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켄 공업의 경우 선착순으로 사원을 채용해서 세계1등 기업을 이룩하였다는 그 본보기만으로도 많은 파장을 일으킨다.
실로 블랙스완같은 기업이다. 기존의 정설이라 여겼던 논리를 전도해 버리는 그런 커다란 '반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에 받은 은혜에 보은하기 위해 기업을 일으킨 것.
사람을 완전히 믿는 것.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해 가는 자세.
기본에 충실한 것. 등등
마츠우라 모토오 님..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다.
★★★★★
<추천사>
* KJ프리텍 대표 겸 일본 주켄공업 등기이사 홍준기
<머리말>
* 경영자는 이익 추구 이전에 경영 이념, 경영 철학을 지녀야 한다.
<<사람이 기술을 만든다>>
<나를 경영자의 길로 이끌어준 사람들 그리고 시간들>
* "인생은 얇은 종이를 쌓아 올린 것 같아. 한해 한해 쉬지 않고 쌓아올린 두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지. 사람마다 그렇게 쌓아올린 인생의 산은 모두 그 모양이 달라. 이 산의 모양과 높이가 인생의 가치라네."...요시야 준...길옥윤
* 나는 밴드 연주자로 활동했지만 음악 교사에게 수업을 들은 적도, 음악학교에 다닌 적도 없다. 처음 수년간은 악보를 읽지 못했다. 그때는 귀로 듣고 음을 외웠다. 재즈의 세계에서는 나아 같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하면 된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제일의 기업을 만들다>
* 시시콜콜한 업무는 생략하고 진짜 업무에 집중하라
* 기업 활동의 능률은 '생산성'이라고 부르는데 기업의 생사는 이 생산성에 달려 있다. 능률이 높을수록 결과 역시 좋듯이 생산성이 높을수록 기업 실적 역시 커진다.
반면 불필요한 규칙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규칙도 만들지 않았다. 이것이 그렇게 특별한 일일까?
우리는 창업 이래 한 번도 출근부를 기록한 적이 없다. 당연히 출근 일수를 따지며 급여를 계산할 필요도 없다.
영업사원은 출장이 잦다...그래서 우리는 모든 경비를 신용카도로 결재한다....현재에서 중요한 판단이 필요하면 메일로 보고...귀사 후 올리는 보고도 모두 내선 전화나 구두, 간단한 메일로 대체했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시시콜콜한 업무는 가능한 생략하고 진짜 업무에 집중한다. 이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마음이 업무에서 떠나지 않는 사원들에게 출근부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우리의 채용 기준 : 무시험, 선착순, 국적.성별.학력 불문
*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이신가요?"
"일 좀 시켜 주십시오."
"그래요? 잘 왔어요.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나요?"
"네? 정말로 채용해 주시는 겁니까?"
"그렇다니까요.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냐고요."
대충 이런 식으로 입사가 결정된다.
...지금까지도 당사의 채용은 선착순이다.
* 중졸자/고교중퇴자/고졸자, 일본인/한국인/중국인, 남자/여자 누구나 평등하다. 첫 월급은 나이에 따라 결정되며 이후는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개중에는 취직을 위해 이력서를 갖고 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력서를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대개는 그대로 되돌려 준다.
나는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일보다는 앞으로 함께 하자는 의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기업 가운데 우리 회사를 선택해 준 것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대학 입학금을 빌려 준 카와다 칸지 씨를 비롯해 여러 모로 우리를 지도해준 이곳 도요하시의 어른들은 그 누구도 나를 시험하거나 면접을 보거나 의심하지 않았다. 나는 이지역 사람들 손에서 자라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이 지역의 청년들을 어엿한 어른으로 키워내고 싶다. 이것이 이 고장과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경영은 그 수단에 불과하다.
아무리 망나니 같은 젊은이라도 부모님들에게는 금이야 옥이야 키워온 보물이다. 어떻게 일면식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10분, 20분 면접 모고 합격, 불합격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런 무서운 일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카롭다. 어른들이 좀 더 진지한 태도로 젊은이들과 마주하지 않으면 그들은 두 번 다시 어른들을 신뢰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 아무리 크고 유명한 기업도 급료가 적고 노동 시간이 길거나 남녀.국적.학력 차별이 존재하면 삼류이다.
* 경영합리화는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육체노동에서 감시노동...다시말해 머리를 써서 일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경영 합리화로 인건비를 줄였다고 해도 그 결과 한 사람당 육체노동이 증가했다면 이는 결코 합리화가 아니다.
