짝퉁 시계를 사고, 타깃 매장에서 석 장에 15달러인 속옷을 구매하며, 아웃렛에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안경을 구입한다. 또한 할인점 가정용품 코너에 들리면 나중에 쓸 생각으로 열쇠고리, 손전등, 수납상자, 그리고 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값싼 다른 상품들도 구입한다. 또 다른 사람들처럼 매달 쏟아지는 청구서 속에서 불안정한 소득으로 수입과 지출을 맞츤다. 이런 행동들을 단순히 '검약'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할인에 대한 갈망은 검약 정신 그 이상의 무엇에서 비롯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시각은 대개 환상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싼 상품은 알고 보면 쌀 수밖에 없는 상품인 것이다....싸구려 제품들은 금방 못 쓰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제품들에 대한 욕망은 줄어들지 않는다.
* 1960년대 초 '유통 대격변' 속에 상인 수백 명이 대형 할인점들에 밀려 상점 문을 닫았다. 1970년대에는 할인이 모든 시장 부문으로 확산되었고, 철물과 장난감, 가구 부문에서 전문매장을 특화해 상품을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Cartegory Killer'의 등장으로 기존 소매체인들의 절반 이상이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할인점들이 해외 공급업체들로부터 모든 기회를 사들이면서, 수백만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다. 가격은 무너졌고 소비자 부채는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할부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상당한 관련이 있다.
* 할인이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살펴보면, 월마트 같은 할인업체에서 쇼핑한다고 우리의 생활이 정말 더 풍요로워질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할인점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일조하고 있고 그 자체가 승리일 수 있지만, 과거에 있었던 대공황은 인플레이션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이션, 특히 임금 디플레이션의 문제였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임금 정체와 부채 증가로, 할인 판매는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할인 구매로 절감한 비용은 주택비, 교육비, 의료비 같은 필수 요소들의 가격 인상분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저렴한 연료, 저렴한 대출, 저렴한 소비재는 결코 구원의 손길이 아니다. 오히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기로 계약을 맺은 파우스트처럼, 우리는 할인과 파우스트적인 계약을 맺음으로써 최악의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염가를 추구하는 경제 분위기는 혁신을 저해하고 한때 번영했던 산업들을 무너뜨리며, 장인의 솜씨라는 자랑스러운 유산을 위협한다. 염가로 미국 문화가 극적으로 바뀌었고, 미국인들의 우선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 솔직히 말해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나는 많이 달라졌다. 공장형 아웃렛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보게 되었고, 팔다 남은 상품들에 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닭다리를 구매하면서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노점에서 손목시계를 구매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검소한 사람이다.
<감사의 글>
* [The Cfaftsman]
<머리말 _ 그레샴의 법칙>
* "가진 것보다 적게 쓰는 법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현자의 돌을 가진 것이다."....벤저민 프랭클린
"If you know how to spend less than you get, you have the philosopher's stone."
* "우리가 기뻐할 때 이 기쁨은 실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저 겉만 화려하고 속은 변변치 않은 기쁨의 상징일 뿐이다."...앨런 와츠
* '그레샴의 법칙'...16세기에 상인 Thomas Gresham이 은의 함량을 높여 영국의 통화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간청한 이래로, 경제학자들은 이런 형상을 'Gresham's Law'이라고 불렀다. 이 법칙의 토대가 된 원칙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것이다....시장에 좋은 품질의 화폐와 나쁜 품질의 화폐가 동시에 존재할 때 품질이 떨어지는 화폐가 살아남고 좋은 품질의 화폐는 사라진다는 뜻.
<1 _ 할인제국의 건국 신화>
* "임금이 높으면 제품을 싸게 팔 수 없다. 직원이 매우 친절해서 다른 곳에서 더 나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를 내보내는 것이 낫다."...프랭크 울워스
* 울워스는 임금이 가장 싼 사람들만 점원으로 고용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젊은 미혼 여성들이었다. 울워스는 체인점 운영 초기에 점원들에게 일주일에 2달러 혹은 3달러를 지불했다. 당시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물론 울워스는 이를 알고 있었다....울워스는 최저임금마저도 사업 계획에 포함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 1차 세계대전 이후 체인점은 1920년 약 5만 개에서 1929년 14만 1,492개로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민주주의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데 영세 소매업은 매우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체인점들은 현지 영세 상인들이 설 자리를 빼앗고 지역사히에서 부를 앗아갔으며, 숙련된 근로자들을 점원과 계산원으로 대체시켰다. 그리서 이 체인점은 미국인의 생활 방식을 직접적으로 훼손시키는 적으로 간주되었다.
1920년대 체인점에 반대하는 전국 단체 및 지역 단체는 거의 300개에 이르렀다. 이는 당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7퍼센트에 이르는 수치다. 논설위원들 역시 많은 소매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체인점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 텍사스 하원의원 라이트 패트먼..."많은 독립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경제력을 나눠주는 것이 미국 경제의 토대를 굳건히 하는 길입니다. 프랭클린과 제퍼슨은 상업화가 아무런 희망도 업는 무산노동자 계급을 양산할 수도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우리는 영세자영업이야말로 피고용인이 고용주가 될 수 있는 사회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독립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전체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였습니다."
* 1920년 대공황이 발생하자 실업과 재정 파탄이 줄을 이으면서 미국 경제 사회의 풍경이 달라졌고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사고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워너메이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자유방임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소명을 따르는 길이라는 주장에 비난이 쏟아졌다. 대기업들에 대한 불신은 점점 커져갔고 정부는 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 이해집단에 맞설 수 있도록 힘없는 경제 집단들을 규합하려 노력했다.
실업률이 20퍼센트를 넘어서자, 정부는 대형 소매업체들이 영세업체들을 파산시키지 못하도록 가격을 고정시켰다.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산업부흥법the National Industrial Recovery Act은 근로시간, 임금, 공정거래에 관한 지침이 포함된 일련의 비즈니스 행동 강령을 확립했다. ...1936년 로빈슨-패트먼 법Robinson-Patman Act...이것은 공정거래법으로서 체인점들이 제조업체들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아, 경쟁업체를 도산시킬 수도 있는 과도한 가격 인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1년 뒤, 의회는 공정거래법이 반독점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밀러-타이딩스 법Miller-Tydings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률 아래서 제조업체들은 자사 브랜드 상품의 경우 최소한의 소매가격을 정할 수 있었고, 대기업들도 더 이상 인하할 수 없는 법적 최저가를 확보할 수 있었다.
* 신기술들, 그중에서도 텔레비전은 물질세계와 미국의 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1948년 35만 가구밖에 되지 않았던 텔레비전 보유 가구 수가 그로부터 5년 뒤인 1953년에는 2,500만 가구로 폭증했다. 갑자기 미국 가정의 절반이 거실에 텔레비전을 갖추게 되었고, 상인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판촉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 생생하면서도 때로는 공격적인 광고들이 미국 전역을 뒤덮었고 사람들의 소비 수준을 기록적으로 끌어올렸다. 광고비가 크게 증가하자, 진보적인 경제학자 존 K. 갤브레이스John K. Galbraith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는 광고를 비난하고 나섰다.
