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적응의 레시피...기본적인 3단계는 다음과 같다.
(1)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되 그중 일부는 실패하리라는 사실을 예상하라.
(2)생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실패하라. 실패는 보편적인 일이다.
(3)일단 실패했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하라.
처음 볼때 무지 흥미로웠음.
성공을 위해 '실패하고 실험하라'는 책의 내용이 현재의 내 상황과 부합하면서 좋은 동지처럼 느껴졌음.
그러나 다시 보니 살짝 인스탄트, 혹은 짜집기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곳곳에서 의문이 드는 내용과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더러 보임.
하지만 총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비록 짜집기라 할지라도 정말 화려하고 오묘하게 잘 직조한 것 같고
곧 허기질 것을 알지만 그 풍미도 뛰어나고 무척 포만감도 있는데다
유익한 내용, 내 정서에 부합하는 내용이 무척 많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음.
이분 참 대단한 만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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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복잡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을 조지프 테인터의 [문명의 붕괴]와 비교해 가며 읽어보면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책 모두 고도화된 복잡성과 연구개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은 같지만
이 책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시장체제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얻으며 진화를 거듭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반면
[문명의 붕괴]에서는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계수익이 체감하고 필연적으로 효율성이 감소하게 되므로 지금까지와 동일한 방향의 성장이 아닌 또다른 혁신으로 한계수익을 증가시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재밌네..^^
★★★★☆
* "[어댑트]는 읽기 쉽고 흥미로운, '하향식 디자인'에 대한 반론이다. 지휘와 통제를 바탕으로 경제 정책을 계획하고 규제하는 소비에트-하버드 방식의 허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한편, 경제발전과 사회 진보의 방편으로서 시행착오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다. 아주 인상적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 "팀 하포드는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위험, 실패, 실험을 감수해야만 하는지 전문가적 식견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나는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댄 애리얼리
<1장 불확실성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현대 사회는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복잡하다. 토스터보다 훨씬 단순한 물건들을 만드는 데도 전 세계적인 공급망과 전 세계에 흩어진 개인들의 협력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노력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결집되는지조차 모른다....제품의 종류 역시 어마어마하다.
* 세계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문제들 또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 우리는 리더의 역량을 간절히 믿고 싶어한다.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본능적인 반응은 그걸 해결해줄 리더를 찾는 것이다.
* Philip Tetlock...냉전 시대 레이건 행정부가 강경책을 펼칠 경우 소련 측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아내라는 임무를 맡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위원회의 가장 나이 어린 연구원...그는 조사를 진행할수록 냉전에 관해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두뇌 집단의 의견이 서로 완전히 상충된다는 사실에 적잔이 충격을 받았다....내노라할 전문가들이 이 시대의 핵심사안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조차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다면 이런 전문성이 과연 우리의 기대만큼 유용한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테틀록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20년 동안 전문가 판단 expert judgement이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계속했던 것이다....그는 300명 가까운 전문가들을 모았다. 여기서 전문가란 정치와 경제 동향에 관한 논평이나 자문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뜻한다....그는 계량화가 가능한 구체적인 예측을 요구했고 그 예측이 실현되는지 지켜보았다. 놀랍게도 현실화된 전망은 거의 없었다. 전문가들은 예측에 실패했다. 그들은 미래 예측이 실패했다는 것은 현재의 복잡성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 전문가들이 전혀 쓸모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전문가들이 낫기는 했다. 단지 객관적으로 볼 때 아주 월등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전문성과 적중률이 비례하지도 않았다.
* [뉴요커] 지의 기자 Louis Manand는 '갈팡질팡하는 예언자'라는 개념을 재미있어하면서 이렇게 썼다. "테틀록이 가장 피하고 싶었을 결론인지 모르지만 그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교훈은 '스스로 알아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테틀록이 그런 결론을 꺼린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그의 연구 결과 전문가보다 비전문가가 뛰어난 실적을 보인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유식하며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은 분명 어떤 통찰을 제공해주지만 그 통찰에 한계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전문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느 한 사람이 제대로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데 있다.
* 1982년, 경영 컨설턴트인 Tom Peters와 Robert Waterman이 비즈니스 부문의 탁월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In Search of Excellence]은 출간 후 엄청난 찬사를 ㅂ다았고, 이후 피터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두 저자는 매킨지의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데이터와 주관적 판단을 바탕으로 43개의 '초우량'기업들을 뽑은 다음 그들의 비밀을 파헤쳤다.
2년 뒤 [비즈니스 위크]는 "Oops! Who's Excellent Now?"라는 제목의 표지 기사를 실었다. 43개 기업의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4개 기업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 현대의 컴퓨터 산업이 훌륭한 예시가 되어준다. 컴퓨터산업은 경제부문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실패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문이다. 이 산업은 실패로부터 시작되었다. 트랜지스터가 컴퓨터의 기본 요소로서 진공관을 대체할 무렵 진공관 제조업체들은 그 변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했다. 휴스, 트랜지르톤, 필코 같은 트랜지스터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다가 집적회로가 트랜지스터를 대체하면서 다시 바통은 인텔과 히타치로 넘어갔다.
그런가 하면 복사 기술의 특허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제록스는 팔러앨토연구소Parc를 세우고 팩스기기, 현대까지 모든 컴퓨터에 사용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레이저프린터, 이더넷 그리고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Alto를 차례로 탄생시켰다. 그러나 제록스는 퍼스널 컴퓨팅 분야의 강자가 되지는 못했다. ZX 스펙트럼, BBC 마이크로, 일본의 MSX 표준 등 앨토의 계승자들 대부분이 컴퓨팅의 역사에서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 그리하여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의 직접적인 조상을 만든 것은 IBM이었는데 이후 의도치 않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운영 시스템에 대한 주도권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기는 실수를 범하고 말아다. 결국 IBM은 2005년 개인용 컴퓨터 사업에서 물러나면서 중국 기업에 지분을 넘겼다. 애플 역시 사용자 친화적인 컴퓨터를 완성했음에도 1980년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밀렸다(물론 나중에 아이튠즈, 아이팟, 아이폰으로 부활하긴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의 습격으로 구글과의 검색 엔진 전쟁에서 패했고, 조만간 소프트웨어 부문의 지배적인 입지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이 시장의 변화무쌍한 내일을 자신만만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지난 40년 동안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컴퓨터산업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여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왔다.
*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의 몇 가지 이형을 시도해본 다음 실패작을 솎아내고 성공작을 모방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단순한 프로세스로부터 믿기 힘든 복잡성이 등장한다. 변이와 선택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 시행착오가 문제 해결에 그토록 효과적인 도구인 이유는 무엇일까? 변이와 선택의 반복이라는 진화 알고리즘은 문제가 계속 변화하는 세상에서 온갖 이형을 시도해보고, 효과가 있는 이형을 좀더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해결책을 찾아가는 이 탐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이해해보면 어떨까? 수십억 개의 격자무늬로 나누어놓은, 넓고 탁 트인 지형이 있다고 치자. 각 사각형 위에는 특정 전략을 설명해놓은 레시피 문서가 하나씩 놓여 있다. 진화 이론가들은 이것을 '적합도 지형fitness landscape'이라고 부른다. 만일 생물학의 적합도 지형이라면 각 전략은 각기 다른 유전자 레시피사 된다....
더 나은 해결책일수록 그걸 담고 있는 사각형의 고도가 더 높아진다고 생각해보자. 현재 적합도 지형은 절벽과 낭떠러지, 고원과 뾰족한 정상이 뒤엉켜있다. 골짜기는 나쁜 해결책을 의미하고 산꼭대기는 좋은 해결책이다....
등고선이 그려진 적합도 지형에서 문제 해결이란 높은 봉우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 생물의 진화 과정에는 그 어떤 선견지명도 개입되지 않는다. 진화는 수억 년에 걸친 순수한 시행착오의 결과물일 뿐이다.
* 우리는 비록 한때였지만 소비에트 경제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면서 계획경제의 붕괴 원인이 수익 동기라는 중요한 원동력과 민간 창업자들의 창의성 부족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소비에트연방에도 팔친스키를 비롯해서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들이 단지 국유 기업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창의성을 잃었을 리는 없다. 소비에트연방의 동기 부여 기법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사실 소비에트는 긍정적인 보상에서부터 끔찍할 정도로 부정적인 보상까지 역사상 어느 문명 못지않게 다양하고 폭넓은 보상 방식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초반 성과는 인상적이었다. 1950년대에는 많ㅇ느 서구 전문가가 공산주의는 자분주의보다 (반민주적이고 잔인하기는 하지만) 효과적인 경제 운영 방식이라고까지 결론 내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소비에트의 실패 원인은 매우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병리적 실험 불능성pathological inability to experiment이었다. 기억하다시피 진화 프로세스의 구성 요소는 반복적인 변이와 선택이다. 그런데 소비에트는 두 가지 모두에서 실패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다양한 접근법들을 용납하지 못했고,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 판단하기 어려워했다. 소비에트 경제가 발달할수록 입안자들이 참고할 만한 기준점이 줄어들었다. 시스템 전체가 적응하지 못했다.
