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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news_Nature & Wellbeing

[뉴스스크랩][매일경제]목초먹은 젖소에서 짠 우유…때깔이 다르네

목초먹은 젖소에서 짠 우유…때깔이 다르네

클로즈업…한국야쿠르트 내추럴플랜

"소는 풀 먹어야"…곡물 사료방식 탈피, 760마리 소에서 하루 2만4천개만 생산


기사입력 2012.07.05 17:04:20 | 최종수정 2012.07.05 17:07:01



충북 보은군 마로면 은선목장 최흥복 사장(오른쪽)과 아들 최선규 씨가 젖소들에게 목초가 70% 배합된 사료를 먹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이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프리미엄 우유 `내추럴 플랜`을 내놓았다



3일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2구 `은선목장`. 


최흥복 사장과 그의 아들 최선규 씨가 젖소에게 먹일 사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일반 소가 먹는 옥수수 위주의 곡물사료와 좀 다르다. 목초 비중을 70%까지 늘려 푸른빛을 띠는 TMR(Total Mixed Rationㆍ혼합사료)에 고급 목초 `티모시`까지 섞어 거의 풀에 가깝다. 소들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최 사장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그가 한마디한다. "소는 역시 풀을 먹어야 해." 이 목장의 170마리 젖소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모두 대구의 한국야쿠르트 우유 생산 공장으로 보내진다. 가공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우유 `내추럴플랜`. 가격(930㎖)은 8500원으로 2500원 안팎의 일반우유(1000㎖)의 무려 3.4배다. 


출시된 지 한 달밖에 안 됐고,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 사이에 벌써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은선목장뿐 아니라 충북 일대 20여 곳 농가와 제휴해 총 760마리 젖소에게서 우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하루 2만4000개(930㎖ 기준)만 생산하는 `한정판 우유`인 셈이다. 풀을 많이 먹인 소에서 생산한 우유는 어떻게 다를까. 먼저 일반우유에 비해 오메가3 함량이 2.6배나 많다. 


오메가3는 지방분해 역할을, 오메가6는 지방을 축적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우유는 오메가3 대 오메가6 비율이 1대10 내외인 데 비해 이 제품은 100% 목초만 먹인 젖소의 지방산 비율(1대2.37)과 유사한 1대4다. 


지방산 비율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인 1대4를 벗어나면 비만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행복지수를 말해주는 세로토닌도 2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균질처리를 해 모유가 덩어리지는 것처럼 유지방 덩어리가 생기는 것도 기존 우유와 다르다.




이 제품은 옥수수 사료 중심의 공장식 축산에 대한 반성과 `소는 풀을 먹어야 한다`는 기본 철학에서 출발했다. 유럽, 북미, 뉴질랜드 등에서는 `그라스 페드 밀크(Grass-Fed Milkㆍ풀을 먹인 소에서 생산한 우유)`가 우유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초지가 적고 산지가 많은 지형 특성상 소에게 풀을 먹이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 젖소들은 옥수수 등 곡물성분이 절반 이상 섞인 사료로 키워진다. 곡물사료는 우유 생산량을 늘려주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소의 위에 부담을 줘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유업계 후발주자인 한국야쿠르트가 이 제품을 기획한 것은 3년 전인 2009년 5월. 기존의 우유에 비해 품질이 월등하면서도 동물의 건강까지 생각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였다. 


강종수 한국야쿠르트 마케팅담당은 "소에게 풀을 먹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원가 문제 때문에 주저해 온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며 "공수해 올 풀을 찾기 위해 미국, 호주, 네이멍구를 누비고 다니다 몽골 초지의 알팔파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적인 우유의 지방산 비율을 실현하기 위해 배합비가 다른 사료를 수십 번 젖소에게 먹이며 사양실험을 한 끝에 7대3(목초 대 곡물)이라는 황금비율을 찾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료를 바꾸자"고 농가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농가의 반대는 극심했다. 곡물사료 양을 줄이고 목초 함량을 높일 경우 우유량이 줄어들어 비용 손실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장성식 한국야쿠르트 유가공연구팀장은 "사료에 목초 함량을 높일 경우 비용이 높아지고, 유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감안해 유대(원유값)를 올려주고 시설지원도 했다"며 "중간에 구제역이 터져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말했다. 사료를 교체한 후 단기간은 원유 생산량이 줄었다. 하지만 3개월 후 다시 생산량이 늘었고, 소의 건강상태는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목장주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부터 사료를 바꾼 은선목장의 최흥복 사장은 "장기간 풀을 먹인 이후 젖소에게 가장 중요한 수태상태가 좋아졌다"며 "게다가 사료를 바꾸기 전 한 마리당 하루 36~37㎏이던 유량은 지금 42㎏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보은 = 심윤희 기자] 


[기사원문]





소는 초식동물이긴 하지만 곡물을 먹는 동물이 아니라 풀을 주로 먹는 동물입니다. 사람들이 편의를 위해 풀 대신 곡물을 먹이는 것 뿐이지요. 

국내에 grass-fed milk가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의 태아를 양육하기 위한 우유가 '사람'의 건강에 얼마나 유익할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공장식 축산과 먹거리와 관련된 시각을 넓혀 줄 서적 몇 권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