* 아이젠하워 정부 말기에는 할인점 3,000곳이 미국 곳곳에서 50억 달러의 연매출을 올렸다. 할인점들은 아동복과 장난감 부문에서 최대 소매업체로 부상했고, 스포츠용품과 자동차 액세서리, 정원용품, 가정용품 부문에서는 두 번째로 큰 소매업체로, 건강 및 미용 보조용품, 여성의류, 신발, 가구, 보석 부문에서는 세 번째로 큰 소매업체로 성장했다. 할인점은 오늘날 소매 풍경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이 풍경은 아마 영원히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 2 _ 누가 건국의 아버지인가>
* "저렴한 상품이 있으려면 저렴한 노동이 있어야 하고, 저렴한 노동이 있으려면 저렴한 국가가 있어야 한다. 그런 국가는 우리 아버지들이 건국한 국가도 아니고, 우리 아들딸들이 지켜나가고자 하는 국가도 아니다." 윌리엄 매킨리, 25대 대통령
* 한 비평가는 이렇게 말했다. "전통적인 백화점의 모토가 '잘 팔리는 상품은 다량 보유하고, 잘 안 팔리는 상품은 소량 보유하라'라면, 할인점의 모토는 '잘 팔리는 상품은 다량 보유하고, 나머지 상품은 모두 없애버려라'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할인점을 방문했다가 찾는 물건이 없어 크게 실망하지만, 본래 사려고 하지도 않았던 물건들을 잔뜩 사서 기분 좋게 할인점을 나서기도 한다. 실망한 고객들과 확대된 이윤이라는 이 역설적인 짝짓기는 할인점 모델의 특성이다.
* 1962년에 [포츤]은 '유통혁명'이라는 제목으로 4부에 이르는 연재 기사를 실었다....이 기사를 통해 점점 커져가는 할인점의 지배력과 그것이 미국인들의 삶이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다소 상세히 조명했다.....
제조업체들은 소매업체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들은 할인업체들이 저가에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품목들로 생산을 국한시켜야 했고, 그 결과 제조업체들과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 제조업체들은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권리가 크게 줄었다. 소비자들 역시 어느 때보다 다양하 상품을 공급받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표준 제품에 약간의 변화를 준 제품들만 늘어나 선택의 폭이 줄었다.
* Peter Doeringer는 대량소비 문화가 상품의 다양성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국인의 90퍼센트가 한정된 대량판매업체들로부터 의류를 구매하고 다른 선진국들의 소비자에 비해 의류비를 적게 지출하는 편이다. 그들은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옷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여러분이 '저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자 한다면 '표준화'가 그 열쇠다." 되링거는 이런 현상이 쉽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스타일들로 선택의 폭이 좁아질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Category Killer...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과 달리 상품 분야별로 전문매장을 특화해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 누진과세제도도 공정한 소득 배분에 일조했다. 공화당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에는 최고소득자들이 최대 91퍼센트의 세율을 적용받았고, 미주당의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ㄹ에는 78퍼센트의 세율을 적용바았다. 그리고 하급 근로자들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경력 사다리가 존재하는 기업의 계층 구조 역시 근로자들의 임금을 끌어올려 소득 배분에 일조했다.
* 1970~2008년에는 국민생산량이 3배가 되었다. 미국인들은 컴퓨터, 휴대전화, 허머, 하이브리드 제품, 고화질 대형 스크린 텔레비전,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같은 스마트한 제품들을 방대히 제공받았고, 그 목록은 점점 길어졌다. 이런 제품들과 다른 많은 제품들의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때로는 극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리들 대부분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중산층 가정의 소드은 늘지 않았다. 젊은 근로자들은 오히려 수입이 줄어들었다. 2008년 경제 붕괴 직전에도, 1990년대에 출생한 미국인들은 역사적으로 부모 세대보다 소득이 적은 첫 세대가 될 위기에 몰렸고, 1980년대 출생한 근로자의 가족들은 이미 곤경에 빠져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여성을 제외하고 25~34세 사이의 근로자들은 기존 세대들이 동일 연령이었을 때보다 소득이 더 낮았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젊은 남성들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1975년 이래 그들은 실질 소득이 거의 29퍼센트 줄어들었다.
반면 부자들은 더 부유해졌고, 초특급 부자들은 더더욱 부유해졌다. 순소덕의 80퍼센트가 상위 1퍼센트의 소득자들에게 돌아갔고, 총 소득에서 그들의 몫은 대공황 이래 본 적 없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온 이야기로, 미국인 대다수가 빈털터리가 되어 부자들을 위한 들러리 노릇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시사했다.
<3 _ 승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 애덤 스미스 [도덕 감정론Moral Sentiments]..."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이라 해도 그의 본성 속에는 다른 사람의 번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달느 사람들의 행복을 필요로 하는 도의심이 존재한다. 바록 그로부터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지켜보는 즐거움 밖에 없다고 해도 말이다. 최악의 악당, 가장 냉혹한 범법자라고 해도 도의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스미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감성을 의사결정의 열쇠롤 보았던 도덕철학자들이었다. 그러나 20세기 경제학자들은 스스로 철학자가 아닌 '경성과학자'라고 생각했다. 측정 가능한 것과 절대적인 것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자 말이다. 그들은 심리학과 관련된 그 무엇도 원치 않았다. 그들은 심리학을 '연성과학'으로, 즉 주관적인 학문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이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결정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죄책감, 공평함, 정의, 후회 같은 가변적인 요소들을 버리고, 인간의 행동이 이기적인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편리하면서도 터무니없는 가정을 했다.
이 경제학자들은 경제적으로 완벽한 존재, 일명 호모 이코노미쿠스Jomo Economicus를 경제 모델로 삼았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사진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전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가설적인 존재다....이런 가정은 결국 효용 극대화 이론을 낳았다. 이 이론은 정상적인 인간의 어떤 행동이 아무리 어리석거나 이상해 보여도 그로써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면 이성적인 행동이라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리라 예측할 수 있다....
사실 효용 극대화 이론으로는 돈과 관련된 인간의 많은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 경성과학자hard scientist...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 등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학자
* 연성과학자soft science....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등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
* heuristics...명확한 실마리 없이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판단을 내리는 접근 방식
* 사람들은 모두 이기는 것을 추구하는가? 물론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기고 싶은 마음보다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 최후통첩게임Ultimatum Game...사람들이 절반에 미치지 않는 몫을 받기보다 '빈손'을 택하는 이유는 이성보다 공정함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스스로 공정하게 게임에 임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정함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성향 때문에 곤혹스러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공평한 거래라 생각되면 그 거래로 이익을 얻는다고 해도 거래하기를 꺼려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금전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즉, 다른 사람이 더 많은 몫을 차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자신의 몫까지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다.
* 한동안 과학자들은 '감정'이 과거 경제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적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뇌 부상으로 감정 기능이 손상된 환자들은 경제적 판단을 거의 내릴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Antonio Damasio....일련의 실험...[데카르트의 오류]...감정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기능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
*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원숭이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기꺼이 손해를 감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일부 원숭이들은 다른 원숭이보다 적게 가질 바에는 아예 갖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최후통첩게임은 인간도 종종 그런다는 것을 보여준다.
* 공정함을 추구하고 요구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유전시켜 진화 우의를 점할 가능성이 다른 이들보다 높았다.
* Dan Ariely..."경제학은 종교입니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도록 행동하리라고 가정하죠. 하지만 이것은 믿음일 뿐 증거는 없어요."...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사했고 열여덟 살에 군에 입대했다. 그는 군에서 마그네슘 인공광 폭발로 신체의 70퍼센트에 3도 화상을 입어서 중도에 제대하고 3년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대학 입학 첫해에 애리얼리는 새살이 올라오는 피부조직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탄력 붕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고 다녔다. 그는 탄력 붕대 사이에 눈과 귀, 입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처럼 괴로운 과정에서 애리얼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증거가 아니라 감정을 토대로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었다.
* 과도한 가치폄하hyperbolic time discounting...
