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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크랩][매일경제]참외씨 한 상자면 `그랜저` 산다는데 도대체…

참외씨 한 상자면 `그랜저` 산다는데 도대체…

김용희 농우바이오 대표, "세계적인 종묘 기술 확보하겠다"

농우바이오 없었으면 수박·참외 비싸게 먹을판

억대 달하는 토마토, 중형차값 맞먹는 참외씨앗


기사입력 2012.07.03 10:40:23 | 최종수정 2012.07.03 14:01:16



`홍미인` `PR불끈` `기운찬` `일편단심` `홍진주` `배로따` 


발기부전치료제 이름 같아 보이지만 아니다. 의미 없는 단어의 나열 같지만 각각 내포하고 있는 뜻도 있다. 


이들은 농우바이오가 개발.판매 중인 고추 종자들로 `PR불끈`은 강한 내병성과 매운맛이 강한 특징이 있고 `홍미인`은 외형이 탐스럽고 매끈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고추 뿐만 아니다. 토마토에는 `핑크탑` `키스꿀` `큐피랑` 등 사랑스런 이름이 달려 있고 무에는 `대들보` `슈퍼길조` `호평` 등 신뢰감이 느껴지는 이름이 붙어있다. 


농우바이오 김용희(60) 대표이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자는 생명 산업이다. 생명력이 없으면 종자가 아니다"며 "근본이 생명체다 보니 일반 산업과 달리 네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묘 네이밍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 형식을 통해 정한다"며 "품종을 알리는데는 상징성과 연상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나 과일상점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 중 `스피드 꿀 수박` `오복 꿀 참외`도 이 같은 네이밍 과정을 거쳤다. 


김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선 다 자란 제품만 보기 때문에 잘 모를 수 있지만 모두 일본산 품종을 몰아내고 국내 농가에 공급되는 농우바이오의 대표 상품(종묘)"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5월~7월까지 판매되는 수박 중 열의 아홉은 농우바이오 씨앗으로 재배되고 있다. 농우바이오가 없었다면 지금 보다 5배 이상 비싼 수박과 참외를 먹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고작 한 닢짜리 씨앗이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 하지만 알고보면 씨앗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의 경우 1g(250여개 씨앗)의 가격이 9만200원으로 지난 달 금값 6만원(1g 기준) 보다 비싸다. 



김 대표는 "한 손으로 들면 억대가 나가는 종자도 있다. 토마토 씨앗의 경우 5kg 상자 기준으로 1억원에 달한다"며 "또 오복 꿀 참외의 종묘는 한 닢에 200원이다. 박스로 구입한다치면 중형차 값에 맞먹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초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나온 `농림수산식품 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혁신방안` 중 올해부터 20년간 4911억원을 들여 `골든씨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한 것도 종묘 가격이 비싸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종자사업에 투자키로 한 배경은 또 있다. 


1997년과 1998년 국내 주요 종묘회사들였던 흥농종묘(1위)와 서울종묘(2위), 중앙종묘(3위), 청원종묘(7위) 등 국내 간판 종자기업들은 각각 글로벌 기업인 몬산토코리아, 신젠타종묘, 세미니스, 사까다코리아 등에 인수됐다. 


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인수합병(M&A) 이후 유통종자의 품질은 향상됐지만 국내 종묘사들의 자생력과 경쟁력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제 외국계 종묘회사들은 국내 주요 종묘사들의 기술과 자산을 모두 해외로 이동시키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무, 배추, 고추 등 독보적인 MS(웅성불임)육종기술도 유출된 상태다. 


김 대표는 "주요 종묘회사들이 외국계로 넘어가면서 국내 채소종자의 60% 이상이 외국계 제품"이라며 "국내 1~2위의 주요 종묘사들의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종묘사들이 국내 종묘사들의 기술과 자산을 빼가는 사이 농우바이오는 성장의 발판을 확보했다. 외국계 회사를 이탈한 연구인력을 흡수하는 한편 내수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 


그는 "농우바이오는 외환위기 당시 업계 5위권이었지만 현재 연구인력 비중을 160명까지 늘리면서 국내 업체 중 최고 규모의 연구 인력 및 개발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세계적인 종묘기술을 확보해 한국형 채소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국내 종자시장에서 농우바이오 점유율은 25%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국내 채소종자의 수출규모는 총 2000만달러인데 이중 절반(1000만달러)이 농우바이오 수출 실적으로 잡혔다. 


