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news_SRI

[뉴스스크랩][매일경제]"대기업 물류 몰아주기, 해도 너무해"

"대기업 물류 몰아주기, 해도 너무해"

현대차·삼성·롯데 저가·물량공세로 중소물류업체 경영난


기사입력 2012.08.27 17:31:27 | 최종수정 2012.08.27 19:26:13




"재벌 계열 물류회사가 매년 10~20%씩 우리 물량을 가져갑니다. 향후 몇 년 안에 전량을 넘겨주게 될 것 같아요." 


한 중소 물류업체 관계자의 푸념 섞인 말이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모 대기업의 수출품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2010년 대기업 측이 물량을 물류자회사로 서서히 넘겨주기 시작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대량 화주인 대기업이 물류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소위 `2자물류`로 인해 해운ㆍ물류업계가 멍들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물류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제철의 수출화물을 독점 수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중동으로 가는 현대제철 수출화물을 수송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현대하이스코의 수출화물 전량을 싣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는 모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한 대표적인 물류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9조5460억원(물류 부문 4조1739억원)으로 2003년 매출 5700억원에 비해 무려 16배 늘었다. 반면 국내 선두 물류업체인 한진은 같은 기간 두 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현대글로비스 외에도 대기업이나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해운ㆍ물류업체는 적지 않다. 삼성전자로지텍(삼성그룹), 롯데로지스틱스(롯데그룹), 범한판토스(범LG그룹) 등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겨 알짜 회사로 등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모회사인 대기업에 의존하는 비율은 80~97%에 달한다. 


대형 화주인 대기업이 직접 물류회사를 차려 일감을 몰아주고 덩치를 키우는 풍토가 만연하다 보니 국내 5대 선사(한진해운ㆍ현대상선ㆍSTX팬오션 등)의 선대 규모를 합쳐 봐야 일본 대표 선사 NYK에 미치지 못한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포천에 기재된 상위 100개 기업 중 90여 곳이 3자물류업체를 이용한다"며 "한국만 대기업들이 자회사 의존도를 높이고 있어 세계적 추세를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부터 자가화물 운송사는 전문물류업체에 비해 원가 경쟁이나 물류 네트워크를 쌓는 노하우가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과거 문을 닫은 성운물산(한국정유), 미원해상(미원그룹), 거양해운(포항제철), 한라해운(현대양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류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과 유럽 국가의 경우 제조업체는 본업에 집중하고 물류 기능을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대형 화주인 대기업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실어 나를 물건을 받아온다. 이를 통해 해운ㆍ물류업체는 제조업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물류시장에서는 입찰조차 공정 경쟁과 거리가 먼 형국이다. 


A해운업체 대표이사는 "대형 화주 기업(대기업)의 시장 지배적인 지위 남용으로 3자물류업체들이 입찰 경쟁에서도 밀린다"고 털어놨다. B해운업체 고위 관계자는 "(대형 화주의 물류자회사들이) 거의 덤핑 수준의 가격으로 입찰에 뛰어들어 시장 질서를 흐려 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정부가 3자물류 진흥정책(종합물류기업인증제)을 마련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2자물류 방지를 위한 권고를 하고는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2자물류 관행은 기업 간 상생 발전 측면에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정부의 종합물류기업 육성 정책에 2자물류기업을 강하게 배제하는 등 강도 높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진 기자] 



[기사원문 : http://news.mk.co.kr/v3/view.php?sc=30000001&cm=%C7%EC%B5%E5%B6%F3%C0%CE&year=2012&no=543093&relatedcode=&sID=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