작은 보상은 지금 받고 큰 보상은 나중에 받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작은 보상을 선택하고, 작은 보상과 큰 보상 모두가 일정 시간 뒤에 제공된다면 큰 보상을 선택한다는 것
*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 때문에, 인간은 보상이 한참 뒤에 이루어지면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보상이 점점 가까워지면 격정에 휩싸여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 애리얼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초콜릿 반 상자를 받는 것이 더 좋은지, 아니면 일주일 뒤에 한 상자를 받는 것이 더 좋은지 선택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지금 반 상자를 갖겠다고 할 겁니다. 그러나 일 년 뒤 초콜릿 반 상자를 받을지, 아니면 일 년하고 일주일 뒤에 한 상자를 받을지 선택해야 한다면 한 상자를 택할 겁니다." 다음 주든, 일 년하고 일주일 뒤든 시간 차이는 일주일로 동일하다. 그러나 지금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소비할 것인지가 계산과 판단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소매업자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 시한폭탄처럼 일정 시간 동안만 가격 할인을 해주는 전략을 구사한다...."우리 모두가 현재에 대해서는 보다 감정적이고, 미래에 대해서는 보다 이성적이기 때문입니다."
* 할인은 인간의 마음에 여러 가지 장난을 친다. 그리고 보다 흥미로운 것은 할인이 구매품 자체와 소비자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할인을 원하지만 할인을 받은 만큼 품질이 떨어지리라는, 암묵적이면서도 무의식적인 가정을 한다....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수록 우리는 그것을 덜 가치 있게 생각할 것이고 덜 조심스럽게 다룰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한 제품은 더 빨리 닳고 부서질 가능성이 높다. 정가보다 싸게 구입했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그런 생각이 제품의 가치와 효과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 심오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충동적인 사람일수록 위험이나 자극에, 더 정확히 말하면 예상되는 위험이나 자극에 보다 민첩하게 반응한다.
*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은 갑자기 공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공포가 예상되기 때무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히치콕은 작가 겸 영화감독이었을 뿐 아니라 선견지명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오늘날의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 즉 기대가 인가의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강력한 동인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것을 영화에 이용했다.
*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의 뇌는 5달러를 따거나 잃을 '가능성'으로 크게 흥분되었지만, 실질적으로 5달러를 따거나 잃었을 때는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다시 말해 뇌를 흥분 상태로 만드는 것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었다. 히치콕이 간파했던 것처럼, 뇌의 반사적이고 원시적인 부분은 특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보다 특정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때 더 격하게 반응한다.
* 과학자들은 고통에 대한 두려움 역시 고통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George Lowenstein..."고통의 가능성이 고통의 원인인 듯하다."
* 선사 시대 초기 인류가 동굴에서 나와 먹을 것을 찾아다니게 된 것은 과일과 열매를 실질적으로 맛보아기 때문이 아니라, 맛보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초기 인류가 짐승을 만나면 달아났던 것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에게 실질적으로 물렸기 때문이 아니라, 잡아먹힐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현대 인류는 이런 유산의 득을 보고 있다. 아침에 우리를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며, 성공 자체가 아니라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리고 할인판매의 경우도 할인제품을 구매하도록 우리를 부추기는 것은 할인제품 자체라기보다 싸게 잘 구매한다는 기대감일 때가 많다.
* 팔아야 하는 무엇인가를 갖고 있을 때....너무 높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낮게 책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다.
* Erica Dawson...'동기에 의한 추론motivated reasoning'...동기에 의한 추론이란 결국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에 이치하는 증거들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우리는 대부분 기존의 믿음을 지키려는 욕구가 있고, 이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불완전한 정보나 증거의 경우에도 그것이 우리의 믿음을 뒷받침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다.
* 도슨..."제품이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을 경우, 소매업자는 적당하거나 낮은 가격 할인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을 모르거나 제품에 중립적인 생각 혹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경우, 거액의 가격 할인은 사실 구매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 결정은 이성적이었지만 그 결과에 후회할 수도 있다. 인간은 실제 결과와, 하지 않은 선택의 결과를 비교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게 된다. 우리는 실제 일어난 일을 초월하여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상상할 수 있다.
* 후회가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후회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혹은 기회를 간과하지 않도록 깨달음을 준다.
* 대개 인지력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후회도 심한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훗날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깊이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지력이 낮은 사람들은 보다 충동적이고 덜 신중하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할 가능성이 더 낮다. 그들은 자신이 잘못도니 결정을 내릴까 걱정하는 수준이 덜하기 때문에 더 결단력이 있어 보이고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스스로를 탓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인지력이 높다고 반드시 더 똑똑한 것은 아니며, 그저 자기 성찰이 더 뛰어난 것뿐...자기성찰이 뛰어난 사람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성찰 때문에 우유부단해지 경우는 더욱 그렇다.
* 인간은 (할인을 포함해)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는 상항이라면 어떤 상황이든 그것을 합리화하는 데 능하다.
* 생각해보면 결국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부담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4 _ 아웃렛 전략>
*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할인가격이 사실은 할인가로 위장한 정상 가격인 경우가 종종 있다....부풀려진 준거가격이 심각한 문제
* 준거가격과 선택적 할인판매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적인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식품점에서 할인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 비록 그 할인가가 사실은 다른 상점의 정상가보다 더 높다고 해도 말이다. 정상 가격과 할인가격 간의 가격 차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구매 욕구가 생긴다. 제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절감되는 비용을 더 생각하기 때문이다.
* Dana Thomas, [Deluxe: How Luxury Lost Its Luster]
* "오늘날 아웃렛 몰은 준거가격을 이용해 고객을 속이는 대표적인 장소다."...리첸스타인
* 코치 아웃렛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의 약 80퍼센트는 아웃렛용으로 제작된, 보다 저렴한 제품들이다.
* 궁극적으로 대형 아웃렛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 많은 인기있는 브랜드들이 보다 저렴한 하위 브랜드를 공급한다. 갭은 올드네이비라는 하위 브랜드가, Anne Klein은 앤클라인 II, 아르마니는 아르마니익스체인지라는 하위 브랜드가 있다. 인기 있는 아웃도어웨어 메이커인 North Face같은 브랜드들은 보증도, 교환도 해주지 않을 상품들을 아웃렛에서 판매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철학적 질문을 또 한 번 불러일으킨다. 노스페이스 아웃렛 제품이 정말 노스페이스인가?
* 아웃렛은 존립 자체를 브랜드에 크게 의존한다. 브랜드가 없으면 이곳은 그냥 저렴한 할인점일 뿐이다.
* 문명이 생겨나면서부터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브랜드 구축은 소유권 혹은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는 오래된 기술이다. 고대 로마의 장인들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의 인장에서도 브랜드와 품질을 결부시키려는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 현대 마케팅에서 브랜드 자산이란 동일 범주에 속하는 제품들 중 특정 브랜드가 충족시키는 기대의 정도를 말한다.
* 할인점 이용객들이 좇는 것은 브랜드이지, 반드시 진정성인 것은 아니다.
* 할인은 브랜드를 손상시키고, 브랜드가 품질보증서라는 믿음을 떨어뜨린다. 이 희석 효과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브랜드 제품의 프리미엄 버전을 내놓아 가격을 올린다. 예를 들어 노스페이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힘이 가장 많이 드는 운동과 가장 극한적인 상황에 맞게 설계된 노스페이스의 'summit series'는 할인판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들은 할인판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그 위상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 브랜드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있다. 브랜드를 좇는 우리들 상당수가 브랜드 네임 이면에 무엇이 자리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할인점 이용객들을 유혹하는 것이 브랜드만은 아니다. 브랜드 제품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높은 가치와 우리가 실질적으로 지불하는 낮은 가격, 이 모두가 할인점 이용객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5 _ 할인 열풍>
*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 창의력과 혁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와 같은 풍토가 바뀌었다. 약국과 장난감점, 철물점처럼 백화점들은 서로 인수/합병되었다. 그리고 이런 복합기업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들의 영향력 역시 확대되었다. 판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은 더 이상 원하는 바를 소매업체에 요구할 수 없었다. 그런 대형 복합기업을 한곳이라도 놓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1920년대부터 Lord & Taylor, Kaufman's, Famouse-Barr, Marshall Field's, Bloomindale, Macy's가 더 큰 체인에 흡수되었다. 1993년에는 상위 5위 안에 드는 소매업체들이 의류시장의 49퍼센트를 차지했고, 2000년에는 소매체인 10곳이 미국 의류시장의 72퍼센트를 차지했다. 한편 수많은 독립 서점들, 레코드점들, 가전제품 판매점들, 그리고 여타 전문점들이 문을 닫았다. 오늘날 살아남은 대기업들은 판매업체들을 쥐어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특히 장난감, 전자제품, 가전제품, 의류처럼 변화가 심한 소매 부문에서는 더욱 그랬다. 할인 차액 보전금은 이제 일반화되어 소매업체들은 판매업체들에게 당연히 이를 기대하게 되었다.