* 팔친스키는 현실의 문제점들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인적 차원과 지역적 특성이 개입되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말이다. 그의 문제 대처법을 '팔친스키 3대 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다. (1)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것. (2)새로운 걸 시도할 때는 실패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규모로 시도할 것. (3)피드백을 구하면서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을 것. 첫 번째 원칙이 '변이', '세 번째 원칙은 '선택'이라고 간단히 표현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인 생존 가능성의 중요성...
* 소비에트 체제의 가공할 만한 도덕적 결함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경제적 결함은 그보다 미묘하다. 즉 변이와 선택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적응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데 결함이 있다....탁상공론식 계획에서 현장의 복잡성이 고려되지 않는 것은 당연했고 허용되는 변이의 수도 턱없이 적었다.
* 대부분의 리더가 정말 듣고 싶어하는 정직한 피드백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힘 있는 사람에게 보고할 때마다 의견을 듣기 좋게 꾸민다.
* 전통적인 조직은 시행착오라는 탈중심적 프로세스를 활용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런 조직에는 이미 해결된 정적 문제들이 제격이다. 마찬가지로 업무에서도 일반화된 전문성이 현장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 시행착오를 수용한다는 건 오류를 용납하는 것이다. 또한 불운 때문이든 잘못된 판단 때문이든 어떤 결정이 효과가 없을 때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이런 일을 수월하게 해내지 못한다.
* 포커는 이성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자존심과 큰돈이 개입되어 있다 보니 매우 감정적인 게임이 될 수도 있다. 포커 선수들의 설명으로는 급작스러운 감정 상승에 극도로 취약해지는 순간이 있따고 한다. 그건 큰돈을 따거나 환상적인 패를 들었을 때가 아니라 불운(아주 좋은 패를 들고도 상대방에게 지는 'bad beat')이나 나쁜 전략 때문에 큰돈을 잃고 난 직후다. 그 손실은 선수를 'on tile' 상태로 만들어서 이미 잃은 돈을 아직도 자신의 돈이라고 착각하고 그걸 다시 따오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베팅을 하게 한다. 뇌는 돈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실을 인정하고 전력을 재정비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겠지만 그러기는 너무 고통스럽다. 대신 선수는 무의식중에 그 상황을 일시적이라고 여기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무리한 베팅을 하게 된다. 그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애초의 손실이 아니라 그런 손실이 일어난 사실을 거부하기 위해 그가 두는 무리수다.
* 그러나 눈여겨볼 만한 것은 불운한 선택을 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뱅커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도로 낮았다. 왜일까? 만일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실수' 안에 갇히기 때문이다.
* 경제학자 Terrence Odean은 사람들이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주싱르 붙들고 있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손실을 확정 짓거나 후회스러운 결정을 이미 끝난 일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끈덕진 고집...그 끈덕진 고집은 가끔 유용할 때도 있지만...여러 경우에 역효과를 낳는다. 실수 또는 손실에 직면했을 때 올바른 대응법은 이를 인정하고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본능적인 반응은 일단 부정이다. "실수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지혜로운 조언을 ㅂ다아들이기 힘겨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성공적인 적응의 레시피...기본적인 3단계는 다음과 같다....
(1)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되 그중 일부는 실패하리라는 사실을 예상하라...
(2)생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실패하라. 실패는 보편적인 일이다...
(3)일단 실패했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하라.
*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려는 성향을 극복하고 기득권층의 반대를 무릅써야 한다.
<2장 탄력적: 가족 같은 조직은 왜 무너지는가>
* 어떤 리더도 매번 올바른 의사결정을 니랠 수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역사상 최고의 장군으로 꼽을 만한 나폴레옹은 50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침공했으나 죽음과 탈영으로 90퍼센트 이상을 잃었다. 존 F. 케네디 대툥령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물밑 대회를 비롯한 경고와 회유로 흐루시초프를 퇴각시켰다. 그러나 피그스만 침공 때는 미국이 훈련시킨 1400명의 쿠바 망명자가 20만 병력을 무찌르고 피델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잘못 판단했고 계획이 실패한 후 미국의 개입을 부정하는 오점을 남겼다. 마오쩌둥은 위대한 반군 지도자였지만 평화 시에는 어리석은 오만 때문에 자국민 수천만 명을 굶겨 죽인 최악의 지도자로 남았다. 윈스턴 처칠은 히틀러의 세력 확장에 대해 맹렬히 경고했고 전쟁 중에 영국인들을 감화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 해군의 총책임자로서 갈리폴리 작전을 추진했다가 아무런 소득 없이 수만 명의 연합군을 잃었다....매번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한 프러시아 장군의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일단 적군을 마나봐야 안다." 리더가 얼마나 신속하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 이보다 훨씬 체계가 없고 무질서하며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조직이 현실적으로는 더 효과적이다.
* 맥마스터의 책은 이상적인 위계가 어떻게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상화된 의사결정 위계의 세 가지 요소...
(1)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의 정밀 분석을 통한 '큰 그림' 도출...
(2)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단합된 팀...
(3)엄격한 명령 체계...
가 바로 그것
* 가장 똑똑한 에이전트 집단이라고 해도 그보다 멍청하지만 다양성이 높은 에이전트 집단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 '다른' 해결책이 '잘못된' 해결책을 의미하는 경우라도 뭔가 다른 걸 시도해보는 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이것은 팔친스키가 유럽의 산업 중심지를 여행하면서 얻었던 교훈이다. 애쉬가 발견한 동조 효과 때문에 그리고 좀더 많은 아이디어를 들어두면 기본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양성이 높은 집단에서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온다.
* 모든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새로운 전략을 가진 새 리더다. 풋볼팀의 새 코치, 쇠락하는 기업체의 CEO 혹은 신임 대통령 모두 마찬가지다.
* 아주 상이한 관점이 부딪히는 가운데 올바른 의사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
* Irving Janis, [Victims of GroupThink]..."가족과도 같이" 막강한 팀이 단순한 공동체 정신을 앞세우고 사기를 진작하고픈 욕심에서 서로의 편견을 지지해주는 습관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지적
* 그 교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 의견의 다양성은 퍼트레이어스가 아이디어를 전파시키는 데 주요한 무기가 되었다. 그 작업에 초대된 거물급 언론인은 대반군 교리에 (그리고 아마 자신도 거기 참여했다는 약간의 우쭐함에) 감동을 받았고 기쁜 마음으로 그 내용을 보도했다. 인권 전문가 세라 수얼은 대반군 교본 [FM 3-24]의 서언을 썼다. 존 네이글은...토크쇼에 출연했다....
* 자신의 실수를 재빨리 수정하고자 하는 조직에게 조직도만큼 최악의 로드맵도 없다.
* Friedrich von Hayek...하이에크는 깨닫고 있었으나 아옌데와 비어가 눈치채지 못했던 건 복잡한 이 세상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국지적인 정보도 가득 차 있다는 서실이다. 결정적으로 현장의 관리자들은 국지적인 정보를 자기 입맛대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 조직의 말단에서 내려진 결정은 신속할 뿐만 아니라 큰 그림이 명확하지 않을지언정 그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는 국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 하이에크는 대부분의 사람이 중앙화된 지식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시간과 장소 같은 특별한 상황"에 관한 지식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H.R. 맥마스터에게는 시간과 장소 같은 특별한 상황에 관한 지식이야말로 전투에서 승리하고 성공적인 대반군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
* 전통적인 중앙집중화는 모든 사업 단위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중복 업무를 피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 빠르게 움직이는 다양한 시장에서 중앙집중화된 조직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탈집중화의 장점인 신속한 현지 적응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 기술적으로 진부한 기업일수록 더욱 탈집중화한다. 대개 새로운 장비 (소프트웨어든 대형 공작기계든)가 우수한 이유는 같은 일을 더 짧은 시간 안에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 탄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적응력이 높은 숙련된 근로자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 미래의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은 하이테크 전략회의실이 아니라 일선에서 내려질 것이다.
* '마이크로매니저' 퍼트레이어스는 정말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하급 장교를 발굴해내는 일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보였다.