* 지금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어느 기업보다도 먼저 '하루 7시간 노동'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모든 기업이 7시간 일하고 일이 끝난 후 40분간 산책을 한다면 사원들 모두 건강해지지 않을까? 아픈 사람이 적어지면 전국 보험 회사가 모두 흑자를 기록할지도 모르겠다.
* 출근부나 타임카드가 없는 우리 회사는 전부 본인이 스스로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작업 전에 미리 알리건 작업이 끝나고 나중에 알리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신고하는 방법도 번거롭지 않다. 메일을 통해 알리면 그만이다....무엇이든 스스로 신고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국내 출장이나 해외 출장도 통보하면 그만이지 허가받을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자진 신고가 원칙이다.
자기가 책임지고 스스로 관리한다는 것은 모두 어른이라는 증거이다. 모든 일을 스스로 관리하고 회사와 사원이 서로의 권리를 인정한다면 이것이 '서로 믿는 행동'의 첫걸음이 아닐까.
* 신기술 개발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는 늘 이런 식으로 시작된다. 우리의 개발 과정에는 조금 이상한 원칙이 있다...
1.계획서는 쓰지 않는다. 아니 계획서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는다....시간에 구애받게 된다.. 목적은 오직 신기술이 아니던가?
2. 개발 책임자는 없다....애당초 전문적인 개발 섹션이나 그룹 조직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개발은 틈틈이 한다.
3. 개발 방향이 수시로 바뀐다
4. 예산은 무계획,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한다.
*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작은 100만분의 1그램 기어 휠도 이렇게 해서 태어났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누구나 참가하여 발언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도전에 참여하는 기회이다.
* 어느 회사나 임원회의가 있고, 그곳에서의 결정이 기업의 최고의사 결정이 된다. 즉 임원회의야말로 회사의 최고회의이다. 그런데 당사에는 임원회의가 없다.... 현재는 사원 대부분이 참가하는 경영회의를 개최한다. 다만 토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참가는 자유다.
* 사람이란 어디에 어떤 재능을 감추고 있는지 모르는 존재
* 사람이란 어디에 어떤 재능을 감추고 있는지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능성을 조립하는 꿈의 회사 주켄>
* 우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산의 라인화를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업무를 라인화하면 일이 쪼개질 수밖에 없다. 업무가 분업화되면 담당자는 자신이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 기술 전체를 익히지 못하기 때문에 독립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개개인이 책임을 지고 완성품을 만드는 시스템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이런 시스템을 '셀 시스템'이라고 하여 새삼 주목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예전부터 '도제제도'라고 하여 이 전통을 유지해 왔다.
* 기회와 동기만 있으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속하게 일을 배운다. 기회와 동기부여, 이 두 가지가 열쇠이다.
* 우리는 1~2년간의 철저하고 가혹한 테스트를 거친 후 신기종을 출시한다. 남이 들으면 놀랄 일이지만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사출성형기계의 애프터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5~6년 동안은 유지보수가 전혀 필요 없기 때문이다.
* 장인에게 약속된 시간은 없다.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때는 그야말로 잠자리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질 정도로 매순간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 나는 확신한다, 기다리고 믿어주면 스스로 움직이는 인재가 됨을
* 어떤 의미에서 회사는 밴드와 닮은 면이 있다. 예를 들면 사장은 밴드 마스터이고 사원들은 각 파트의 연주자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력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간다.
* 회사는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 나는 이 고장 덕분에 어른이 되었다. 이 고장 청년을 한 사람이라도 더 훌륭한 사회인으로 만들어 내보내는 것, 이것은 나의 의무이며 평생의 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경영은 단순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선착순 채용, 본인의 희망에 따라 대학 진학, 한 번 퇴사해도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회사. 이 고장이 젊은 날 내게 해 주었던 일들이다.
* 다시 돌아온 사원은 우리 회사의 보물이다.
* 누구를 위한 회사를 만들 것인가
* 언제부터인지 일본에서는 미국식 경영, 다시 말해 실적이 좋거나 주주에 대한 배당만 잘 챙기면 유능한 경영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회사는 우량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구조조정을 통해 회복한 기업은 소중한 시장을 영원히 잃게 된다....예컨대 1만 명을 해고한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해고된 사원이 가족, 형제, 친척까지 전부 10만 명의 사람들이 그 기업의 제품을 외면한다. 신뢰를 저버린 대가이다. 자사 사원은 최대의 고객이자 귀속 의식이 가장 강한 고객이며 가장 강력한 홍보 직원임을 명심해야 한다.