◆He is = 1963년생, 전북대 경영학과, 한농종묘, 농우종묘, 북경세농종묘유한공사법인장, 농우그린텍 대표이사, 농우바이오 전무, 현 농우바이오 대표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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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씨앗 한 알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신비로운 생명은 물론, 삶과 산업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농우바이오라는 기업... 개인적으로 꽤 오랜 시간 지켜봐 왔던 기업으로 과거에는 식량의 주권을 지키는 기업, (위의 김대표님 말씀처럼)'생명 산업' (즉 삶의 근간이 되는 산업), 꾸준히 성장하는 가치주로서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시간이 흐르고 먹거리, 환경 등과 관련된 경제 외적인 현실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면서 과연 이 기업이 진정으로  유익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농우바이오의 기업IR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새싹+재배기 세트..^^




기업의 IR을 보면서 예전과는 다르게 확신보다는 고민이 훨씬 많이 되더군요. (물론 이는 기업의 변화라기 보다는 제 개인적인 시각의 변화에 따른 고민이었습니다.)


예전엔 '왜 씨를 뿌리지 않고 사서 써야하나'와 같은 기본적인 의문도 가져보지 않았더랍니다....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였죠. 신제품 나오고 수익 잘 나고 수출 더 많이 해서 주주가치 올라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답니다. (물론 씨가 왜 팔리는 것이며 어떻게 수익이 나는가 등에 대해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 때에는 동사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모델, 경쟁구도 등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죠.) 하지만 '씨앗을 왜 사서 써야 하나'와 같은 본질적이고 더 상위 구조에 속한 질문들을 제 자신에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씨앗을 왜 사서 써야 할까요? 예전부터 그랬을까요? 

그렇습니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식물은 화분을 전달해주는 바람과 곤충 등의 매개체를 통해 수정을 통해 씨앗을 남깁니다. 그럼 그 씨앗이 (보통의 경우) 땅에 자리잡고 다시 세대를 거듭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유전 형질이 다른 종들이 서로 합쳐져 같은 식물 내에서도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체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럼 예전의 농부들은 어떻게 해서 농사를 지었을까요? 직접 키운 식물에서 우량한 후손을 선별하여 이러한 종자를 보존하고 더욱 번식시켜 대대로 더 좋은 품종들을 개량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식물에서 나온 씨앗을 받아 다시 그 씨앗을 심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특성을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죠.


요즘 농사는 어떻게 지을까요? 산업화된 곳일 수록 더더욱 생산성의 문제, 원가의 문제 등으로 이런 씨들을 사다 쓰게 됩니다. 즉, 씨를 사서 심고 식물을 키워 팔고 (거기서 씨를 받아서 다시 심지 않고) 다시 씨를 사오기를 반복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종자를 파는 비즈니스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씨앗을 받아 다시 심기에 노동력이 투입되는데, 규모가 커진 기계화된 농업에서는 씨앗을 받아 심는 것 보다는 씨를 사서 기계로 심는 편이 훨씬 비용이 저렴하기에 이러한 비즈니스가 가능해집니다. 이런 비즈니스는 산업화되고 노동력이 비싼 곳에 한해서 주로 가능했죠. 씨앗도 직접 노동하는 것보다 더 싼 가격에 팔아야 했구요.


두 번째의 사업기회는' F1 교배종' 등과 같은 유전적 특질에 의해 나옵니다. 특정한 두 순종을 교배시키면 유전형질이 뛰어난 잡종이 가끔 

생겨납니다. 예를 들면 부모 세대보다 열매가 훨씬 많이 맺거나, 과실이 크거나, 성장률이 좋은 등의 식으로 말입니다. 이는 농업의 생산량을 증대시키거나 원가를 감소시킬 수 있고, 우수한 맛 등으로 상품의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기업에서는 이러한 형질이 우수한 개량 종자를 만들어 농가에 팔게 됩니다.