* 린든 존슨과 로버트 맥나마라는 엄격하게 정의된 위계를 강요했고 만장일치를 고집했으며 최신의 계량적 기법을 이용한 중앙집중화와 분석된 정보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고를 지나치게 신봉했다.
*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는 비결은 공식적인 지휘 체계를 맹목적으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그걸 뒤집는 것이고 만장일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상의하달식의 전략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급 장교들이 서로서로 교훈을 얻고 빠르게 변하는 현지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적응해나갈 것을 믿고 탈집중화하는 것이었다.
* "우리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컴퓨터 화면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맥마스터...그의 새로운 접근법은 문화적 이해, 현지 지식, 도시 환경 그리고 "전쟁의 끝없는 불확실성"을 강조한다. 맥마스터는 임무형 지휘 체계mission command라는 개념의 전도사다. 즉 목표를 세우는 것은 고위 장교들이지만 융통성 있게 현지 정보에 적응하며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하급 장교들이라는 말이다. 임무형 지휘 체계하에서 공중 지원병과 중포병을 배치하는 것은 회전의자에 앉아 단추만 누르는 3성장군이 아니라 현지 상황을 실제로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을 수 있는 대위나 소장이다. 비단 군대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이런 생각이 다시 각광받게 되었다.
<3장 변이: 해결책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온다>
* 1931년 영국 항공성은 까다로운 신형 전투기 규격을 발표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로 주목할 만한 문건이었다. 첫 번째는 영국 공군이 그동안 전투기를 등한시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폭격기는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대신 가급적 최대 규모의 폭격기를 구축하고 압도적인 병력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공군력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이는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 상호확증파괴라는 의미로 적이 핵공격을 가할 경우 적의 공격 미사일이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한 후에 생존해 있는 보복력을 이용해서 상대편도 전멸시키는 보복 핵전략 - 옮긴이)라는 핵전략 출현의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규격을 충족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관료들은 항공 기술자들이 알려진 기술에 의존하는 대신 기존의 관례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길 원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은 실망스러웠다. 프로토타이프 제작을 위해 세 가지 디자인이 선정되었지만 쓸 만한 것은 없었다. 항공성은 잠시 폴란드제 항공기를 수입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애초의 규격 내용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은 이 곤란한 실패 상황에 대한 항공성의 대응 방식이었다. 경쟁 기업 중 한 곳이었던 슈퍼마린은 뒤늦게야 프로토타이프를 제출했지만 그 역시 규격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슈퍼마린이 항공성에 과감한 새 디자인을 들고 왔을 때 진취적인 성향의 공군 준장 Henry Cave-Brown-Cave는 정상적인 위탁 절차를 우회해서 "가장 흥미로운 실험작"인 새 비행기를 주문해보기로 결정했다. 그 비행기가 바로 Supermarine Spitfire였다.
스핏파이어가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신기술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궤도 수정이 가능한 초고속 전투기 스핏파이어는...나치 공군 Luftwaffe의 폭격기에 맞서는 영국의 상징이 되었다. 이 비행기는 독특한 타원형 날개가 특징적인 경이로운 공학 작품이었다.
"정말 완벽한 비행기였다."고 한 조종사는 말했다. 영국 공근에 자원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던 캘리포니아 출신 청년 역시 "이 비행기가 어쩌면 그토록 편안하고 매끄럽게 비행하면서 효과적인 전투기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자주 경탄하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스핏파이어를 설명한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이 세상 비행기가 아닌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스핏파이어 조종사들만이 그런 평가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 독일 공군의 에이스 Adolf Galland는 루프트바페의 총사령관 Herman Goering이 영국의 끈질긴 저항을 무력화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하겠냐고 묻자 "스핏파이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또 다른 독일의 에이스는 "녀석들은 저렇게 예리한 급선회도 할 수 있단 말이지. 우리가 저들을 따라잡는 건 절대 불가능해."라며 푸념했다.
스핏파이어 덕분에 규모가 작은 영국 공군은 영국본토항공전Battle of Britain에서 압도적인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루프트바페의 맹공격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것은 의외의 결과였다. 히틀러는 1930년대부터 병력을 구축해온 반면 영국의 국방비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루프트바페는 2600대의 작전용 비행기로 영국본토항공전에 임했지만 영국 공군에는 300대 미만의 스핏파이어와 500대의 허리케인 전투기가 전부였다. 전시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마저도 루프트바페의 집중 폭격으로 일주일 만에 4만 명의 런던 시민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스핏파이어의 속도와 민첩성 덕분에 독일은 영국 공군을 무력화시킬 수 없었다.
이것은 독일인들이 영국을 초토화시킬 공격을 섣불리 감행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그런 침공이 성공했다면 미국은 프랑스를 해방시킬 교두보를 잃었을 터이므로 노르망디 상륙작전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43만 명의 영국계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도 높다. 또한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 : 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이 영국과 캐나다의 협조로 수행한 인류 최초의 핵무기 개발 계획 - 옮긴이)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많은 과학자가 영국에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독일이 핵무기 개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게 되었을 수도 있다. 윈스턴 처칠이 스핏파이어와 허리케인의 조종사들에게 한 말은 옳았다. "인류의 전쟁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빚을 이렇게 적은 사람에게 진 적은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 영국 정부가 프로토타이프를 제작하는 데 들인 비용은 런던의 괜찮은 집 한 채 값인 1만 파운드였다....
* 헨리 케이브-브라운-케이브가 투자한 1만 파운드의 투자 대비 수익은 얼마였을까? 43만 명이 가스실에서 죽어가는 운명을 피했고 아돌프 히틀러의 핵폭탄 개발이 저지되었다....
*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투자 대비 수익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뜬구름 잡는 연구에 대한 이익율을 계산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런 시도조차 망상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신기술은 완벽한 실패로 끝난다. 대부분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결국 그다지 독창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거나 별로 쓸모없는 용도로만 독창적이다. 그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효과적일 때는 그 보상이 너무 엄청나서 합리적인 측정이 불가능하다.
세상에는 절묘함(절묘한 아이디어 : 수학자이자 도박사인 Girolamo Cardano가 1545년 '허수'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생각해냈는데 이 쓸데 없어 보였던 호기심은 훗날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개발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과 황당함(황당한 아이디어 :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은 실험실을 깨끗이 청소하지 않았다가 오염된 페트리접시에서 세계 최초로 항생물질을 발견했다)을 아우르는 의외의 아이디어가 무수히 존재하고 스핏파이어도 그런 의외의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였다.
아주 드물지만 보상이 한 번 돌아오면 대박이 난다는 점에서 그런 프로젝트는 복권 당첨에 비유할 수 있다. 실은 복권 당첨보다 낫다. 복권은 제로섬 게임이라서 기존의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연구개발의 성과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기 때무이다. 그리고 복권과 달리 대담한 혁신 프로젝트는 보상액(당첨금)이 알려져 있지 않고 성공 확률(당첨 확률)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The Black Swan]의 저자 Nassim Taleb는 그런 프로젝트를 "행운의 검은 백조"라고 부른다.
* 예상을 뒤엎고 진행된 스핏파이어 개발 사례는 오늘날의 문제점들을 기술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 스핏파이어는 비행기의 미래가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발되었다. 앞서 1941년부터 1918년까지 이어졌던 독일과의 전쟁(1차 세계대전)에서 비행기는 새로운 기술이었고 주로 정찰 임무에 이용되었다. 비행기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1920년대 중반에는 어떤 비행기도 시속 420킬로미터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 보편적인 통념이었지만 스핏파이어는 시속 72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급강하했다. 그렇게 보면 영국 공군이 전투기의 잠재적 중요성을 그렇게 오래도록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다. 폭격기를 차단할 수 있는 전투기를 제작한다는 아이디어는 대부분의 계획가에게 허황된 꿈이나 다름없었다.
스핏파이어는 조종사가 전방의 목표물에 직접 발포하려면 비행기 자체가 방향을 전환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기상천외하게 느껴졌다. 포병이 회전 포탑에 앚는 2인승 비행기가 훨씬 더 현실성 있는 디자인이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했다. 독일과 영국이 전쟁에 들어가기 일 년 전인 1938년 생각 깊고 영향력 있는 관측자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제 무선유도 전투를 위한 회전 포탑을 갖추고 평행 비행으로 측면 공격이 가능한 중무장 비행기를 가급적빠른 시일 내에 가급적 많이 제작해야 한다...독일은 우리가 전방 발포형 비행기인 '스핏파이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안다...이 비행기를 이용한 공격은 당장 효과를 내지 못하면 따라오는 비행기를 위험에 노출시키게 된다."
이 스핏파이어 회의론자는 미래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었다. ...
