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투자아이디어를 얻으라던 Peter Lynch님의 조언에 따라 마트를 가면 항상 제품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본다.
집 앞 마트를 갔더니 오징어 땅콩이 두 종류다.
'앗, 오징어 땅콩의 새로운 버젼이 나왔나'...하고 봤더니...
새로운 버젼이 아니라 하나는 '오리온' 하나는 '롯데' (찾아보니 '해태' 오징어땅콩도 있다고..^^)
이또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롯데의 'Me Too' 전략..
대형마트도, 대형상설할인매장도, 슈퍼마켓도, 소주도, 맥주도, 음료수도, 커피도, 과자도..
항상 손해보지 않을 비즈니스 군에만 슬며시 들어가 밥숫가락을 하나 얹는다.
그런데 오리온의 제조원은 '오리온의 계열(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롯데의 제조원은 '풍전나이스제과'(롯데제과 향 매출비중 65%)...
역시...손해보지 않는 구조..
예상하다시피 브랜드와 유통망을 빌려주면서 재고와 설비 등 비용을 최소화하는 구조의 롯데제과가 제조원에 비해 이익률은 더 높다.
풍전나이스 제과의 경우 매출액은 80억원 규모, 순이익은 2억여원.(3개년 Net Margin 1~3%)
롯데제과의 경우 매출액은 150억원 규모, 순이익은 13억여원 (3개년 Net Margin 7~10%)
물론 대기업은 어떻게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쥐어짜고, 중소기업은 (납품가격을 덜 깎이기 위해) 어떻게든 회계상의 이윤이 적게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널리 행해지고 있는 관례이긴 하지만,
이익률을 떠나 항상 미투 전략에 위험을 최소화하는 이런 대기업들의 성향은 창업가정신, 혹은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진다.
관례로 굳어졌다고 이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치부하는 것은 참 소극적인 생각인 것 같다.
한 기업을 싸잡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서 중소기업과 상생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소비자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과점기업을 견제하는 건전한 순기능을 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보다 더 높은 마진에, 경쟁사와 이름과 모양마저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게다가 항상 손해보지 않을 분야에서 미투전략만을 고수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널리 이로움을 추구하는 기업가의 마인드 혹은 기업가 특유의 모험정신의 느껴지기 보다는 돈 될 곳을 열심히 좇아다니는 행태라는 의심을 거두기는 힘들것 같다..
나의 SRI(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고민은 이러한 사례들이 누적되면서 더욱 커져갔다.
더 나은 사회와 기업의 본질에 대한 고민, 건전한 기업 환경,
기업가들의 대담한 모험가정신, 인간으로서 존경스러운 경영철학을 가진 기업과 경영자들에 대한 대한 선망,
투자자의 역할과 그들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고민들..
결국 이런 '본질'에 대한 고민들은
'좋은 기업', '작은 기업', '인간적인 기업', '존경스러운 기업'을 응원하는 쪽으로 나를 이끈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투자자'로서, 돈만 된다고 아무 기업의 등에나 올라탈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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