* 할인 차액 보전금 markdown money...할인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판매업체에서 소매업체에 제공하는 일종의 보조금
* 사실 지난 몇 년간 할인 차액 보전금 지급 관행은 다른 산업들에까지 급속도로 확산되어 영세한 판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을 마비시켰다. 그리고 미지의 시장을 목표로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혁신을 도모하는 일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 한 마케팅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힘의 피라미드 때문에 스스로 중요한 제조업체자이기도 한 대형 소매 체인들에 권력이 집증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가격 수용자price taker가 아니라 가격 결정자price maker다."
* 라마크리슈난..."쿠폰은 직접 할인 방식보다 덜 위험합니다. 쇼핑하러 올 때 어떤 사람은 쿠폰을 오려오지만 모든 소비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쿠폰은 두 가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은 쿠폰을 가져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겠지만, 가격에 덜 민감한 사람은 정상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테니 말입니다."
* 종종 지금은 옳다고 생각되는 행동, 예를 들어 경마에 한 달 월급을 거는 행동이나 점심에 마티니 세 잔을 들이기큰 행동이 내일은 잘못으로 느껴질 수 있다. 애리얼리와 다른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대부분 우선 보상부터 움켜잡고 그 결과, 특히 재정적 결과는 천천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팀 실크는 이렇게 말했다. "리베이트 제공업체 입장에서 성공한 리베이트 캠페인이란 환급 신청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행사로 인한 매출 증대효과가 있는 캠페인입니다."
* 공짜라고 하면 우리는 이성을 잃는다. 면도날 제조업자였던 King Camp Gillette는 이런 일시적인 정신착란을 제대로 이용했다. 그는 안전한 면도기를 공짜로 나누어주고 값비싼 일회용 면도날 수요를 엄청나게 창출해 큰 부자가 되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이 거의 모든 제품 영역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컴퓨터 프린터와 휴대전화를 꼽을 수 있다. 프린트업체는 프린트가격 전부를 리베이트해주고 값비싼 프린트 카트리지로 돈을 번다. 휴대전화업체 역시 전화기 가격을 전부 리베이트해주고 2년 동안 휴대전화 이용료를 받아내 배를 불린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공짜를 선택하는 것이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공짜를 선택한다.
* 샘플을 써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
<6 _ 장인은 죽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다>
* "진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데 페레르des Pereires는 항상 표준화를 혐오했다. 처음부터 그는 표준화에 몹시 반대했다. 그는 장인의 몰락이 인간성의 위축을 초래하리라 예견했다."....루이 페르디낭 셀린느, [할부판매의 종말]
* 이케아...Fika...일종의 커피 타임인 피카는 스웨덴 사람들의 매력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이 시간에는 모두가 의무적으로 함께 커피를 마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사람들은 낮이 짧고 밤이 긴 겨울에 졸음을 내쫓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고 했다.
* 이케아의 사장 겸 CEO인 Anders Dhalvig...이케아가 법적으로 스웨덴 기업이 아니라 Ingka Holding 소유라고 설명했다. 잉카홀딩 자체는 네덜란드 기업으로서 면세 기업인 Stichting Ingka Foundation 소유였다. 1982년 이케아 창립자잉ㄴ 캄프라드는 자신의 모든 주식을 스티흐팅잉카에 기부했고,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자선재단이 탄생했다. 2007년 스티흐팅잉카재단은 순자산이 적어도 360달러에 달했고,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의 혁신'에 헌신했다.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은 사실 자선단체의 일반적 목표는 아니지만, 네덜란드 재단들은 규제나 감시를 거의 받지 않는다. 따라서 자금이 어떤 식으로 이용되는지 알 길이 없다....
캄프라드 가는 면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캄프라드가 세금을 피해 스위스로 망명했다는 사실은 이런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 이케아는 세계 3위의 목재 소비 기업이었다. 할인업체인 홈디포와 로우스가 그들보다 조금 덜 소비하고, 월마트가 그보다 좀 더 소비하는 편이었다.
* 달비그...이케아는 월마트가 아니라고 말했다. "비용이 주된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보다 깨끗하고 규율이 바른 공장을 설립한다고 해서, 혹은 원시림이 아닌 철저히 관리되는 산림에서 목제를 구매한다고 해서 비용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없습니다."...이케아의 목재는 합법적으로 벌채된다고 덧붙였다....이케아는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산림 전문가팀을 고용해 공급업체들을 모니터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 이케아의 비즈니스 모델은 장인의 솜씨가 아니라 직접된 자본centralized capital에 의지한다. 이것은 사회주의자의 궤변이 아니라 부정할 수 없는 사실...
* 장인이 가진 것은 단순히 '일'이 아니라 견습공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성장하며 몇십 년 동안 쌓은 '경력'이다. 경력을 쌓으며 기술을 연마하다 보면 근로자는 재량권이 상기고 그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이를 원치 않는 저가 공급업체들은 아무나 근로자가 될 수 있고 근로자는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원칙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술을 무시한 결과, 기술은 더욱 쇠퇴하고 그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오늘날 시장에서는 할인업체들이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거의 모든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숙련된 노동자들, 예를 들어 숙련된 재단사, 대장장이, 푸주한, 점원, 여행사 직원 등은 점점 드물어질 것이다.
* 오래전 대량생산으로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구매하는 것을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이제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달리 말하면 가능한 한 저렴하게 물건을 공급하는 문제다. 그러나 물건 공급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면 물건 값이 올라가고, 그 결과 그것을 구매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장인의 솜씨와 가격을 맞바꾸는 거래가 더 정당해 보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미덕처럼 보이기도 한다.
* 계획적 진부화 planned obsolescence...새 품종 판매를 위해 구 품종을 계획적으로 진부화시키는 기업의 행동
* William Levitt...브랜트 헐은 이렇게 말했다. "레빗은 한마디로 건축업계의 헨리 포드라 할 수 있죠. 그는 각각의 건설 작업을 작게 세분화해섯 아무런 기술 없이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탁기를 바닥에 고정시키는 일만 했다고 한다.) 이렇게 건축 방법이 바뀐 뒤 20년, 30년이 지나자 세대 전체가 장인의 솜씨로 주택을 짓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장인의 솜씨와 속도, 생산비 간의 균형이 깨졌고 우리는 아직 그 균형을 찾지 못했다.
'대중은 바보'라고 말하기도 했던 레빗은 빠른 속도와 저렴한 가격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수직 독점vertical monopoly을 이루어냈다. 때문에 그의 회사와 자회사들은 삼림에서 재목 저장고, 가전제품 도매업자에 이르는 공급사슬에 포함된 모든 관련 업체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 레빗은 못의 원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못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했다. 그리고 중간상을 없앰으로써 제품 거래에서 커다란 이익을 올렸다. 그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을 고용하지 않음으로써 노동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또한 레빗은 조합원들을 회유하여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도록 만들었다...
레빗타운은 잡역부의 솜씨로 만든 특가 주택단지였다. 규격에 맞게 잘린 재목들이 조립되었고 규격대로 만들어진 배관 부품들이 끼워 맞춰졌다. 그리고 공장에서 막 출고된 최소한의 설비들이 주택에 설치되었다. 레빗타운에서는 누구나 목수가 될 수 있었고, 배관공, 조경사, 지붕수리공이 될 수 있었다.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고 모든 것이 끼워 맞추도록 제작되어 있었다. 레빗타운 거주자들은 기꺼이 레빗타운에 맞춰 변했다.