* 지금 과거를 돌아보면서 공식적인 전략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기는 쉽다. 거기서 잘못된 교훈을 얻는 것 역시 쉽다. 수상과 공군 중장들이 항공전의 진화를 정말로 예측할 수 있었을까? 당연히 아니다. 스핏파이어의 교훈은 항공성이 잘못된 전략 때문에 전쟁에서 패배할 뻔했다는 것이 아니라 전략의 착오가 거의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든 스핏파이어의 제작을 위탁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의 교훈은 변이variation다. 변이는 새로운 혁신을 장려하는 다원론적 접근법을 통해 얻어진다. 항공성은 가장 장래성이 높아 보이는 한 바구니(장거리 폭격기)에 모든 달걀을 담는 대신 충분한 자유 재량을 허용함으로써 공군 준장 헨리 케이브-브라운-케이브 같은 사람이 스핏파이어처럼 장래성이 밝아 보이기는 커녕 조롱이나 체념의 눈길을 받았지만 '아주 흥미로운' 접근법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 하나의 종이 두 가지 개체로 분화하는 '종분화speciation' 현상은 어떤 형태의 물리적인 고립 없이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지 않으면 갈라지는 과정에 있는 두 종도 초기 단계에 상호 교배되어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보통이다.
혁신도 마찬가지로 그 잠재성이 발현되기 전까지 일종의 고립 과정을 필요로 한다. 고립이 최초의 아이디어 착안에 도움을 준다는 뜻은 아니다. 갈라파고스라고 해서 다른 지역보다 돌연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관찰한 바와 같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격리된 사고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이리저리 뒤섞다가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도시학자 Jane Jacobs는 태평양 섬이 아닌 도시에서 혁신을 찾았다. 그러나 일단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한 다음에는 그것이 기존의 통념에 흡수되거나 압도되지 않고 더욱 성숙하고 발전할 수도 있도록 숨 쉴 공간을 필요로 한다.
* 혁신이라는 영역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하나의 아남ㄴ 가지고서는 안 된다. 2안, 3안, 4안 혹은 그 이상까지 생각해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 Lockheed Martin 사의 유명한 특수기 개발부서 Skunk Works...스컹크 워크스는 쿠바 핵미사일 시설의 사진을 찍은 고위도 정찰기 U2, 3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의 자리를 지킨 블랙버드,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와 전투기 등을 설계했다. 이후 스컹크 워크스 모델은 그 가치를 더욱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 스컹크 워크스는 대기업 내에서 공학자와 혁신가들로 소규모의 특별팀을 구성하고, 기업 위계 구조의 간섭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모델이다.
* 우리는 이 혁신의 갈라파고스제도에서 튀어나온 기술적 창조물들 대부분이 더 넓은 세계에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준비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임을 충분히 예상해야 한다. 그러나 가끔씩 스핏파이어가 튀어나오기도 하므로 실패를 무릅쓸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컴퓨터업계처럼 시장이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해보기 쉬운 분야에서 우리는 실제로 믿기 힘든 속도의 변화를 목격하게 된다.
* 내일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런 분야에서는 수많은 신생 업체가 오픈게임에 뛰어들어 혁신 득점판의 점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실패하지만 아이디어의 수가 정말 많기 때문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전문가 Clay Shirky는 "소득 없는 실패failure for free"의 시대를 찬양한다.
그런데 문제는 소득 없는 실패의 수가 여전히 너무 적다는 데 있다. 이 혁신의 장은 여전히 규칙이 아닌 예외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 행방불명된 혁신들의 공통점은 규모가 크고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어마어마한 자원과 극도로 실험적인 혁신을 요하며, 그 둘의 조합은 불가능해 보인다. 스컹크 워크스처럼 갓 등장한 기술을 위한 인큐베이터를 만드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거기에 수백억 달러의 비용이 요구된다면 모험성 짙은 아이디어들은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전문화는 피치 못할 흐름이지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혁신은 순전히 발명가의 관심의 폭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즉 혁신은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곤 했다. 이제 그런 아이디어의 타가수정을 위해서는 팀 전체가 필요하므로 더욱 값비싸고 복잡한 조직적인 문제가 되었다. 특허 인용이 많은 '깊은' 지식 분야일수록 큰 규모의 팀이 필요하다. 1970년대의 특허와 현대의 특허를 비교해 보면 지금은 전보다 나이 많고 전문화된 연구원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팀들이 특허를 얻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 과거에는 개인 연구원들이 가장 인용도가 높은 연구 성과를 발표했지만 이제 그런 탁월함은 연구팀의 몫이 되었다. 그리고 연구원이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지식의 기초 단위인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졌다....갈고닦아야 할, 어마어마한 지식의 양에 압도되어 과학자로서의 경력이 수평적으로나 수직적으로 짓눌리고 있다...과학자들은 자기 전문 분야를 좁혀야만 하고, 그다음에는 스스로 뭔가 시작해볼 만큼 충분히 배운 시점부터 에너지와 창의성이 줄어드는 시점까지의 생산성 있는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이것은 기숙사 혁신의 밑바탕인 일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이미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 대부분의 분야에서 우리는 이전 세대가 걸었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 지난 몇 십 년 동안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연구개발 종사자 수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생산성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맞다, 특허 출원 개수는 늘었다. 그러나 연구원 수나 연구비에 비해 특허 수는 떨어지고 있다. 대학과 지식 근로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은 간신히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 저렴한 방법으로 오류를 수정할 방법이 절실하다.
* 임의적인 영감의 순간에 대한 보상으로서 발급되는 특허는 하등 좋을 것이 없는 지적 독점의 여러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 더욱 심각한 것은 특허가 정말 중요한 혁신들을 장려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특허 덕분에...단순한 발명품들은 넘쳐한다. 하지만 HIV 백신이나 획기적인 청정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에는 특허가 너무 힘이 없다. 특허 기간에도 다소 문제가 있다.
* Mario Capecchi...하버드 대학교에서 DNA의 공동 발견자인 James Watson 교수 밑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하고 있었다. 입에 발린 칭찬을 하지 않는 왓슨 교수가 언젠가 "카페키는 대학원생으로서 대부분의 과학자가 평생에 걸쳐 이룬 것보다 더 많은 업적을 달성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젊은 카페키에게 하버드라는 첨단 학술 공간 이외의 다른 곳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뒤 카페키는 하버드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훌륭한 인프라와 영감을 주는 동료들, 왓슨이라는 든든한 멘토가 있었지만 하버드의 환경이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요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카페키는 세상을 바꿀 위대한 업적을 남기려면 자신에게 조금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버드는 "단기적인 만족의 보루"가 되어버렸다고 그는 생각했다. 대신 그는 새로운 학과가 신설되고 있던 유타 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유타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갈라파고스제도'를 발견했던 것이다....
* 1980년 마리오 카페키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의 보조금을 신청했다. 미국국립보건원은 생명을 구할 잠재성이 있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해 주었는데 그 규모가 미국암학회의 20배에 이를 정도로 컸다. 카페키는 세 개의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제출했다. 그 가운데 두 가지는 명확한 실적 제시가 가능하고 프로젝트 성과물을 단계별로 설명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이다. 성공은 거의 확실시 되었다.
그러나 세 번째 프로젝트는 대단히 모험적이었다. 카페키는 쥐의 DNA 유전자에 구체적인 표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미국국립보건원은 카페키의 연구 계획이 공상과학소설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고는 그의 보조금 신청서에 낮은 등급을 매기면서 지나치게 모험적인 세 번째 프로젝트를 포기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확실하고 결과지향적인 다른 두 프로젝트를 근거로 그에게 연구비를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
* 그래서 카페키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미국국립보건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그 경고를 무시한 채 거의 전액을 위험도 높은 유전자 표적연구에 쏟아부었다. 굉장한 도박이었다. 만약 미국국립보건원이 요구하는 3~5년 사이에 충분히 근거 있는 초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자금 지원이 끊길 수도 있었다. 미국국립보건원의 보증 없이는 다른 곳에서 자금 지원을 받기도 어려울 터였다. 그 경우 본인의 경력에도 심각한 타격이 올 뿐만 아니라 연구 조교들도 다른 직장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실험실 자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2007년 마리오 카페키는 쥐 유전자에 관한 이 연구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미국국립보건원의 전문가 패널은 그의 연구 지원금을 연장해주기로 합의하면서 "당신이 우리의 조언을 따르지 않아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 개발자의 통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에게 마리오 카페키처럼 극단적인 반항아 기질이 없었기 때문에 실패로 돌아간 중대한 과학적, 기술적 진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미국국립보건원의 상상력 부족을 탓하기 전에 잠시 입장을 바궈서 당신과 내가 백지 한 장을 놓고 앉아서 연구원들에게 막대한 공공자금(국민의 세금)을 분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우리는 당연히 명료한 연구 계획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가 설계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스템 역시 마리오 카페키의 쥐 유전자 연구를 중단시키려 했을 것이다.