* 직원을 책임지지 않는 경영자가 늘어난다. 파산 상태에 빠진 대기업은 사원을 해고하고 기업의 도의적 책임을 저버린다. 이런 회사를 어떻게 '안심할 수 있는 요새'라고 할 수 있는가. 가장이 한창 일하던 시기에는 사소한 일에 불과했던 일도 해고된 이후에는 가족에게 커다란 파도가 되어 밀려온다.
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회사는 직원을 버려서는 안된다.
* 병을 치료하고 사후에 닥칠 많은 일에 대비하는 동시에 남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하다. 출근부가 없는 우리 회사는 병이나 피치 못할 사정, 예를 들면 양친의 간병 등으로 장기 결근을 해도 급여를 깍지 않는다.
* 회사는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모든 사장은 이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절대 파산하지 않는 회사'를 건설하라>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불황이든 호황이든 모두 기업 자신의 문제이다. 기업이 적자를 내면 곧 불황이요, 기업이 흑자를 거두면 곧 호황이다. 경기를 개선시키는 주체는 철저히 기업 자신이다. 정부가 그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불황이 호황으로 바뀌지 않는다. 경영자들은 이 점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된다.
* 오직 세상은 달리는 자와 함께한다. 변화와 함께 달려라.
<우리는 어떻게 변화에 대응했는가 -주켄 도전과 응전의 역사>
* 조짐을 읽고 변화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곧 경영이며 경영자의 일이다. 그러나 절대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기업의 경쟁 상대는 동종 업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응해야 할 상대는 시간의 흐름, 시대의 변화임을 명심하자. 조금이라도 빠르고 정확히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해야 숨 가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출자는 상대 자본의 3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배당은 일체 요구하지 않는다. 배당뿐 아니라 기술지도 비용 역시 한 푼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 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에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이어 중국에 4번째 공장과 한국에 두 번째 기업, 총 12사 14개의 공장을 세웠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설립한 중국 공장 등에는 10년 가까이 사용한 기계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러자 2~3년 후에 자금을 모아 최신 기계를 주문해 왔다.
* 우리 그룹의 기업들 사이에는 계약서가 한 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구두로 진행된다. 아무리 큰 거래라도 은행신용장을 발행한 적이 없다.
* 우리의 비즈니스에는 계약서가 없다....
서로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우리의 비즈니스에는 계약서가 없다. 이보다 능률적인 방법을 나는 모른다.
* 품질, 개발기술, 재무구조 이 세 가지가 승부의 열쇠이다.
* 기술 수준이 떨어져 가격만으로 경쟁해야 하는 물건은 절대 만들면 안된다. 특히 국제화의 시대에 인건비가 매우 싼 국가의 기업을 대상으로 합리화와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생산 규모와 제품 종류 측면에서 인프라와 인건비가 싼 지역과 경쟁을 벌이는 것은 처음부터 '패배를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중국은 21세기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타국의 산업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대기업은 중국의 값싼 인건비, 저렴한 토지와 공장 건설비, 다양한 세금 혜택(우대조치)에 이끌려 짐을 꾸렸다.
묵묵히 충성하던 사원들을 자르고 '협력 공장'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협력을 강요하던 하청공장을 버리고, 자신들이야말로 국내 경기를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정치를 탓하며 그저 값싼 인건비를 좇아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 얼마나 어이없고 한심한 일인가!
오랜 세월 구축한 브랜드도 중국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그 매력이 반감된다.
* 당신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 제조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국가의 붕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가 해외에서 통용되지 않게 되고, 그러면 식료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체는 휴지 조각이 되고 금융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된다.
* 절망으로 가득한 21세기에 현대인은 어떤 씨를 뿌려야 할까? 대량의 에너지와 대량의 천연자원을 소비한 20세기의 공업화 사회는 21세기 이후 무엇을 목표로 나아가야 할까? 탈공업화 사회는 가능할까?
'정보화 사회'라는 새로운 사회 개념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국가에 공업화를 촉진시키고 자기들만 탈공업화하겠다는 말에 불과하다.
지금이야말로 미래로 이어지는 꿈의 씨앗을 뿌려야 할 때이다.
* 21세기는 대형소비문화가 정점에 달한 시대였다. 그러나 21세기에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탄산가스의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는 현대사회의 심각한 골칫거리이다.
<성공에서 멈추지 마라 _ 마츠우라 사장의 첫 번째 당부>
* 은행, 종합상사, 종합건설회사, 백화점 모두 전성기를 지난 마른 억새풀처럼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재들을 뽑아다가 정상을 향해 달리던 중 낭떠러지에 가로막혀 갈팡질팡하고 있다.
