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형 히든챔피언 나오려면
기사입력 2012.06.28 17:15:27 | 최종수정 2012.06.28 17:24:35
지식경제부가 최근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까지 3000개의 중견기업 육성을 목표로 민관합동기구인 중견기업 육성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중견기업 육성 전담부서인 중견기업정책관실을 신설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해준다거나, 중견기업 전용 운영자금 지원 및 투자펀드 조성, 해외 마케팅과 연구개발 지원 등도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을 벗어나면 법인세율 차등 지원, 특별 세액감면, 중소기업 대출의무제도 등 160여 가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공공시장 참여 제한, 사업 조정 등 50개 법률에서 190개의 새로운 규제에 당면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고의로 규모를 축소하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이 확산돼 왔다.
따라서 이번 중견기업 육성 정책은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범위를 벗어나면서 겪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며, 경쟁력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기업생태계를 안정화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중견기업에 주목하느냐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의 범위를 벗어난 기업으로서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이 아닌 기업이다. 이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중견기업은 총 1291개로 매출액이 1000억원에 못 미치는 기업이 605개인 반면 사실상 대기업으로 볼 수 있는 1조원이 넘는 기업도 77개나 포함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책을 개발ㆍ집행해야 하는 정부 당국자 입장에서는 어떤 규모의 중견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인천테크노파크의 최근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 크다. 지난 10년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던 인천지역 592개 제조업체들의 패널자료를 이용해 성장 추이를 분석한 결과, 매출 1000억~5000억원 규모 기업들의 성장률이 4.3%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부터 확연하게 지속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 및 산업 특성에 따라 성장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에서 기업이 성장 정체에 빠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매출 1000억원에서 중소기업들이 기존의 성장방식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걸림돌에 직면하고 있다는 인천지역의 역사적 현실을 고려한다면 매출 1000억원을 중견기업 지원정책을 개발하는 데 하나의 중요한 잣대로 고려해볼 만하다.
정부가 동반성장의 관점에서 중견기업에 주목해 우리나라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테크노파크의 연구에서 과거 10년간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남동구나 연수구의 경우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들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여 지역 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중견기업 육성 정책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산업조직의 견실함과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근거다.
현재 중견기업 정책은 큰 방향만 제시된 상태다. 지역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분포나 연계관계 등에 차이가 작지 않은 만큼 지역 차원에서의 현실을 반영하는 보다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지역 차원에서 기업규모 및 산업별로 기업들의 성장과정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이뤄져 지역 현실을 반영하는 실효성 있는 중견기업 정책이 개발되기를 고대해 본다.
[이윤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천테크노파크 쪽의 기사군요.^^
상장 기업을 보더라도 억지로라도 중소기업특례를 받기 위해 여러가지 꼼수 아닌 꼼수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을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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