* 이케아는 바로 이런 전통에서 태어났다. 참신함의 탈을 두집어쓴 획일성, 장인의 솜씨를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 상품의 필요에 맞게 스스로를 바꾸는 소비자, 그것이 바로 이케아였다.
* 지식 경제는 스마트함과 추진력, 야망, 속도를 요구한다. 반면 장인의 솜씨는 기술과 훈련, 꼼꼼함, 인내심을 요구한다. 이 두 속성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은 우리가 한쪽을 택하면 다른 한쪽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아니면 우리가 두 속성 모두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신발과 전자제품, 가구는 이제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으로 전락하면서, 이것을 수리하거나 정교하게 제작하는 장인들이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그리고 장인의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진정 장인의 솜씨로 제작도니 제품들은 더 비싸고 희귀해져 대중이 아닌 부자들만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한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었던 품질과 가치를 겸비한 제품들은 이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디자인' 뿐이다.
<할인, 그리고 불만>
* 사실 부자들은 대용품이 거의(혹은 전혀) 없는 필수품 가격이 상승해도 고통을 받지 않는 반면, 비필수품의 가격이 내려가면 그에 따른 혜택을 모두 누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런 중대한 구분을 흐려놓는다. 심지어 가난한 사람들이 할인으로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는 주장을 넌지시 펴기도 한다.
* 월마트가 보유한 재고의 약 3분의 1은 평균가격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제품들로 절감되는 평균비용은 37센트이고, 전체 품목의 3분의 1 가량은 2센트 정도밖에 비용 절감 효과가 없다.
* 1970년대에 부모 중 한 사람만 밖에서 일했던 미국 중산충 가정은 소득의 절반가량만 고정 경비로 썼다. 그로부터 30년 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미국 중산층 가정들은 고정 경비로 수입의 4분의 3을 썼다. 달리 해석하면, 중산층 가정에서는 필수품을 구매하고 나면 티셔츠와 양상추 구매에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이 과거보다 더 적게 남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저임금 소매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가정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중산층 소비자들도 생활수준의 저하를 막기 위해 최대한의 모기지 대출을 받고 기록적인 카드빚까지 떠안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소득이 필요하고, 수백만 미국인들의 소득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소득 증가율이 필수품의 가격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국민들이 저렴한 소비재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효율성이 향상된 덕에 우리는 세계시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가장 저렴하 값에 구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임금은 낮아졌다.
* 21세기의 서비스 경제는 헨리 포드의 제조 모델이나 노동조합 모델이 아니라 프랭크 울워스의 모델을 토대로 설립되었다. 포드와 달리, 월마트와 할인점들은 대부분 제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만든 상품을 유통시킨다. 1982년에 울워스가 말했던 것처럼, '저렴한 일꾼'의 도움 없이는 저렴한 제품이 유통될 수 없다. 미국은 이제 저렴한 제품을 유통시키는 저렴한 일꾼들로 넘쳐난다. 그리고 그 저렴한 제품은 더 저렴한 일꾼들에 의해 제조되고, 우리는 그들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 의류 할인점인 T.J. Maxx와 Marshall's의 모기업 TJX
* 우리는 미국인들의 경제가 바닥을 칠 때, 할인점은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월마트는 열심히 로비를 벌여가며 노동조합을 견제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계속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ㅎ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얼마 전까지 월마트가 열심히 로비를 벌여가며 근로자들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줄 국민보건개혁 및 기타 보호 장치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 월마트 대변인....Andrew Young..."미국에서 가난은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 할인산업이 가난한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기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할인산업을 이롭게 한다고 할 수 있겠다.
<8 _ 값싼 식량>
*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은 탐욕스런 지주들과 힘없는 농부들에게 단일 작물 재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당시 아일랜드는 생선, 소고기, 귀리, 밀 등 풍부한 식량자원이 있어 식량 수출국이기도 했따. 하지만 그들은 고기와 곡식을 보다 부유한 국가들에 수출했다. 아일랜드 국민 100만 명은 굶어 죽었고 150만 명은 기아를 피해 북미로 도망쳤다. 어떻게 보면 아일랜드의 비극은 식량 부족 때문에 이나리, 가난한 사람들이 사 먹을 수 있을 만큼 저렴한 식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다.
아무튼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통해 단일 작물 재배가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단일 품종들이 부유균이나 세균의 공격에 엄라나 취약한지를 어렵게 배웠다. 하지만 여전히 식량가격이 더 저렴해야 한다는 생각은 떨쳐버리지 못했다. 이런 생각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150년 전 아일랜드에서 기근이 발생했을 때는 실질적인 식량 부족 탓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2008년 세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식량이 풍부해졌다.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돌아가고도 남을 만큼 식량이 풍부해졌다. 하지만 풍부해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아이티, 미얀마, 에티오피아, 수단 사람들은 그들이 재배하고 수확한 식량들이 다른 이들에게 공급되는 밞에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일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1984년~1985년 사이에도 에티오피아는 영국에 콩을 지속적으로 수출했지만, 에티오피아인 100만 명은 기근으로 죽었다. 또한 수단은 1989년 지속적인 기근 위협에도 수수 40만 톤을 EC(유럽공동체)에 동물 사료로 팔았다. 오늘날 지속적인 식량 부족에도 여전히 많은 최상급 농지드리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 재배에 쓰이고(에티오피아 수출품의 50퍼센트 이상이 커피다), 수단에서는 목화 재배에 쓰인다(수단 수출품의 50퍼센트는 목화다).
수출품과 환금작물cash crop들이 그들 경제에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작물들은 그들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수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단일 작물 재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식량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일이다. 200년 전 아일랜드처럼 말이다. 보다 저렴한 식량에 대한 세계인의 수요가 가장 힘없는 사람들, 즉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니 끔찍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공장화된 현대식 농장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농장이 아니라 공장임을 알 것이다. 오늘날 농장은 농기업들과 여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술 덕분에 평범한 농부들이 이뤄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연구소에서 유전자가 조작되고, 감금된 채로 옥수수와 성장 호르몬을 먹어 살이 찌고, 지속적으로 항생제 주사 맞은 가축이 새로운 동물 표본을 부상했다. 과학적으로 최적화된 종자에서 싹을 틔워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듬뿍 뿌려 키운 작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식량은 극히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 1974~2005년에 세계시장에서는 식량가격이 4분의 3가량 떨어졌다. 이는 1970년대보다 2005년에 식량이 훨씬 더 저렴하게 공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식량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기술 발전에 따른 효율성의 향상과 대규모 농가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및 보호정책 때문이다.
* 미국 농무부에서는 1995~2006년에 농가 보조금으로 1,776억 달러를 지출했고, 그중 4분의 3이 전체 수혜자의 단 10퍼센트에 집중적으로 제공되었다. 보조금의 최대 수혜자는 세계 최대 쌀 제분 및 판매업체인 아칸소 주 슈투트가르트의 Receland Foods였다....라이스랜드는 미국 전체 작물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으며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쿠바로 쌀을 수출한다. 그러나 라이스랜드는 정부보조금에 크게 의존한다. 1995~2006년까지 라이스랜드는 정부로부터 5억 5,434만 3,039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보조금을 받았고 이 때문에 저가로 작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2005년 세계시장의 쌀가격이 미국 농가의 평균 재배비용보다 20~34퍼센트 낮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 Larry Matlock...미국농업운동의 회장...그는 정부보조금을 지지하지 않는다. 매틀록은 정부보조금이 "가업으로 농사를 짓는 세계 모든 농민들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말했다.