* 전문가가 주도하고 결과에 기반한 미국국립보건원의 이성적인 평가 방식은 수준 높고 실패 없는 과학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능성이 낮은 획기적인 혁신, 이른바 '복권 프로젝트'를 지원하기에는 대단히 잘못된 방법이다. 성과 달성보다는 실패를 방지하는데 더 중점을 두는, 위험 회피식의 자금 지원 시스템인 것이다.
* 괴짜 억만장자 하워드 휴스가 세운 대형 비영리 의학연구기관인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는 '조사관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입증되지 않은 길을 탐험하며 미지의 것을 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그것이 불확실함 혹은 실패를 의미하더라도 상관없다. 실제로 연구 내용의 충분한 불확실성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기금을 지원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보다 사람을 지원한다. 그럼으로써 과학자들이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는 대로 유연성을 발휘해서 적응하고 전문가 패널의 승인 여부에 얽매일 필요 없이 길이 열리는 대로 연구를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는 상세한 연구 계획을 요구하지 않으며, 대략적인 아이디어 스케치와 함께 지원자의 최근 연구 결과 중 가장 괜찮은 사례 하나 정도만 보고 싶어한다. 때로는 별다른 단서 조항 없이 연구기금이 지급되어서 오히려 조사관들이 놀라기도 한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는 종국에는 결과를 요구하지만 실제로 무엇이 '결과'인가에 대해 훨씬 큰 탄력성을 발휘한다. 어차피 처음부터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신호만 확인되면 다음 5년에 대한 자금 지원은 자동으로 갱신된다. 결과 없이 10년이 지났을 대만 자금 지원이 취소되는데 그 경우에도 급작스럽지 않게 서서히 지원을 철회함으로써 연구원들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실험실을 폐쇄하는 대신 대안을 모색할 시간을 준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시스템이 정말로 우수할까? 어쩌면 값비싼 실패를 너무 많이 조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연구 자금이 확실히 보장되어 있음을 알고, 연구원들이 지나치게 안일하게 지낼 수도 있다.
이에 세 명의 경제학자 Pierre Azoulay, Gustavo Manso, Joshua Graff Zivin은 미국국립보건원과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프로그램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완전히 대조적인 두 접근법으로부터 중요한 과학적 연구 성과가 얼마나 많이 탄생했는지 면밀히 분석해보았다. 그들은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조사관들과 미국국립보건원의 자금 지원을 받는 최우수 등급 과학자들을 꼼꼼히 대조해보았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조사관 중 좀처럼 받기 힘든 희귀 장학금을 받은 사람들과 미국국립보건원의 'MERIT' 상을 수상한 사람들이었다. MERIT 상은 미국국립보건원의 다른 보조금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하지만 금액이 좀더 후할 뿐만 아니라 가장 탁월한 연구원들에게만 수여된다...
* 아줄라이, 만소, 지빈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잘라보아도 가장 중요하고 특이하며 영향력 있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쪽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느슨하고 모험적인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연구원들은 미국국립보건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동료 연구원들에 비해 외견상 실력은 더 나을 것이 없었지만 인용 빈도가 높은 연구 논문의 양이 두 배에 이를 정도로 훨씬 영향력이 있었다. 그들은 상을 수상한 확률도 더 높았고 상을 수상한 학생들을 가르친 확률도 더 높았다. 또한 해당 연구 분야의 어휘 목록에 새로운 '키워드'를 올릴 정도로 독창적인 논문을 발표했고 연구 주제를 좀더 자주 변경했으며 협소한 해당 전문 분야 이외에서도 인용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실패작도 더 많아서 연구 논문 중 아무에게도 인용되지 못한 비율 역시 더 높았다. 미국국립보건원의 프로그램은 실패를 피하도록 설계된 반면 하워드 휴스 의학 연구소의 프로그램은 실패를 수용하도록 설계된 것이고 보면 당연한 결과었다. 그리고 진정으로 독창적인 연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하다.
혁신에서 실패는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우리는 모든 복권이 당첨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당첨 기회를 원한다면 복권을 하야 한다. 통계 용어로 표현하면 혁신의 수익 패턴은 긍정적인 쪽으로 심하게 편향되어 있다. 작은 실패들이 잦고 큰 성공의 수가 적다는 뜻이다. 미국국립보건원의 위험회피식 접근법은 다수의 중요한 아이디어들을 놓치게 되어 있다....
* 혁신에서 실패는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우리는 모든 복권이 당첨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당첨 기회를 우너한다면 복권을 사야 한다. 통계 용어로 표현하면 혁신의 수익 패턴은 긍정적인 쪽으로 심하게 편향되어 있다. 작은 실패들이 잦고 큰 성공의 수가 적다는 뜻이다. 미국국립보건원의 위험회피식 접근법은 다수의 중요한 아이디어들을 놓치게 되어 있다.
* 산타페 연구소의 복잡계 이론가 스튜어트 카우프만과 존 홀랜드의 연구 내용을 상기해보라. 그들은 변화하는 가능성의 지형에서 길을 발견하는 이상적인 방법은 걸음마와 모험적인 뜀뛰기를 혼합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미국국립보건원은 걸음마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 모험적인 뜀뛰기는 누가 지원하고 있는가?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는 매년 거액을 투자하지만 이는 전 세계 연구개발 예산의 0.0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같은 조직들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개발은 (비현실적인 사고와 동떨어진) 상업적인 성격이 짙은 연구 또는 미국국립보건원의 경우처럼 목표 지향적인 연구에 치중되어 있다. 걸음마는 지원되는 반면 실험적인 도약에 대한 지원은 부재하다....
* 지금까지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장려하는 데 필수적인 두 가지 핵심 원칙을 살펴보았다. 첫째, 무엇이 효과적일지 서로 상충되는 관점을 내재한 듯이 보이더라도 대부분이 실패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가급적 많은 실험을 시도해야 한다. 둘째, 실패의 가능성이 보이더라도 성공에 대한 엄청난 보상을 생각해서 장기적인 안목을 지닌 실험을 장려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정부 지원 프로그램은 이 두 가지 원칙에 대치된다. 정부기관들은 거창한 계획을 좋아하고, 그 계획이 정확히 어떻게 달성될 것인가를 알고 싶어한다.
* 위험성이 높은 새 아이디어에 대한 진정한 개방성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백만 혹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적극성을...그 두 가지를 혼합하는 방법은 종종 잊히곤 했지만300년도 더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 1675년은 가장 유명한 정부 산하 연구 설계 기관 중 하나인 영국왕립 천문대가 설립된 해다. 항해술 발전을 위해 설립된 영국왕립천문대는 특히 바다에 출항한 배가 동서로 얼마나 멀리 위치해 있는가, 즉 '경도' 문제 해결을 주된 목적으로 했다...오늘날 영국왕립천문대는 그 수수께끼를 풀어낸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러나 이 자부심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감추어져 있다. 영국왕립천문대 소속의 천문학자들은 거의 1세기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절망하고도 정작 문제를 해결한 사람을 가차 없이 평가절하했다....전문가들은 75년 이상 연구했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영국 의회는 아이직 뉴턴 경과 혜성 전문가 Edmund Halley에게 조언을 구하는 한편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2만 파운드의 상금을 약속하는 경도법을 1714년 통과시켰다....오늘날 3000만 파운드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그 상금은 경도 문제의 공략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더 이상 영국왕립천문대의 천문학자들만이 그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고 해답은 누구에게서든 나올 수 있어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1737년 John Harrison이라는 시골 목수가 경도위원회 Board of Longitude에 해결책을 들고 나와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었다. ...
이 사건은 상금을 통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익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유익한 교훈이 되었어야 마땅하다....해리슨의 시계들은 경도를 찾는 방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마침내 그가 죽고 난 후에야 표준이 되었다....경도에 걸었던 상금은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고 이런 포상 제도는 여러 곳에서 모방되었다.
* 상금과 달리 보조금은 강력한 후원의 수단이다. 반면 상은 성과를 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 점은 기득권층을 본질적으로 위협한다.
* 마침내 거의 200년 가까운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으로 취급되었던 포상이 최근에 다시 르네상스기를 누리고 있다. 해결책이 어디서 나오는가보다 해결책을 찾는 일 자체를 더 중요시하는 신세대 기업가들과 자선가들의 열린 생각 덕분이다.
