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크랩][매일경제]美 의약품 부당판촉에 3조원 `철퇴`

美 의약품 부당판촉에 3조원 `철퇴`

GSK 보건사기사상 최고 합의금…내부고발로 10년 수사끝 결실

기사입력 2012.07.03 17:25:31 | 최종수정 2012.07.03 19:16:53

영국계 다국적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의약품 부당 판촉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금 30억달러(약 3조4200억원)를 내기로 했다. 합의금 30억달러는 미국 보건업계 역사상 최고액이다. 

GSK는 의약품 2종의 부당 판촉과 당뇨치료제 안전 정보를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에 합의금 30억달러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제임스 콜 미국 법무부 차관은 워싱턴DC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금에 대해 "규모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GSK 의약품은 우울증치료제인 `팍실(Paxil)`과 `웰부트린(Wellbutrin)`이다. 미국 정부는 GSK가 본래 용도에서 벗어난 약품 사용에 대한 부당한 판촉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GSK는 팍실이 18세 이하 연령자에 대한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복용을 권했다. 

웰부트린도 우울증 치료 효과만 승인받았지만 GSK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체중 감량, 약물 중독과 주의력 결핍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허위광고를 했다. 

GSK의 부당 판촉 사실이 알려진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사의 지역 영업대표이던 그레그 소프와 블레어 햄릭이 내부고발한 것이다. 햄릭은 2000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GSK 지역 영업대표 회의에서 웰부트린이 본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된다고 보고했다. GSK가 웰부트린에 환자 기분을 좋게 하고 체중을 감량시킨다는 광고문구를 달아 의사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다른 영업대표인 소프도 비슷한 시기 GSK의 준법감시부에 팍실의 18세 이하 사용 권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GSK는 이들의 보고를 묵살했고 결국 이 둘은 2003년 1월 외부에 GSK의 부당 판촉을 공개적으로 알리게 됐다. 

다음해인 2004년 미국 콜로라도 연방 검찰은 GSK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매사추세츠 연방 검찰로 넘어가는 등 포괄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2011년 1월 미국 법무부가 GSK 부당 판촉 사건 수사를 시작해 내부고발자들의 고발 후 10년 만인 지난 2일 GSK가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고 백기를 든 것이다. 

카르민 오르티츠 미국 연방검사는 "GSK가 하와이 휴가, 수백만 달러 강연비, 마돈나 콘서트 등 다양한 뇌물을 의사들에게 제공했다"며 "뇌물을 받은 의료진은 GSK 의약품을 처방했다"고 말했다. 

GSK는 이와 함께 당뇨치료제인 `아반디아(Avandia)`의 안전성 침해 가능성을 FDA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인정했다. 

앤드루 위티 GSK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깊이 뉘우친다"며 "이번 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관행을 즉시 바로잡고 부당 판촉과 관련된 직원을 해고했다"고 덧붙였다. 

GSK가 부담하는 합의금 30억달러 가운데 약 10억달러는 형사벌금이고 나머지 20억달러는 미국 내 연방정부ㆍ주정부와의 민사합의금이다. 

이와 함께 GSK는 앞으로 5년 동안 해당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의 감시를 받는 것에도 합의했다. 

[김명환 기자] 

[기사원문 : http://news.mk.co.kr/v3/view.php?sc=30000001&cm=%C7%EC%B5%E5%B6%F3%C0%CE&year=2012&no=407449&relatedcode=&sID=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