* Michael Morris...세계은행의 선도적인 농경제학자...모리스는 미국 슈퍼마켓의 식료품가격이 쌀과 밀과 옥수수의 생산 원가, 혹은 그것을 먹고 자라는 가축의 생산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저렴한 가격은 세계 최고의 효율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정부보조금 덕이죠. 보조금은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1995년 아이티는 IMF와 미국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35퍼센트에서 3퍼센트로 대폭 인하하였다. 그 결과 쌀 수입이 150퍼센트 증가했고, 벼농사를 짓는 아이티의 농업인들은 경쟁력을 상실했다....대부분이 농촌을 등지고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사했다...아이티는 한때 쌀을 수출했던 국가였다. 하지만 오늘날 아이티 국민들의 식탁 위에 오르는 쌀 4분의 3은 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아이티 국민들이 농업을 등한시하는 동안, 아이티의 전통적인 영농 관행 및 기술들은 약화되었고 결과적으로 수입 식량에 대한 현지 수요는 점점 증가했다. 이곳 소비자들은 쌀과 같은 수입품을 구매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벌려면 보통 선진공업국이 원하는 목재, 광물, 커피 같은 원료나 대량생산되는 저렴한 상품을 생산하는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티 농업인들은 농지를 버리고 일자리를 찾아 광산으로, 공장으로 떠나고 있으며, 현지의 식량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었다. 토지가 없거나 아주 적은 농지를 보유하고 있었던 농업인 중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로 전락했다.
* 2008년 식량가격 상승은 부분적으로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식량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결과였다.
* 한계 생산자 marginal producer...현재의 가격 수준 및 생산 수준에서 그 존재 유무가 흑자와 적자를 가르기 때문에 정리 1순위인 개별 생산자.
* 저렴한 식품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에서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으며, 누가 만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작은 한 걸음...
* 대규모 축산업체들은 보통 배설물을 용액으로 만들어 공기 중에 뿌린다. 배설물 액체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 나무 위에도 내려앉고,모든 것 위에 내려앉는다.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올리는 돼지고기 가공업체 Smithfield Foods
* 육류 및 가금류 검역을 책임지는 미국 농무부는 전체 수입품의 16퍼센트만 검사한다. 과일과 야채, 그 왜 대부분의 다른 식품 검사를 책임지는 식약청은 전체 수입품의 1퍼센트 미만만을 검사한다. 1992년에 8퍼센트를 검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 Paul Roberts, [The End of Food]
* 일부 사람들은 저렴한 식품 그 자체가 악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 미국인들이 가처분소득의 6퍼센트만을 식료품 구입비로 쓰며, 이것이 일본인과 프랑스인의 식료품 구입비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치이고 중국인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치라는 사실...
* 운 좋게도 자연에서 자란 돼지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돼지고기와 공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자연에서 자란 돼지고기는 육즙이 풍부하고 육질이 단단하며 풍미가 있고 달콤하다... 공장에서 자라는 돼지는 기름기가 적다. 너무 기름기가 없을 경우 사육업체들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돼지에 염류 용액을 주입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돼지는 스트레스를 받아 산성화되어 고기 밫깔이 희고 육질이 무르며 육즙이 밖으로 빠져나온다. 돈육산업에스는 이런 고기를 'PSE'(pale soft exudative, 백색육, 연육, 삼출육)라고 부르며, 광고에서 '또 다른 백색육other white meat'으로 선전한다. 이는 돼지고기가 암 등을 유발하는 적색육으로 인식되는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모에 좋은 백색육으로 포지셔닝하여 돼지고기의 품질을 알리고 호감도를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슈퍼마켓 육류 냉동고에서 찾을 수 있는 상표 없는 값싼 고기, 그리고 사람들 대부분이 돼지고기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PSE'다.
* 양식 새우에서는 진흙 맛이 난다. 그러나 바로 이 새우가 우리들 대부분이 새우라고 부르는 것이다.
* Julie Guthman..."'캘리포니아 현지의 마늘보다 중국산 마늘이 어떻게 더 값쌀 수 있는가? 그리고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 구조는 무엇인가?'...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토지 이용, 노동, 보조금 등 모든 문제가 거론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식품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봐야 합니다."
<9 _ 동전의 양면>
* "저렴한 가격은 상술에 속는 지름길이다."...고대 중국 속담 중에서
* Big Box...매장의 건물 형태가 커다란 직사각형 박스처럼 생긴 대형 소매유통업체
* 오늘날 세계 모든 장난감의 80퍼센트(그중 대부분이 미국 및 전 세계 다국적기업들이 판매하는 장난감이다)가 중국 공장의 이주노동자들이 제작한다는 사실...
* 중국에는 기준 이하의 가짜 상품들이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오죽하면 그런 상품들을 제작하거나 팔거나,그로써 이익을 얻는 사람들을 뜻하는 '헤이신heixin'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헤이신으 '사악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 중국은 저평가된 통화와 막대한 조세 혜택으로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미끼는 멕시코 노동자 임금의 4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저렴한 임금이다.
*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적어낸 기업 측과 하청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재정거래labor arbitrage는 가격을 낮추고 근로자들을 점점 더 취약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 오늘날 중국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심한 소득 불균형을 겪고 있다. 부자는 확실히 더 부유해졌고, 빈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졌다.
* 2004년 AFL-CIO는 중국의 노동자 권리 부정이 미국 노동자들에 어떤 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느지 말해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 세계가 점점 하나로 통합되면서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졌다. 초대형 소매업체들이 고급업체들에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한다면, 제조업체들은 생산기지를 더 저렴하고 순종적인 근로자들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특히 대형 체인들의 일부가 외국 공장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비용을 더욱 절감할 방법을 찾지 않고 현상만 유지하려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중국과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글로벌기업들은 오늘날 저임금 경쟁을 격화시켜 미국 노동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어렵게 얻어낸 임금과 복지 혜택, 존엄한 대우를 옛날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 41센트짜리 신발, 구매가격의 100퍼센트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컴퓨터, 그리고 '1+1'로 판매하는 펜/연필 세트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10 _ 완벽한 가격>
*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보다 검소한 사람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더 충실히 이행하고 더 많은 행복을 누린다."...플라톤
* 조지프 슘페터...[Capitalism, Socialism and Domocracy]...이 책의 7장 'The Process of Creative Destriction'은 많은 학자들에게 신성한 교재와도 같다.
* Robert Lawrence..."20세기 경제학이 찾아낸 통찰의 하나는 혁신을 이루어내려면 막대한 이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 계속되면 혁신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제품을 구분짓는 기준이 가격 밖에 없을 경우, 경쟁은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상품을 만들지도, 산업을 더 발전시키거나 강화시키지도 않는다. 경쟁은 종종 우리가 원치 않는 결과인 가격 전쟁을 불러일으켜,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과 기업가정신, 그리고 창조를 저해할 뿐이다.
* 할인업체들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임금과 복지 혜택 기준을 정하다시피 했고 제조산업을 그들 아래 종속시켰다.
* Nelson Lichtenstein....할인업체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교외 이전 붐으로 커다란 변화가 발생했던 이래로 가장 심오한 인구학적, 공간적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 가격경쟁에 거의 모든 초점이 맞춰지면 실제로 혁신보다는 비용 절감이 우선시될 것이다. 물론 고임금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저임금 근로자들을 고용하면 기업은 확실히 순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특히 환경 및 인권 관련 규제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국가들을 돌아다니며 저임금 근로자들을 찾아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술들은 혁신적이지도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에 보탬이 되지도 않는다...모두 근로자들의 소득을 감소시켜, 부채 증가 및 소비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일자리와 기회들이 무분별하게 일회용으로 전락하거나 그 결과에 대한 숙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가장 숙련된 근로자들에 대한 수요조차도 무한하지 않은 현실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스스로 발전해 점점 더 진취적인 일들에 도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고 몽상적이다.