* 2006년 3월 넷플릭스의 창립자 겸 CEO Reed Hastings는 어떻게 하면 영화 추천 소프트웨어를 개선할 수 있을지 몇몇 동료들과 회의를 가졌다. 헤이스팅스는 존 해리슨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넷플릭스의 기존 알고리즘인 Cinematch보다 더 좋은 걸 만드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100만 달러를 받기 위한 조건인 10퍼센트...161개국 출신 2500개 이상의 팀과 2만 7000명의 경쟁자들이 이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결국 넷플릭스 상은 2009년 9월 AT&T 연구팀에 돌아갔다.
* 포상 제도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 Innocentive는 지난 10년 동안 '구하는 자'들이 '해결하는 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교환의 장이 되어주었다. 양측의 신원 은 공개되지 않는다..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은 작은 광고 형태로 이 회사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비영리단체인 X Prize Foundation이 후원하는 상...Archon X Prize for Genomics는 한 사람당 1만 달러의 비용으로 10일 안에 100명의 인간 유전자를 해독하는 팀에게 수여된다....3.78리터당 160킬로미터의 연료 효율을 갖춘 자동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에게 수여되는 또 다른 상도 있다.
시상 모델은 매번 동일하다. 엑스 프라이즈 재단이 목표를 정하고 후원자를 찾는다. 상을 발표하고 최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려서 상금 자체보다도 훨씬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해낸다. 수상자가 결정되면 세간의 관심 속에 시상을 하고 또 다른 도전 과제들로 넘어간다. 수상자는 지적재산권을 보장받게 되고 지적재산권에 상업적 가치가 존재하는 경우 그 상업적 가치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들은 확실히 영향력이 있었다.
* 포상 제도가 멋진 이유는 성공하기 전까지 비용이 한 푼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1) 실패가 용납되 뿐만 아니라 가장 대담하고 위험성이 높은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는 완전히 개방적인 경쟁의 장인 동시에 (2) 문제가 해결된 경우에만 거액의 비용이 지출되는 궁극의 조합을 허용한다.
*White Knight One...Burt Rutan...개인 우주선과 그것을 이요한 우주여행 시대...화이트 나이트는 한 비영리재단이 제정한 Ansari X Prize에 도전한 20여 개의 경쟁 모델 가운데 하나였다....루탄의 팀은 1000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 중 한 사람인 Paul Allen...루탄의 연구에 재정 지원을 해주었다....루탄은 우주관광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려고 마음먹은 버진 그룹의 회장 Richard Branson과 손을 잡았다. 그렇게 탄생한 Virgin Galactic사는 창문이 더 큼직하고 떠다닐 공간이 많은 대형 우주선 SpaceShipTwo의 제작을 의뢰했다.
* 우리가 치러야 했던 희생은 다양성의 상실이었다.
* 인터넷은 펜타곤 공무원들의 자금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에서 나왔지만 그 잠재성을 펼친 것은 대학 기술사의 혁신가들이었다. 또 위성과 GPS는 정부의 지원으로 고안되었지만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시장에 내놓은 건 민간기업들이었다.
* 다양성이 다양성을 장려한다는 사실...많은 혁신을 촉진하고 싶다면 여러 전략을 결합하라.
* 포상은 헨리 케이브-브라운-케이브만큼 지혜롭지 못한 공무원들과 마리오 카페키만큼 용감하지 못한 과학자들이 남긴 불가피한 격차를 메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혁신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다른 방법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4장 선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임상실험>
*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 이후 유누스가 그라민을 만든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그 프롤르그(손실을 본 농사 프로젝트)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발 성공담이 시행착오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유누스는 이른바 '벌레의 시각worm's eye view'을 옹호한다.
"사물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아야 날카롭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중에 어떤 장애물을 발견하면 벌레처럼 그 주위를 돌아갈 것이고, 그런 방법으로 나는 분명 목적을 이루고 뭔가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벌레의 시각에는 뭔가 아주 놀라운 면이 있다. 그것은 겸손하게 장애물에 적응하면서 성공에 이르는 길이 명확히 보일 때까지 경로를 바꾸어나가는 방법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장애물을 '가까운 거리에서 날카롭게' 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 엎드려 재우기는 영아 돌연사의 가능성을 세 배로 높일 만큼 위험하다.
* 코크런은 올바른 치료 과정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실험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의 '신 콤플렉스'에 항의...
1970년대 Archie Cochrane...[Effectiveness and Efficiency]...아키 코크런은 '신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권위자들의 주장에 복종하지 말고, 효과 있는 방법에 관한 증거를 수집할 것을 고집했다.
* 무작위 실험의 필요성
<5장 규칙 변경: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불도그의 탄생>
* 유제품은 지구에는 너무나 유해하기 때문에 굽지 않은 빵에 버터를 발라 먹는 대신 빵을 굽고 버터를 바르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다.
* '푸드 마일'을 줄이기 위해 근거리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오곤 한다. 전 세계로 식품을 운반하려면 분명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지만 대부분이 선박을 이요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비행기로 운반하는 경우라도 넉넉한 여유 공간에 무료 샴페인이 따라오는 좋은 좌석을 이용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그 식품은 훨씬 기후조건이 잘 맞는 지역에서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당신이 평생 탄소 배출에 대해 연구하지 않는 한, 그건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평생 연구한다고 해도 결코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 Carbon Trust...제품의 제조, 운송, 소비, 폐기의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지를 연구하는 '탄소발자국 측정'
* Merton Rule...2003년 Adrian Hewitt이 고안...일정 규모를 넘어선 개발 공사를 실시할 때 건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요구량의 10퍼센트를 자가 발전할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주지 않겠다는 내용..
* 우리는 현지 상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해와다. 서류상으로는 근사해 보이는 계획이 현지 상황에 따라 불합리하게 변질되기도 하고,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현장에서는 완벽하게 먹힐 때도 있다.
* 미국의 CAFE 기준은 잘 알려진 사례. CAFE는 '기업평균연비제 corporate acerage fuel efficiency'의 약자로 이 제도는 미국산 자동차들의 연료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1975년 도입되었다....당시 화물 운반용 상업 차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트럭'에 대해서는 별도의 느슨한 기준들을 적용시킨 것이다...그 결과 CAFE 기준은 더 크고 더 무거운 자동차의 등장을 부추겼고, 미국에서 판매된 신형 자동차의 연비는 1988년에서 2003년 사이 꾸준히 하락했다.
* EU의 재생에너지 촉진법...EU회원국들이 수송 에너지의 10퍼센트를 재생에너지원에서 얻도록 의무화한다. 원칙적으로 이 법은 풍력과 태양열 패널을 이용한 전기 자동차를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싸고 간단한 방법은 일반 자동차나 약간 변형시킨 자동차에 바이오디젤이나 에탄올 같은 액체 연료를 채우는 것이다. 그에 따른 여파는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 Leslie Orgel..."진화는 당신보다 똑똑하다." 즉 어떤 문제에 대해 진화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내버려두면 디자이너가 미처 생각해내지 못했던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갈 거라는 뜻이다.
그러나 오겔의 명언에는 예기치 못한 필연적인 결과가 수반된다. 즉 애초에 문제가 잘못 기술될 경우 진화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허점을 찾아 옹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불도그는 1세기 이상 세심한 선별적 교배를 통해 가장 뭉툭한 코와 가장 휘어진다리와 가장 쭈글쭈글한 얼굴을 갖게 한 결과 탄생한 품종이다. 그런데 이 품종은 세심하게 선별된 신체적 특징의 직접적인 결과로 여러 문제를 떠안게 되었다. 많은 불도그가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사람의 도움 없이는 짝짓기를 할 수 없다...불도그가 새끼를 가져도 큰 머리와 좁은 산도 때문에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불도그는 다른 개들과 달리 헐떡거려서 체온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눈 주위에 사랑스럽게 접힌 피부는 누관 감염에 취약한 원인이 된다. 불도그는 코가 짧아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후두를 다치곤 한다. 진화와 진화의 결과물은 순종견 교배자들보다 똑똑하다.
* 레슬리 오겔 법칙의 어두운 면은 우리가 특정 해결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릴 때마다 원하지 않는 결과물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6장 독자성: 안전 시스템이 위기를 악화시킨다>
* 시행착오의 여력이 거의 없는 시스템에 대한 대처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곳은 가스 시추시설, 정유 공장, 원자력 발전소 등이다.
* 대부분의 은행가나 금융 당국은 은행과 원자로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스리마일 섬, 파이퍼 알파, 보팔, 챌린저 우주선과 같은 산업 사고를 연구하는 사람들(기술자, 심리학자, 심지어 사회학자들까지)의 눈에는 그 연관성이 명확하게 보인다.
