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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매경이코노미][특파원리포트]60년 전 미나마타병 악몽은 현재진행형…피해자 “구제신청 기간 연장하라”

[특파원리포트]60년 전 미나마타병 악몽은 현재진행형…피해자 “구제신청 기간 연장하라”


기사입력 2012.08.20 09:41:51 | 최종수정 2012.08.20 10:02:11



1972년 미나마타시에서 기형아로 태어난 자식 도모코를 목욕시키고 있는 한 어머니의 모습.


일본 남단 규슈에 있는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인 이곳에 1952년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시내 곳곳에 고양이 시체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주민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1년여가 지나자 주민들에게도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손발이 저리고 뒤틀리며 움직이지 못하더니 3~4개월 후에 급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4년이 지난 1956년이 돼서야 지역의 큰 회사인 신일본질소비료(이후 ‘치소’로 개명) 부속병원의 병원장이 주민들의 이상 증상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독으로 인한 중추신경 질환이라고 시 보건소에 보고했다. 나중에야 밝혀졌지만 신일본질소비료가 수은 성분을 폐수에 섞어 무단 방출한 것이 원인이었다. 조개 등 어패류에 잔류한 수은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 수은중독을 초래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공해병으로 기록된 ‘미나마타병’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7월 31일 미나마타 시청의 한 사무실. 회사를 조퇴한 요시다 토모히로 씨(41)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이날은 일본 정부가 미나마타병 피해보상 신청을 받는 최종 마감일이었다. 


요시다 씨는 1969년생으로 미나마타병 발생 시기 이후에 태어났지만 부모로부터 수은중독이 넘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에 신청을 하게 됐다. 해안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때부터 두통이 빈번했고 30대 이후에는 손끝의 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언제 뚜렷한 수은중독 현상이 돌출할지 모르니 일단 피해보상 신청이라도 해놓자는 생각에 마감일에 급하게 나선 것이다. 


미나마타병 처리의 역사는 고통과 반목, 소송으로 점철돼 있다. 1959년 신일본질소비료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환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허술하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보상은 1965년 니가타현에서 똑같은 증상의 공해병이 다시 확산되면서 일본 사회 전역에 알려졌다. 


그 사이 일본 정부는 미나마타병을 공해병으로 공식 인정했고 1969년 구마모토 주민들도 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 후 피해보상 범위와 금액을 두고 피해주민과 원인제공 기업 그리고 일본 정부 간에 지루한 싸움이 전개됐다. 1995년 일본 정부는 미나마타병으로 인정받은 환자에 대해 260만엔(약 3700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2004년 일본 대법원은 환자의 인정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고 2009년 일본 정부가 잠재적 피해자에게도 피해를 보상하기로 결정, 지난달 말까지 보상 신청을 받게 된 것이다. 


피해자 인정되면 3000만원 보상 


보상 신청 마감 결과 신청자는 무려 5만8000여명에 달했다. 최종적으로 피해자로 판정되면 1인당 210만엔(약 30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미 1970~1980년대 환자로 인정된 3000명 주민들에게 1인당 1800만엔(약 2억60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또 1995년에는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보상에서 누락된 1만1000명이 추가로 260만엔씩 보상금을 받았다. 이미 340억엔(4930억원)에 이어 이번에 1218억엔(1조7661억원)의 추가 보상금이 지급될 상황이다. 


배상이 이번으로 끝날지도 장담할 수 없다. 피해자단체들은 “아직도 잠재적 피해자가 남아 있다”며 구제신청을 연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폐수 방출 중단 시점인 1969년 이전에 태어난 주민에게만 배상을 하는 연령 제한을 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주민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감각장애 현상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역사회 내의 차별과 편견을 우려해 신청을 하지 않은 피해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미나마타병의 최종 해결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임상균 매일경제 도쿄특파원 sky22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70호(12.8.15~8.21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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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sc=50000001&cm=%C0%FC%C3%BC%20%B1%E2%BB%E7&year=2012&no=523566&relatedcode=&wonNo=523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