* 리처드 프리먼..."기업들은 현재 근로자들이 더 낮은 임금 조건이나 더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저임금 근로자들을 구할 수 있는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저임금 근로자들이 생산한 제품들을 수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 로버트 브루노..."저임금은 악순환을 초래하고 공급사슬에 속해 있는 근로자들을 착취합니다. 이로써 근로자들은 빈곤해 지고, 사회 이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들을 양산하고,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소득 소비자가 되어 저렴한 상품들을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저임금 근로자들을 만족시킬 상점들이 전략적으로 설립되고,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상점을 채울 것입니다. 이건 정말로 극악무도하고 끔찍한 전략입니다. 결국 한 노동자 집단이 다른 노동자 집단을 잡아먹는 동안 기업의 경영진은 뒷짐을 지고 앉아 그런 살육 광경을 지켜볼 거입니다. 우리도 언제든 잡아먹힐 수 있고요."
* 헨리 포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노동자 이익과 기업 이익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노동의 결실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임금을 받을 때, 기업들이 번영하고 지역사회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그는 이해했던 것이다. 노동자들이 자신이 생산한 것, 혹은 일정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다른 노동자들이 생산한 것을 구매할 정도의 소득도 없다면, 기업들은 파산하고 경제는 무너질 것이다.
* 미국 국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열렬히 환호했지만,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도 비관적인 시각을 지우지는 못했다. 일용품 가격은 상승했고 에너지 소비는 크게 줄었다. 세계시장은 두려움에 휩싸여 발전을 저해할 정도로 신용이 경색되었으며, 실업이 크게 증가하고 소비심리는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이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 속으로 빠져들자, 당시 월마트 CEO였던 리 스콧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 바로 월마트가 활약할 때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샘 월튼이 이 회사를 설립한 것도 바로 이런 때를 대비해서다." 달러 스토어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미국이 고통스러워할 때 할인 업체들이 이익을 올린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할인업체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근로자들과 공급업체들을 조금 더 옥죄어, 가격을 약간 더 낮추기만 하면 되었다.
그 전해에 월마트는 근로자 130만 명이 자유롭게 교대로 근무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발표했다.. 이 새로운 제도에 따라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일주일에 며칠씩 출근 연락을 받았고, 연락이 없는 날에는 무급으로 집에서 쉬어야 했다. 근무 일정은 날마다, 심지어는 시간마다 바뀔 수 있었다. 때문에 자녀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겨야 하는 근로자들은 어려움을 겪었고, 매달 소득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다른 소매업체들도 월마트의 선례를 따라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 2008년 9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렇게 보도했다. "이 제도는 미국인의 직장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미국인 약 1,500만 명이 소매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소매업은 미국 민간산업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소매업종은 특별히 수익성이 높은 업종이 아니다. 소매업종의 일자리는 대개 파트타임 보수가 적고, 영업사원 대부분이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는 이 새로운 제도의 놀라운 효율성을 높이 평가했다. Mercantile Banksares Corp.의 애널리스트 Rick Rubin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매업체들은 대개 이 제도를 환영한다. 이는 고객 서비스 시각에서 보면 아마 올바른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그리 행복한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
* Whole Paycheck(홀푸즈의 가격이 하도 비싸 일부 사람들은 홀푸즈를 홀페이체크, 즉 '월급 전체'라고도 부른다)
* 이제 우리에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품질과 가격이 싼 상점과 비싼 상점의 중간에 있는 '중간 상점'이 빠져 있다.
* 현대 경제이론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가 '계몽된 이기주의enlightened self-interest'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래로, 이 말은 200년이 넘도록 그 타당성을 인정받아 왔다. 도덕철학자인 스미스는 관대한 자연법이 세상사를 좌우한다고 맏은 자연신론자deist였다.그는 정부의 규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개인들이 공익에 가장 크게 기여한다고 추론했다. 이 때문에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공익을 증진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안전을 추구한다.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모든 개인은 자신의 이득을 추구한다. 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과정에서 개인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까지 증진시킨다. 개인이 의도적으로 공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에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히의 이익을 의도적으로 증진시키려 할 대보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더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공익을 위해 장사하는 척하는 사람들에 의해 많은 이익이 증진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상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위선이다. 그런 위선을 벗겨내는 데는 몇 마디 말도 필요치 않다."
* 스미스의 업적을 종종 상기시키는 사람들은 규제 철폐를 외치는 자유시장 지지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싐스 시대의 세계와 우리 시대의 세계가 다르다는 명백한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1700년대 말 대부분 영리 기업들은 영세한 가족기업들이었다. 그런 기업들은 노동자와 자본, 경영자 모두가 한 지붕 밑에, 혹은 적어도 한 말을 안에 모여 있었다. 사람들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영세한 농장에서 일하며 먹고살았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직접적인 거래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개인적인 명성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 상인이 이웃을 속이는 것은 단 한 번만 가능했다. 부정직한 상인은 사업을 오래할 수 없었고, 강력한 문화적.도덕적 기준들이 지나치게 탐욕스런 행동들을 저지했다.
* 스미스는 당시 대중을 속이기 위해 상인들이 손을 잡고 시장을 독점하는 현상을 강도 높게 비난했고,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을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구성원들 다수가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 사회는 행복할 수 없고 번영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이들이 자신을 먹이고 입히고 재울 수 있을 만큼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야말로 공정한 것이다."
스미스는 저임금 경제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헨리 포드처럼, 그는 근로자들이 일정 수준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옹호했다.
* 스미스는 다국적기업들이 지역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모든 부문을 장악하는 세계, 그리고 노동과 자본과 경영이 철학적으로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수천 마일씩 유리된 세계를 예견하지도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다. 또한 그는 생산자와 상인 모두가 고객을 모르는(사실 보지도 못하는) 시장, 그리고 소비자들이 자신이 사는 물건에 대해 잘 모르는 시장을 예측할 수 없었다. 스미스의 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처리 기술도 이용하지 않았고 글을 읽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의 소비자들보다 자신이 구매한 상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았다는 사실은 실로 커다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스미스가 추구했던 영웅은, 고결하게 행동하지 말아야 이익이 될 때도 고결하게 행동할 줄 아는, 분별 있는 사람이었다.
* 16세기 영국 상인 토머스 그레샴은 이와 일맥상통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충복으로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방식을 이론화했다. 그레샴이 예를 든 것은 물이 섞인 우유였다. 고객이 우유에 물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들은 물이 섞인 우유는 보다 싸게 구입할 것이고, 자신이 싸게 구입한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정확히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물이 섞이지 않은 우유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돈을 더 주고 물이 섞이지 않은 우유를 구매할 것이다. 아무도 속지 않고, 아무도 바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정직한 상인이 우유에 물을 섞고, 그 사실을 고객들에게 말하지 않은 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 어리석은 대중들은 그 우유를 사고서 싸게 구입했다고 착각할 것이다. 많은 상인들이 우유에 물을 탄다면,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순수한 우유의 맛을 잊어버릴 것이고 더 싼 우유, 즉 물이 섞인 우유만 구매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직한 상인들은 우유에 물을 섞지 않으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다. 물이 섞이지 않은 우유는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고, 물이 섞인 우유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나ㅃ느 우유가 좋은 우유를 몰아내는 것이다.
* 오늘날 질 나쁜 옷, 믿을 수 없는 전자제품, 흔들거리는 가구, 의심스런 식품이 표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우수한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품들을 구매하지만, 정말로 싸게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나쁜 제품이 좋은 제품을 몰아낼 때, 우수한 제품을 위한 시장은 줄어들 것이고 우수한 제품들은 더 비싸질 것이다.
* 100년 전, William McKinley 대통령은 "저렴한 상품은 저렴한 노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싼 것이 우리를 좀먹고 삶을 통제할 능력을 빼앗으며 우리의 결심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윤리적 문제, 사회적 책임 문제, 지속 가능성 문제를 뒤에 감추고 있다.