* Charles Perrow...복잡한 동시에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은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강결합 프로세스의 결정적인 특징은 일단 시작되면 중단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도미노 게임은 특별히 복잡하지는 않지만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 오븐 안에서 부풀고 있는 빵도 마찬가지다. 반면 하버드 대학교의 경우 특별히 강하게 결합되어 있지는 않지만 복잡하다.
* 지금까지 이 책에서는 하버드처럼 복잡하지만 결합이 느슨한 시스템들을 주로 살펴보았다. 그런 시스템들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 실패가 불가피하고 생산적인 실패야말로 성공의 요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만약 시스템이 복잡한 동시에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면? 복잡성은 여러 방법으로 일이 잘못될 수 있음을 뜻한다. 또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신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 안전 시스템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전 시스템 자체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 실제로도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운전자들의 위험한 운전 습관을 부추긴다는 증거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위험 보상'이라고 부른다.
* 이후에 벌어진 일은 개별적으로 복구 가능한 오류들이 눈덩이처럼 커져버리는, 찰스 페로식 시스템 사고의 고전적인 사례였다.
* 전쟁터에서와 마찬가지로 컴퓨터가 금융 일선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 팀은 리먼의 운영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세금 회피를 위해 수백 개의 자회사 법인을 설립한 이 은행의 복잡다단한 조직도가 드러났고, 그 복잡한 실타래마저 실은 단순화된 요약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엔론의 계약은 이 정도로 복잡하지 않았다....혼돈의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었다....리먼은 'Repo 105'라는 분식회계 기법을 이용해 부채 및 위험 자산의 규모를 실제보다 더 작고 안전한 듯이 위장함으로써 재무 부실의 범위를 체계적으로 숨겨왔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났다.
* 도미노 게임은 강결합 시스템의 가장 좋은 사례일 듯하다....은행은 쓰러지면서 다른 기업들을 함께 쓰러뜨리기 때문에 도미노와 닮았다. 파산은 전염될 수 있다. 은행이 고객들의 돈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금융 시스템의 피해를 완충하기 위해 충돌 현장 한가운데로 들이밀어진 것은 자본 쿠션이 아닌 납세자였다.
* 금융 시스템의 디커플링이란 향후 리먼 브러더스 같은 은행이 부식ㄹ 상태에 빠졌을 때 혼자 쓰러지고 끝나도록 군데군데 금융의 안전문을 세워두는 일을 의미한다.
* 새로운 아이디어는 약간의 투기성 자금을 필요로 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뭔가 놀라운 일을 이루기 위해 자금을 움직이는 과정에는 언제나 약간의 도박적인 요소가 개임되게 마련이므로 벤처 캐피털 같은 '카지노' 활동이 없다면 경제는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힘들고 세상은 혁신성이 떨어질 것이다.
* 새로운 걸 시도할 때는 실패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로 시도할 것....강결합 시스템의 경우 하나의 실험이 실패하면 다른 모든 것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성공적인 디커플링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 세 가지 오류...실수 slip...위반violation...착오mistake....
우리는 대개 사고가 터진 후에야 착오와 위반을 구분하는 데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그러나 착오와 위반의 공통점은 그 차이점 못지 않게 중요하다.두 가지 모두 실수에 비해 알아차리기가 훨씬 어려운 게 일반적이라서...'잠복적인 우류latent error'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잠복적인 오류는 최악의 순간까지 눈에 띄지 않고 그 자리에 도사리고 있다....안전장치들은 속성상 비상시에만 사용되는데다가 안전 시스템의 수가 많을수록 잠복적인 오류는 가장 경황없는 바로 그 순간이 닥칠 때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잠복적인 오류는 아주 사소해서 현장에 있지 않으면 간파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 불가피한 실패는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치를 만한 대가다. 단 그 실패는 생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리먼 브러더스는 정리하고 AIG는 살리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이 내려진 2008년의 그 운명적인 며칠이 지난 후 많은 사람이 두 가지 상충되는 결론을 내렸다. AIG도 리먼처럼 처리되었어야 한다는 주장과 리먼도 AIG처럼 처리되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진짜 교훈은 리먼과 AIG 모두 구조적 피해 없이 단독 붕괴되도록 내버려 두었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은행이 '규모가 크니까 무너지게 두어서는 안 돼.'라고 생각하는 건 정서상 옳을지 몰라도 도미노의 비유를 떠올릴 때는 잘못된 해석이다....우리에게 필요한 건 넘어지는 도미노가 다른 도미노들을 너무 많이 쓰러뜨리지 않도록 막아줄 시스템 안의 안전문들이다.
* 무엇보다도 미래의 금융위기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고민할 때 우리는 복잡성과 강결합이라는 시스템의 두 가지 구성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폭발과 그 뒤를 이은 대규모 원유 유출....시추시설의 소유즈인 트랜스오션, 시멘트로 유정을 봉함한 핼리버턴, 시추를 허가한 규제 당국 그리고 마콘도 유정의 소유주이자 이 공사의 총괄 책임을 맡은 BP...
* 정상 사고 이론...사고는 분명 일어날 것이므로 우리는 그 여파에 대한 준비를 갖추어야만 한다....위험이 작을 수는 있지만 사고의 가능성은 절대 '제로'일 수 없다.
* 우리가 창조해낸 경제가 복잡해질수록 그것을 지탱하는 공학 기술과 그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금융 역시 점차 복잡해질 것이다....복잡할 뿐만 아니라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 앞에서는 복잡성에 대한 일반적 대응책인 시행착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류의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7장 '변화 기계들'의 비밀>
* 이 책의 여러 영웅 (레지널드 미첼, 마리오 카페키, H.R. 맥마스터)은 그들 자신이 스스로 적응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수에 묻어가고 싶은 유혹 앞에서 새로운 생각을 실험해볼 용기를 냈기 때문에 존경할 만하다.
* 비즈니스에서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와 전략만 있다면 적응하기 위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번창할 것이다. 아마존의 성공담은 성공을 향해 의식적으로 실험을 거듭한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넷 소매라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만큼 운이 좋았거나 비전이 있었던 기업의 이야기다.
* 일을 진행해 나가면서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인간의 실패 중에서 목숨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실패는 거의 없다. 일정 한도 내에서 우리는 순차적으로든 동시다발적으로든 실험을 할 수가 있다.
* 비즈니스와 일상생활에서 적응 원칙을 실천하는 세 가지 기본 단계가 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팔친스키의 3대 원칙과 동일하다. 첫째,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되, 일부는 실패하리라고 예상할 것. 둘째, 안전한 공산을 마련하거나 자잘한 단계로 일을 진행해서 실패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로 실패할 것...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커야 하지만 실패할 경우 완전히 폐허가 되는 도박이어서는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셋째, 실패했을 때 그 사실을 깨달을 것. 그렇지 않으면 절대 교훈을 얻을 수 없다....특히 이 마지막 단계는 각자의 삶 속에서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 적응의 핵심 원칙들을 실천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변화 기계Difference Machine'...국지적...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특정 상황에 맞추어 작은 규모로 시도해볼 수 있다....탐들이 자체적으로 팀원들을 선별...탈중심적이고 실험적...다소 급진적인 직원 자율 프로그램...엄격한 투명성을 표방하는 'no secret'정책이 건전한 경쟁을 장려...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매년 오르는 단골손님...주식 시장 상장 이후 3년마다 두 배씩 성장을 거듭.....Whole Foods Market...
* Gary Hamel, [The Future of Management]
* 영국의 소박한 슈퍼마켓 브랜드 Timpson...'노 시크릿' 정책...개별 매장의 직원들이 결정...회장 John Timpson은 이것을 '거꾸로 경영 upside-down management'이라고 부른다....팀슨이 다른 사업체를 매입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자식 POS 기기를 처분하고 구식 금전등록기를 그 자리에 갖다놓는 것이다...전자식 POS기기는 본사에 권한을 부여해주지만 직원들이 유연성을 발휘해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기 어렵게 한다.
* 제아무리 세계 최고의 컴퓨터 시스템이라도 현장에 직접 나가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미묘한 상황적 단서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대신할 수 없다. 하이에크의 표현을 빌리면 "시간과 장소같은 특별한 상황에 관한 지식"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 점점 더 많은 기업이 탈집중화하고 계층 수를 줄이며 하급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추세다....현지 상황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유리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
* 팀슨의 사내 교육 매뉴얼에는 회사에 사기를 치는 스무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런 신뢰에 보다 큰 신뢰로 보답한다.