그런데 농부들은 몇 가지 이유에서 이 씨앗을 사서 그것을 받아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재로는 위에서 언급한 생산원가의 문제가 있고, 두 번째로는 사서 쓴 씨앗의 유전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농부들이 사 온 씨앗 중 일부는 키운 식물에서 씨를 받아 다시 심어도 사 온 씨와 같은 우수한 특성이 지속되는 반면 일부는 그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F1교배종과 같은 것들은 대개 다음 세대(F2)에서 부모세대에 비해 유전적으로 열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 온 씨앗보다 상품의 특성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하는 불안정한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앞서 예전의 농부들이 대를 이어가면서 개체의 특성이 유지될 수 있는 안정적인 종자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산업화된 씨앗) 씨앗을 계속 사서 써야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후자의 경우(농부의 씨앗)는 지속적으로 식물에서 얻은 씨앗을 받아 다시 같은 특성의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종자를 만들어 파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후대의 유전적 형질이 불균등한 종자를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좋고 생산성도 좋습니다.)


위의 두 번째의 사업기회도 인위적이긴 하지만 세 번째 사업기회 부터는 이에 비견될 수 없이 인위적입니다. 기업들은 자연 대대로 종자를 개량한 후 이를 자사의 재산으로 특허를 등록합니다. 여기서부터 자연 모두의 것이었던(그래서 우리가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던) 종자가 일부 기업들의 소유물이 되어가기 시작합니다. 


네 번째 사업기회는 더더욱 인위적입니다. 종자 기업들은 동종업계의 기업들을 사들여 독과점 체제를 구축합니다. 이후 자본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이 싼 종자를 단종시키고 새로운 종자를 출시합니다. 또한 독과점적적 구도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종자의 가격을 인상합니다. 종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고 결과적으로 다수가 손해를 봅니다.


마지막은, 가장 큰 문제로 어쩌면 이는 이미 되돌리기 힘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특허로 보호되고 과점화된 산업 구조 속에서 유전공학(이라는 공학 아닌 공학)을 이용해 개체의 유전형질을 바꾸는 방법입니다. 유전형질 자체를 강제로 변경,제거,주입하여 개체의 특성을 바꿔놓는 것으로, 익히 잘 알려진 것이 GMO 작물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예를 들어 옥수수(:식물)에 흙 속의 Bt균(: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주입하는 등) 이나 Terminator 기술(불임 혹은 자살 기술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데 씨앗에 불임기능을 첨가해 후대가 다시 씨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로 농부는 계속적으로 기업의 씨를 사서 써야하며 종을 개량시키지 못함 )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자 조작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과, 자연적으로는 절대 나타날 수 없는 (자연을 거스르는) 방식이며, 만약 자연적인 개체들과 유전자 조작종들이 교배되기 시작했을 때 문제가 발생되면 이를 쉽게 통제할 수 없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먹거리를 소수가 완전히 사유화한다는 문제도 있구요.)


다시 농우바이오로 돌아와 봅시다. 동사가 유전자 조작 작물을 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다행입니다. 식량 주권을 수호하는 한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자국민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사 역시 다국적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개량종자의 특허취득과 해외 수출(개발도상국의 F1교배종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등으로 이득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식량주권의 식민지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듭니다.


일전에 Reinhold Niebuhr의  [Moral Man and Immoral Society(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개인은 이타적일 수 있지만 이타적인 개인이 모인 집단은 집단이기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전제가 근간을 이루고 있는 책으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소수집단, 지역, 국가 등의 개인이 모인 집단의 이기적 성향을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것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집단을 넘어선 더 큰 관점에서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식량주권을 지키겠다는 논리를 들어 해외의 식량주권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만약 이러한 논거가 정당하다면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책임투자)에서 투자 배제, 감점 요인 부여 등으로 투자를 경계하고 있는 업종들도 또다른 논리를 들어 합리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방산, 무기, 핵관련산업 등의 전쟁 관련 산업도 자국의 영토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며 수출증대의 명목으로 정당화고 투자가 장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국내의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경우에도 '외화획득'을 통한 자국수익증대라는 논거로 정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제 좁은 식견으로는, 산업화된 종자가 과연 더 나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산업화된 종자는 산업화된 농업을 낳고 인간을 배제하게 됩니다. 또한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 특허장벽, 규모의 경제, 독과점, 가격하락의 추구 등으로 불균형과 악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게다가 농업은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이를 산업적인 논리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모두의 공유자산인 자연을 소수가 독점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고민들 끝에 종자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재무적나 경제적으로는 훌륭해 보일지 몰라도(세제지원까지 받고 있으니 더없이 좋지요..^^), 사회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측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사업이라는 중간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투자할 대상이 하나 줄었으니 좋은 기업을 더 열심히 찾아야 겠네요..^^


끝으로 혹시 농업과 먹거리에 관해 더 자세한 것들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 몇 개의 자료를 권해드립니다.