* 애덤 스미스는 분별 있는 사람은 머리와 마음을 따라 번영을 추구하는 검소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미스가 말한 분별 있는 사람은 당시 보호 장치가 있었다. 그의 시대에는, 사회적 표준이 용납되는 것과 용납되지 않는 것을 결정했고 선택이 분명했다. 오늘날의 사회적 표준은 과거만큼 강제적이지 않고,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법이라는 무딘 도구에 더 많이 의존한다. 기업들은 윤리를 저버렸어도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스미스 시대에 있을 수 없었던 일이 염가 시대에는 당연한 일이 되었다.
* 이제 그런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저렴한 식량과 저렴한 연료, 저렴한 신용, 저렴한 노동으로 이루어진 저렴한 세계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고통스런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공장 문을 닫고 수백만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다른 길을 찾아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 Wegmans Food Market...웨그먼스의 창립자인 Jack Wegman은 1916년에 처음 장사를 시작....동생 월터가 식료품을 팔았다...1936년 월터가 세상을 뜨자, 해병대 퇴역 군인인 아들 로버트가 그곳을 대표 기업으로 키웠다. 1967년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상인이다. 그러므로 나만의 판매 철학이 있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하고, 고객에게 그동안 누려본 적 없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나의 판매 철학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업의 유일한 이유다....나는 독특함이 이익을 올릴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하는 것을 따라해서는, 그리고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서는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없다. 그러므로 훌륭한 판매 전략이란 경쟁업체들이 따라할 수 없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웨그먼스는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994년...한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들은 웨스먼스를 미국 최고의, 아니 세계 최고의 체인으로 생각한다."...웨그먼스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 2005년 웨그먼스는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 Costco Wholesale Corporation...미국 5위의 소매업체로, 평균적으로 시간당 약 18달러 15센트를 근로자들에게 지급한다. 이는 주요 경쟁업체인 월마트보다 58퍼센트 높은 금액이다. 또한 코스트코는 근로자들의 건강보험료 88퍼센트를 부담하고 치과 치료비 및 얀경 구입비를 보조한다. 한편 코스트코는 이문율이 낮아(월마트 3.34% 대 코스트코 1.75%) 회원들의 회비로 부족한 이익을 메운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근로자들을 장기 고용하고 관리자들에 대한 보상을 억제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한다.
* frugalista...검소하다는 뜻의 'fugal'과 'fashionista'를 합친 말...뉴 옥스퍼드 사전에 '검소하게 생활하지만 옷 바꿔 입기, 중고 구매, 농산물 직접 재배 등을 통해 건강하고도 스타일리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정의되었다.
* 전통적인 frugalist...
* 100년 전 Simon Nelson Patten...그는 국가적 관심의 초점이 생산에서 소비로 이동할 것을 예언한 바 있다.... 자유로운 자본주의는 실용적인 frugalism' 때문에 진부한 사상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1899년 그는 이 두 세계관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 일반적인 자본주의자들은 감각적 쾌락보다 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보다 거친 캐락주의자들처럼 무엇인가를 파괴하고, 다른이들로부터 찬사받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 있다. 자본주의자의 원칙은 프루걸리스트의 원칙과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본주의자는 생산력이 있으면 물건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자는 자연자원, 토지, 동물, 심지어 같은 인간조차 망설임 없이 이용한다. 그런 사람에게 자본은 지속적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는 소멸되는 요소들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재원인 것이다. 프루걸리스트는 자본주의자와 정반대되는 태도를 갖는다. 프루걸리스트는 자신의 도구에, 토지에, 생산품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그는 각 요소에 명백한 애착이 있다. 그는 오래된 코트가 닳는 것을, 오래된 마차가 부서지는 것을, 혹은 오래된 말이 발을 절름거리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항상 구체적인 대상을 생각하고,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것을 원한다. 그는 그냥 토지가 아니라 특정 농장을 원하고, 아무 말이나 소나 기계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품종과 특정 기구를 원한다. 그는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집을 원한다. 기준 이하의 것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거부하고, 기준을 넘어서거나 기준을 벗어난 것은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겨 경멸한다. 프루걸리스트는 자본을 특정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패튼의 선경지명 있는 분석은 그가 100년 전 처음 그 표현을 쎴을 때보다 지금이 더 적합한 분석인 것 같다. 자본주의는 정말로 추상화되었고, 그 속에서 소수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수의 약점을 이용하는 정교한 금융 도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 우리는 모든 것에 싼 것을 고집하다 길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큰 실수를 범했고 벌을 받기는 했지만, 그 덕분에 더 강해졌다. 우리는 최근 저지른 큰 실수로부터 '싼 것'을 계속 고집해서는 국가도 성장할 수 없고 밝은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어렵게 배웠다.
* 최근 경제 붕괴는 '적게 내고 많이 가지려는' 흔들리는 토대 위에 설립된 글로벌 세계 경제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주는 증거다.
* '언제나 최저가'는 초라한 생활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멕시코의 의류공장 근로자들과 태국의 새우양식장 근로자들, 중국의 장난감 제조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초라한 생활을 선사한다. 불안정한 저임금 근로자들을 착취해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 생산업체들이 파산하지 않으려면 속입수를 쓸 수밖에 없을 만큼 과도하게 비용 절감을 요구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 세계화는 우리의 현실이고 미래이며, 따라서 적절한 책임을 요구한다. 자유시장은 중요하지만 우리가 시장을 자유롭게 만들 때만 시장은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는 소비자이지만 서로의 욕구와 필요가 상호 연결되어 있는 세계의 시민이기도 하다. 우리는 더 이상 저렴한 자원과 노동을 찾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을 계속할 수 없다.
* 차기 소비자 혁명은 피 흘림 없이 이루어질 것이고, 총알이나 확성기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변화를 이루어내고 실용적인 길을 제시할 힘이 있고, 그런 힘을 투표권이 아니라 구매력을 통해 행사할 것이다.
* 물론 할인제품을 찾아다니는 것은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국민적인 소일거리이고 기쁨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들을 초래하는지 안다면, 우리는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품질 기준을 정해 이를 지킬 수 있고, 우리가 구매하는 것 때문에 치러야 하는 진정한 대가를 알려달라고 기업들에 요구할 수 있으며, 그런 대가를 외부로 전가시키는 것에 반대할 수 있다. 우리는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투명성을 촉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장인의 솜씨를 예전처럼 되살릴 수 있다. 누군가 어디서 더 싸게 살 것이라는 걱정을 벗어던지고, 살 것인지 말 것인지, 흥정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리고 마음을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더 이상 저가의 노예가 아니므로 자유롭게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으로서, 그리고 국가로서 이제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그것은 과거에도 저렴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저렴해지지 않을 것이다.
<주석>
* 리자베스 코헨, [A Consumers' Republic]
* [Descartes' Error: Emotion, Reason, and the Human Brain]
[Deluxe: How Luxury Lost Its Luster]
* [A Consumers' Republic: The Politics of Mass Consumption in Postwar America]
* [Contours of Descent: U.S. Economic Fractures and the Landscape of Global Austerity]
* [Wal-Mart: The Face of Twenty-First-Century Capitalism]
* This Is Your Brain on Music: The Science of a Human Obsession]
* 고가/저가 정책....나는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다녀온 뒤, 페니 백화점의 고가/저가 가격 책정 전략이 몇 년 정에 이미 폭로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2년 7월 노스캐롤라이나의 주검찰총장실은 페니 백화점이 보석의 정상 가격을 5배까지 부풀려놓고 마치 60퍼센트 할인해주는 것처럼 과대광고하고 있다며 고소했다. 판사는 페니 백화점이 주의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보석상의 80퍼센트가 부풀린 정상가로 제품을 할인해주는 것처럼 선전하는데 유독 페니 백화점만 처벌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