* "우리의 경영 방식은 올바른 인재들이 확보된 경우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존 팀슨 회장은 이야기한다...팀슨의 직원들 절반은 '친구 추천' 프로그램을 통해 입사한다. 다시 말해 팀슨은 기존 직원들을 활용해서 '올바른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다....홀푸즈와 팀슨 모두 동료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한다.
* 구글의 회장이자 최근까지 CEO였던 Eric Schmidt은 구글에서 자신의 역할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토의를 중재하고 다른 사람들이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 고어-텍스를 개발한 회사인 W.L. 고어는 CEO 선출도 동료들의 손에 맡겼다. 이사회는 고어의 'associate'들을 대상으로 회사 안에서 가장 CEO로 모시고 싶은 인물이 누구인지 투표를 실시했다....고어의 어소시에이트들은 함께 일할 동료와 진행시킬 사업들을 직접 발굴하며, 조직도상의 구너한보다는 각 업무별 권한이 더 중시된다.
* 구글의 20퍼센트 시간 정책이 성공한 이유는 홀푸즈 마켓이 바탕으로 삼고 있는 기본 메커니즘인 동료 인정peer approval 덕분이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개인 푸로젝트에 관여하지 않는다. 어느 프로젝트를 키우고 어느 프로젝트를 포기할지 결정하는 것은 다른 동료 엔지니어들이다.
* 최근에 구글은 에릭 슈밋, 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장래성 있는 혁신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공식화함으로써 한층 더 성장했다. 그렇지만 그 목적은 더 많은 프로젝트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2만 명의 직원들 속에서 자칫 흐지부지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자금과 자원을 추가적으로 할당하는 데 있다.
* 20퍼센트 시간 정책이 구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 전체에 걸쳐 비슷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플렉스 탄생 전부터 이런 정책은 존재했다. 가령 W.L. 고어에서는 50년 전부터 모든 직원이 매주 반나절의 '장난 시간'을 가졌다.
* 구글이나 W.L. 고어 같은 혁신 기업들은 똑똑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여유를 주면 스핏파이어, 경도 문제에 대한 해결책, 쥐의 유전자 분석, G메일 같은 혁신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경영의 대가 게리 하멜을 특히 구글이 가급적 많은 수의 제품을 내놓는 다원식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피 한 마리를 놓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피 사육 전략들로 가득한 온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구글은 쉽게 말해 진화론적 조직이다.
* 많은 것이 실패하리라고 예측하며 새로운 것을 적극 시도해보는 회사를 하나만 꼽아보라면 나는 단연 구글을 꼽겠다. 래리 페이지와 함께 최초의 북 스캐너를 만들었던 구글 부사장 마리사 메이어는 구글 제품의 80퍼센트가 실패하겠지만 사람들은 성공하는 제품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이야기한다....회사가 실패할 제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붓지 않는 한, 소수의 큰 성공을 바라보고 여러 실험을 계속하는 건 정당해 보인다.
이것이 구글의 기본적인 사업 방식이다. 구글은 존 엔들러의 구피 연못에 상응하는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어떤 무늬의 구피들이 등장하는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 전략은 기업 전략을 세우지 않는 것이다.
* Jo-Ann Fabrics...무작위 웹사이트...
* Ian Ayres...[Super Crunchers]
* 신용카드 사업자들은 오래전부터 광고 메일 발송시 조합이라는 방법을 이용해왔다....무작이 쉴험 접근법
* 기업 운영에서 실험은 1세기 이상 알게 모르게 진행되어왔다. 토머스 에디슨...대형 실험실...'발명 공장'에 수천 명을 고용하고 창고마다 실험에 필요한 물건을 충분히 확보해두었으며 가급적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실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실험실의 물리적인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산업 연구의 아버지였다. "나는 실패는 하지 않았다. 안 되는 방법 1만 가지를 찾아냈을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시행착오 절차의 산업화에 대해서도 "성공의 진정한 잣대는 24시간 안에 끼워 넣을 수 있는 실험의 개수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 문제가 일정 수준의 복잡성에 도달하면 형식 이론보다는 놀랄 만큼 빠르고 체계적인 시행착오 프로세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 말이다.
* 애리얼리는 자신의 전문가적 견해가 적절한 실험을 통해 나오는 통찰에 비해 가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업들은 자신의 직관에 과장된 확신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들로부터 답을 듣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며 그는 개탄했다.
* 할인 소매업체인 타깃은 원래 전통적인 백화점 체인 Dayton Hudson 안에 자리 잡은 별도의 사업부였다.
* 증권 중개업체인 Charles Schwab는 인터넷 증권거래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고 온라인상에 저렴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운영할 완전히 독립적인 주직을 구축했다
*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버진 그룹...처음에 음악 유통업으로 시작해서 음반사 버진 레코즈를 세웠다. 그의 달느 프로젝트로는 대서양 횡단 항공사, 저가 항공사, 휴대전화 서비스, 화물 열차, 웨딩드레스, 콜라, 보드카, 고가 여행상품(우주 여행 포함), 라디오 방송국, 금융 서비스 등이 있다. 각각의 사업은 별도의 독립적인 기업 형태로 시도되었으며, 경우에 따라 여러 국가에 있는 몇 개의 독립형 기업들이 관여하기도 했다. 실패한 아이디어들도 있었다...그러나 버진 그룹의 전체적은 구조는 언제나 서로 다른 사업 라인들을 철저히 분리시키는 형태를 취해왔다. 그럼으로써 다양한 조직들이 각자의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독립적인 실패로 끝나게 된다.
* 베트남에서 게릴라전에라는 '파괴적 혁신'과 마주친 미군은 게릴라전이 게임의 판도를 바꾸어놓는 바람에 그동안 산업 시대 전쟁을 통해 힙겹게 쌓아온 전문성이 쓸모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했다....진정으로 시장 파괴적인 혁신은 기업에서 그동안 중요시되어온 요소들을 거의 모두 비껴간다.
* 기업은 실패하기 위해 존재한다.
* 기업이 법적 구조를 취하는 중심 취지는 실패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유한 책임 회사를 세우는 목적은 신규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망가지는 건 사람들 개개인이 아니라 추상적 존재인 '법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안심하면서 마음껏 실험하고 혁신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
* 기업이 존재하는 건 엄밀히 말해 추상적 존재인 법인이 실패한다해도 우리가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에 마음을 써야 한다. 적응하고 교훈을 얻고 성장하려는 가운데 우리가 최종적으로 관심을 돌리는 대상은 바로 사람이다.
<8장 번영을 위한 원칙>
* [The Creative Habit]..."최고의 실패는 아무도 보는 사람 없이 방 안에서 혼자 저지르는 사적 실패 private failures'다. 사적 실패는 좋은 실패다."...그러나 그 당므으로 좋은 실패는 한정된 청중들 앞에서의 실패다.
* 실패를 마다하지 않는 태도는 일상생활에서 [어댑트]의 정신을 적용하는 첫 번째 단계다. 트와일라 타프는 매일 일부러 사적 실패의 시간을 갖는다.
*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으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세 가지 장애물은 다음과 같다.
(1) 부정 : 자아 가치에 대한 의식과 오류를 분리할 수 없다.
(2) 손실 추격 : 손실을 배상받으려고 애쓰는 사이 더 큰 손실을 만든다.
(3) 장밋빛 기억 : 과거의 실수를 승리로 기억하거나 실수를 성공과 한데 버무리는 경우
* 타프의 검증반에 들 수 있는 자격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걸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생활 전반에 걸쳐 좋은 판단력을 가진 살마으로서 당신에 대해 염려하는 마음으로 부대 조건 없이 솔직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
* 시간적 거리두기는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3자적 관점을 적용할 수 있게 하고 녹화나 문서는 과거의 수행에 관한 객관적인 기록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솔직한 조언이 더 좋다.
* 진화생물학자는 자연이 어떤 방법으로 실패를 딛고 성공하는지 알고 있다. 섬세한 유기체에서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를 끊임없이 일으켜서 그 유기체를 더 퇴보시키는 대다수의 형질들을 내버리고 그것을 더 발전시키는 소수의 형질만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오랜 기간 반복하다 보면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 [The Truth about Markets], 존 케이 교수는 시장이 돌아가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절제된 다원주의 disciplined pluralism' 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탐색하되, 새로 나온 아이디어든 수백 년 된 아이디어든 부적절한 아이디어를 가차 없이 잘라내는 방법이다.
* 트와일라 타프의 토니상은 성공할 때까지 새로운 것을 용기 있게 시도하고 적응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증거다.
* 적응 능력은 이런 안도감, 즉 실패의 비용이 우리가 감수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내적 확신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때로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우리에게는 실패를 감수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것이 없다면 진정한 성공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