전문가와 학자들은 다양한 분석 기술을 통해 패배의 원인을 내놓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 기업들이 쇠퇴한 이유는 조직이 관료화 되면서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내부에 안고 있던 갖가지 모순, 그리고 성공의 자만에서 비롯된 관료화가 활력을 잃게 만든다. 21세기란 예전의 승리에 도취되어 있으면 곧 시대에 뒤처지는 그런 시대이다.
* 인간도 지구 위의 생물이다. 환경의 변화를 재빨리 감지해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하지 않으면 결국은 쥐라기 공룡처럼 멸망할 수밖에 없다.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으려면 평소에 부단한 공부로 지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각 세대에는 세대의 숙명이라고 할 사회 환경이 기다리고 있다. 불평을 해 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책임 아래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스스로 정한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 1988년은 거품 경제의 정점이었다. 거품 경제란 돈이 남아돈다는 말이다. 돈이 남아돌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그 돈이 소비를 향하지 않고 불건전한 기업에 의해 토지와 주식으로 향했다. 은행은 기업에 부동산 투자를 권유했고 증권회사는 일반소비자에게 개인투자가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여 자금이 부동산과 증권시장으로 흘러가도록 했다. ..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자산 인플레가 붕괴되어 재산을 잃으면 사람들은 소비를 억제한다. 소비를 할 때마다 돈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산 가치가 붕괴된 상태에서는 미래를 대비하여 지갑을 열지 않는다. 당연히 디플레 경제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
당시 남아돌던 일본의 자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자산 인플레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거품 붕괴란 곧 자산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그 많던 자금을 놓고 과연 정부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가? 금융 전문가라는 은행도 기업의 신기술에는 무관심한 채, 얼치기 부동산업자들에 질질 끌려다니며 토지 중심으로 대출을 늘렸을 뿐이다. 이렇게 부동산 폭락에서 시작된 거품 붕괴는 자산 디플레, 그리고 본래 의미에서의 디플레 경제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 현대 사회는 정부가 실시하는 금융 정책이 전혀 통하지 않게 되었다. 한 나라의 경제나 주가는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에 영향을 받는다. 불황은 전염병처럼 퍼져간다....
이 경색 국면을 빠져 나갈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기술 문화를 육성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의 중소기업이다.
* 대은행의 논리, 중소금융기관의 사정, 대형상사, 종합건설사, 그리고 대학까지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 곧바로 하나로 뭉칠 궁리부터 한다. 왜일까? 규모가 곧 경쟁력이요, 성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떠해야 하는가? 합병도 합동도 대안이 아니다. 오로지 세계 유일의 신기술 개발에 몰두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는 규모에 있는 게 아니다. 기업의 독자성이야말로 바로 그 기업의 가치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독자적인 문화, 철학을 후세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그 세대의 발자취를 남기는 일이다.
* 다음 세대에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하체(재무) 힘을 길러라 _ 마츠우라 사장의 두 번째 당부>
* 다음으로 토지 가격의 농간을 살펴보자. 그 당시 이런 말이 떠돌았다. 즉 토지는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에 제한이 있다. 그러므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
일본에는 용도가 제한된 토지가 얼마든지 있다. 이른바 선 긋기라고 해서 이용하지 못하도록 묶어놓은 땅이다. 주거 지역, 공업 지역, 준공업 지역 등의 선 긋기이다. 만일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 '선을 다시 그어 토지 이용을 보다 자유롭게 하겠다'고 한마디만 하면 그런 말도 안 되는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토지와 증권, 이른바 자산 인플레는 정부 정책이 완전히 잘못된 탓이다.
* 1973년 12월 라디오에서 마쓰시타 고노스케 씨의 강연이 있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어음을 발행해선 안됩니다. 어음은 마약과 똑같습니다. 회사 몸집만 부풀어 오릅니다. 매일 열심히 일하세요. 그리고 매월 결산하십시오. 결산을 앞에 놓고 사원들과 회사 일을 의논하십시오."
내가 이 강연을 들은 건 끄트머리의 약 10분 동안이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던 사람의 말을 거역하면 벌을 받을 것 같아 9년에 걸쳐 지급어음을 없앴다. 지금은 무엇을 사건 모두 현금으로 지급한다. 매월 결산은 사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머니 게임 따위는 관심 밖이다. 결산서를 앞에 두고 사원들과 의논한다. 투기에 관한 얘기는 어림도 없다.
* 한때 세상을 풍미하던 닷컴 기업의 사장, 젊고 유능한 상장 기업의 경영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경영자의 공통적인 약점은 재무 지식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 시대는 늘 새로운 기술, 즉 이노베이션을 요구하고 있다. 때에 맞춰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의 원칙이다.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라'
이는 경영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반면 기업의 재무 전략은 그 중요성이 종종 간과된다. 신기술 개발 전략, 품질 관리 전략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재무 전략이야말로 기업의 근간이다.
* "절대로 상장하지 말고 가세."
단순히 자금을 출자한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간섭은 받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에게 배당도 지급하고 싶지 않다.
이익은 모두 사원에게 분배하고 싶다. 기업은 주주의 소유물이 아니다. 종업원들과 경영자의 것이다. '자본과 경영의 분리'는 멋있는 근대 경영이다. 그러나 이는 상장 기업의 이야기이다. 비상장 기업은 예전의 방식을 고수하는 가운데 새로운 경영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기업 경영자의 빠른 결단은 그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재무 상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 나는 대차대조표 가운데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이 수치가 좋아지면 다른 지표는 자연히 좋아진다.
* 중소기업의 자기자본비율에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사장 개인의 금전 상황이다. 회사는 부채가 전혀 없는데 사장이 빚을 안고 있다면 이는 장부 외 부채, 즉 장표에 기록되지 않는 부채로 부채 가운데 가장 질이 나쁜 부채이다.
*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대차대조표로 계획을 세워라...
웬만한 기업에는 꼭 중기 경영 계획이니 3개년 경영 계획이니 5개년 경영 계획 따위의 서류가 있다. 대개 경영 컨설턴트가 관여하여 작성한 서류로 표지가 빳빳하며 상당히 두껍다.
내용을 살펴보면 매출 증가 계획, 인건비 추계, 매입 추계 등이 월별, 연별로 기입되어 있고 마지막 칸에는 반드시 수익 증가, 이익 증가라고 표시되어 있다. 전부 거짓말이 적혀 있는 것이다. 계획서를 작성한 모든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다고 하면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경영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텔레비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자료를 보여주면서 전문가라는 사람이 그럴싸하게 연설을 한다. 그러나 수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예상과 다르다는 결론을 얻는다. 이는 계획서가 나쁜 것이다.
기존에 작성되어 있던 경영 계획서는 손익계산서가 골자로 매출 증감이라는 가장 불확실한 요소를 토대로 작성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단순한 자금운용표이지 경영계획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듣고서도 대차대조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내년 경영 계획 빙침을 세우지 못하겠다는 분은 재무 공부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낫다. 내년 결산 목표를 세울 때는 대차대조표의 내용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 계획부터 세우는 것이 순서이다. 다시 말해 내년 자사의 재무 상황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다양한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토지를 팔 것인지 살 것인지, 설비는 어느 정도 늘릴 것인지, 또 그 자금 마련을 위해 예금을 꺼낼 것인지 혹은 재고를 줄일 것인지 등 방법은 여러가지다.
내년도 차입금은 어떻게 할까? 줄일까? 자금은 예금에서 꺼낼까 아니면 재고를 줄여서 마련할까? 외상매출 기간을 짧게 할까, 설비 투자를 그만둘까, 증자할까? 방법도 가지가지다.
게다가 거의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시행된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당기순이익 또는 경상이익으로 조정한다.
조정이라고는 해고 그 결과가 이익을 냈는지 못 냈는지의 차이로 기재되는 수치가 달라질 뿐이다. 대차대조표는 자산, 부채가 좌우로 나뉘어 기재되는게 각 행에 기업의 의사가 반영된다. 기업의 의사는 곧 경영자의 의사이다. 대차대조표의 결과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고하는 말 _ 마츠우라 사장의 세 번째 당부>
* 내 주변에서도 파산과 함께 거리고 나앉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자살한 사람도 여럿 있다. 창업은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한다.
* 세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기업도 기술도 모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 오늘날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지적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일본에는 해외기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계열'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그리고 하청이라는 제도가 극단적으로 발달한 산업구조(산업의 이중구조)이다.
물론 외국에도 하청업체가 있다....그러나 발주처 기업을 모회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사용자이며 때로는 소비자이다.
일본 대기업과는 두 가지 면에서 사정이 다르다. 첫째 거래 관계가 대등하다. 두 번째 서로 소유하고 있는 노하우에 대해 지적소유권을 인정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일본의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지적 노동 가치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그래서 국내 기업하고만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참신한 투자나 연구 개발에 소극적인 수밖에 없다.
<에필로그>
* 사회주의 경제보다 자본주의 경제가 우수한 점의 하나는 존재 가치를 잃은 기업이 도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존재가치가 사라진 기업이라도 존속한다. 이것이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가 파탄한 큰 원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